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참여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관객의,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공연
(고려기자아카데미 고경희기자) 세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맞은 올해, 관객참여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대학로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학로에서 5년간 공연 중인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세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를 재구성한 연극이다.
극은 액자구성(극중극형식)으로 전개되는데, 관객들이 뱁티스터 가문의 말괄량이 첫째 캐서린을 시집보내고, 그녀의 남편 페트루치오가 캐서린의 제멋대로인 성격을 고친다는 내용이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세익스피어의 원작이 실연되던 당시 배경, 즉 여자가 극 무대에 오를 수 없었던 사회적 상황을 그대로 수용해, 여자배우 없이 남자배우 여섯 명이 극을 이끈다. 그 중 남자배우 2명이 캐서린과 그의 동생 비앙카역을 맡았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기존의 연극들과 다르다. 관객들이 직접 극을 이끌어가는 관객참여연극이기 때문이다. 무대장치와 조명에서도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 관객은 곧 제7의 배우
극장에 발을 들여 놓자, 그루미오와 트라니오 역을 맡은 강재흠씨가 관객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든다. 그리곤 그들에게 다가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며 자연스레 분위기를 풀어준다.
그 후 여섯 명의 배우들이 등장하며, 본 연극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하는데, 내용은 대략 이렇다. ‘관객의,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연극’. 철저히 관객을 위한 극이기에 공연 중 음식을 먹거나, 사진기의 셔터를 당당히 눌러도 좋다. 무대와 관객의 거리두기를 피하기 위해 암전도 없다. 무대가 관객석으로 그대로 연장되는 느낌이다.
곧 배우들은 관객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이름하여 ‘스펙액터'(Spec-Actor)’. ‘보다’라는 뜻의 ‘spectacle’과 ‘배우’라는 뜻의 ‘actor’가 합성된 단어로, ‘관객이 곧 배우’ 라는 뜻이다.
그렇게 관객은 극을 구성하는 제7의 멤버로, 연극에 참여하게 된다. 배역을 정해줘 그에 분해 연기를 하기도, 또는 배우들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이러쿵저러쿵 자기의 의견을 피력해 배우들의 행동에 관여하기도 한다.
관객 본래의 성격이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그것은 상관없다. 즐길 마음으로 갔든, 극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그저 관조할 마음으로 갔든, 결국은 수다쟁이가 돼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극장을 떠날 테니까. 관객의 자연스런 반응을 유도하는 배우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스펙액터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매회 다르게 전개된다. 중심 이야기는 같을지언정, 매번 참가하는 스펙액터들의 성향도, 의견도 천차만별이어서 연극의 자잘한 에피소드는 항상 달라진다. 자연스레 단 한번뿐인 연극이 탄생한다.
◇ 관객과 소통하는 연극
극을 관람한 한 50대 여성은 “20대부터 대학로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 마음이 돼 관객과 호흡하는 느낌이었다. 즐거웠다”고 밝혔다.
또 다른 20대 남성은 “여자친구와 데이트 겸 왔다”며 “참여연극이라는 것이 매력적 이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다시 이런 관객참여연극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황태민씨는 “관객이 집으로 돌아갈 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 공연은 2009년 9명의 