증언(證言) - [29] 장덕희(張德姬) - 눈물 속에, 감사 속에 4. 희망을 심어주는 전도사 - 1 1 해남에서 완도로 가게 됐다. 해남 교회는 완도에 가 있었던 최윤희씨가 맡게 되었다. 7월 20일, 완도에 도착해서 맨 먼저 찾아간 곳은 군청이었다. 군청에 들려 군수를 만났다. “군수님, 서울에서 계몽활동을 나왔는데, 완도의 지리도 잘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 방 한 칸을 얻어 주십시오” 하고 부탁을 했더니 아랫사람을 불러 지시를 했다.
2 군수의 부름을 받고 들어왔던 그 사람과 함께 군수실을 나왔다. 그는 밖으로 나오더니 한 마디로 딱 잘라서 ‘방을 얻어 줄 수 없으니 가보시죠’라고 말했다. “아니, 사람이 그럴 수가 있소. 내가 객지에 나와서 월급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 줄 수 없소” 나는 더 이상 그 사람과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을 믿고 이곳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 읍에서 제일 가까운 망석리에 방을 얻게 되었다. 망석리 임종학 이장을 만났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참 잘 왔다며 반겨 주었다. “이 마을에는 교회가 없어요. 이 마을에 교회 하나를 세워 주세요. 오늘 밤부터 사람들을 모아 놓을 테니까 말씀을 전해 주세요” 그날 밤에 마을 사람 1백여 명이 모였다.
4 “새 말씀을 가지고 왔으니 들어보시고, 또 문맹자가 많은데 글을 가르쳐 드릴 테니 밤마다 모여 주시오”라고 말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낙도이기 때문에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한마을에 몇 사람밖에 없었다. 이튿날 저녁에는 학생들이 90여 명 가량 모였다.
5 한글과 한문반으로 나누어서 밤 12시까지 글공부를 시켰다. 마을 이장인 임씨가 술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별명이 ‘술고래’였다. 무엇보다 이장이 호응해 줘야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 같아서 이장의 별명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고 설득을 시켰다.
6 그 결과 술고래라는 별명을 듣던 이가 술을 끊게 되었다. 분명 하늘의 역사였다. 낮에는 전도를 했다. 그런데 청년들이 많지를 않아서 만나는 청년들마다 교회에 나오라고 설득을 시켰다. 그러나 한결같은 변명을 했다. “보리 심고 나갈게요. 나무 해놓고 나갈게요” 하더니 그 후에도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 자기변명과 핑계 속에서 사는가 보다.
7 이웃 마을인 석장리에 가서 또 전도를 시작했다. 석장리에서도 글 공부를 시키고, 마을 사람들의 정신을 깨우치는 강의를 했다. 아울러 이웃 마을인 중도리, 사정리에서도 활동을 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