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14차 일주일 보고서>: 이제 터널에서 나가자
1.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
마을의 버스정류장에서 서서 바라보면 저 멀리 흰 눈이 덮여있는 킬리만자로 산이 보이는 모시에서 우리는 지금 지내고 있다. 그냥 보면 평범한, 여느 곳과 다를게 없는 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긴 해발 1500미터의 어마어마한 높이의 도시이다. 지금까지 내가 방문한 마을들 중에서 가장 하늘과 닿아있는 곳이다.
여기 숙소에 도착한 후 우리는 이번에 필수과목으로 넣어진 춤을 시험으로 보기로 했기 때문에 각자 팀으로 나뉘어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팀은 총 픽미, TT, 그리고 박정울가 개인으로 하는 문을 여시오 팀으로 나뉘었는데, 나는 픽미 팀에 들어갔다. 우리 팀의 리더는 조찬형이었는데, 솔직히 남자가 여자보다 걸그룹 춤을 더 잘 알고 있는 경우는 본적이 없어서 안무를 잘 알고 있는 찬형이가 신기했다. 아님 내가 평소에 춤을 많이 안 춰서 그런건가...? 하하.
처음에는 그대로 연습을 하다 시간이 거의 다 됐을 때 좀더 색깔있게 보이기 위해서 남자애들을 보고 윗옷을 벗으라 한 뒤 아프리카 아줌마들처럼 이불을 칭칭 감아서 원피스처럼 입게 했다.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은 찬형이가 충격을 좀 많이 받았다. 미안...
그렇지만 이런 노력을 한 덕분에 1등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몸을 희생하면서 열심히 춰준 아이들과 그날따라 평소보다 자신감있게 춤춘 내 자신에게도 고마웠다.
금요일 우리는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킬리만자로 공원에 들어가기 직전에 위치한 마테루니 마을로 가 트레킹과 커피 만들기를 했다. 트레킹을 하며 마을 바로 옆에 여러 작물들과 약초가 자라고 있는 걸 보며 집 옆에 대형 슈퍼마켓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산속보다 도시 생활이 덜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한 번도 병원에 안 가고 110살로 건강히 지내시고 계신 가이드 아저씨의 증조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이곳 사람들도 나름의 자기 방식대로 어쩌면 도시생활보다 더 나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구가라고 다시 생각을 고치게 되었다.
트레킹의 목적지는 저 멀리 위치한 폭포였는데 빅토리아 폭포만큼은 아니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높은 폭포였다. 마치 제주도의 주상절리가 여러 개 겹쳐 올라가서 만들어진 폭포 같았다. 물은 또 어찌나 차갑던지 얼음물리 꼭대기에서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내려오는 폭포 옆에 살고 있는 그곳 사람들이 부러웠다.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서 우리는 마을의 특산품인 차가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높은 고도에서 자라는 아라비카 커피가 익어 빨갛게 되면 손으로 하나씩 따서 압축기처럼 생긴 기계에 넣어 큰 껍질을 벗긴 뒤 물에 3일 동안 넣어 놓는다. 그리고 6~7주 동안 말려 또 그 안의 껍질이 마르면 절구로 빻아 분리시키고 커피를 돌그릇에다가 넣어 흑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볶는다.
볶은 걸 겉껍데기 따로, 속알맹이 따로 빻는데, 각자 쓴 맛과 달고 신 맛이 강하기 때문에 이 둘을 섞어 완성한다.
아직 어른이 아니라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안되지만 우리가 열심히 해서 만든 커피를 마시니까 매우 보람찼다. 카페에서 나오는 것보다 직접 바로 만드는게 확실히 향이 더 좋아 자연환경이 엄청 좋은 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들을 만들었다.
이번 주에는 독특한 경험들을 많이 했지만 일주일의 마지막인 정산을 잘 보내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날그날 할 일을 계획하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더 멀리 보고 단어를 준비해야 했는데...
그동안 이런 내용을 올리면서도 내가 제대로 고쳐지지 않는 건 심각한 일이다.
써니쌤께서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목적지가 환히 보이는 데도 안보이는 앞길이 무섭다고 그 자리에 박혀 있는 것과 한걸음씩 디뎌 나가며 밖으로 나가 발전한 내 모습을 발견할 건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도 그게 되지 않고 있다면 두 배, 세 배로 코피 터지게 노력해서 터널을 빠져나가야겠다.
2. 이번주 스피킹 <나는 행복한가? 왜? 나는 불행한가? 왜?>
인생을 살면서 사람들은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각자 자신이 바라는 것을 이뤄내는 것, 또는 아무문제 없이 편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자신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침대에 누워 고민을 해봤습니다. 과연 나는 지금 행복할까? 아님 불행할까?
둘 중 어느 것을 고를지 고민하다 요즘 생각했던 일들이 그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행을 고를까 해봤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것은 꼭 불행한 것인걸까?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과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현재의 제 마음이라고 느끼고 결정지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불행은 다시 긍정적인 생활을 하기 당분간 어려울 정도로 힘든 일이 있을 때라고 생각하는데, 저에겐 요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꼭 불행하다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크게는 가족이나 주변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가 역사적인 유적지나 유물을 답사하거나 그 지방의 환경을 제대로 느낄 때와 같은 때로 제가 하고싶어했던 것들을 할 때마다 크게 행복을 느끼고 작게는 지금과 같은 평소의 일상생활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진솔하게 대화를 하면서, 또는 그저 바람이 불 때 몸을 스쳐가는 걸 느끼고 비가 올 때 빗소리를 들으면서 미소짓는 것과 같은 생활 속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때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의 이유는 사실 별 거 아니고,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제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해가 뜰 때가 있으면 비가 올 때도 있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같이 지난 주처럼 일이 어긋나서 하던 일이 잘 안되는 게 제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의 모든 원인이어서 행복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진 않지만 불행하지 않은 건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제가 임하는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혼나거나 그랬을 때는 엄청나게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태희가 제 생활 습관들에 대해서 진솔하게 얘기해 주고, 찬희 쌤께서 제가 이렇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사이가 그렇게 친밀하진 않은거라 조언해 주시고, 대장님께서 매일 아침마다 제게 알려주시는 생활 팁들을 들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것들은 내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조언이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야단을 맞고 일이 안풀릴 때마다 불행하다고 느꼈던 게 이제는 내게 조언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고, 제가 계속 열심히 하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서 나중에는 행복과 행복하지 않음을 왔다갔다 하는 데서 ‘행복하다’ 라고 당당히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자신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제 자신이 더욱 더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사소한 일에도 항상 감사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첫댓글 글을 읽으면서 잘 정돈된듯한 효민이의 글 솜씨가 작가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주위사람들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일줄 아는 효민이의 깊이있는 생각과 발전하는 모습에 감동도 받았구‥
멋지다 효민이!
효민이의 글을 읽다보니 속이 더 깊어지고 진심이 느껴지네. 원래 효민이는 따뜻하고 맘이 이쁜 사람인데 단지 표현하는법이 조금 서툴러 그랬던거고 주위에 널 위해 조언해주고 사랑해주는 맘을 넌 이미 느끼고 알고있기때문에 더 발전할수있을꺼야. 행복과 불행은 효민이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각한다면 더 행복을 느끼는 일들이 많아진다는거 기억하구~~ 우리가족들이 널 많이 사랑한다는거 늘 기억하구 감사하자~^^ 지금 효민.지수.성수없이 다낭.호이안 여행중인데 너희가 없어 아쉬움이 크지만 잘지내고 갈께~~ 사랑한다 효민아♡
보고싶은 효민아!
써니샘말대로 누구나 어둡고 끝이 안보이는 터널을 지나가게 된단다.
터널안은 두렵지만 터널끝에 놓인 목적지에 대한 내 목표가 있다면 그 길이 그리 힘들지 않게 되지.
그리고 그곳에 놓이 모습이 네 생각과 달라도 넌 이미 터널을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해질꺼야.
몇년전만해도 엄마가 행복하니? 물을때마다 넌 자신있게 대답하곤했는데 사춘기를 보내면서부터는 그렇지못한것같아. 그치? 엄마도 그런점에선 반성도 되고. 여행다녀와서는 정말 작은것에 그리고 옆에있는 소중한 사람의 존재에 더 감사하며 살자.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화내기보다 감당하며 받아들이는 효민이를 보니 무한 발전과 성장이 많이 기대가 돼. 누구보다 효민이 자신이 발전하고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노력하는거 보니 앞으로 행복지수가 쑥 올라갈 것 같아. 효민이 지금도 잘 하고 있다는 거 알지?
언니 나 유민이야. 언니가 쓴 글들을 보면서 언니가 많이 성장한것같고 그에 따라서 우리 가족들도 많이 성장한것 같아. 우리도 여행하면서 언니가 같이 왔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언니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효민이를 위해 조언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끼는 효민이는 행복한 사람.~~!! <준형맘>
여행하기 전에는 효민이가 주변을 보고 판단하는것이 겉으로 보이는 것 자체만 보고 판단했다면 성급한 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겉이 아닌 내면의 속까지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 같다서 많이 성장해 가는구나 느꼍다
효민아 고맙다 . 이렇게 잘 성장해가서 ... 사랑해 효민아.
-아빠가
으흠~차가커피...그런게 있구나.효민이가 만든 커피 나도 마셔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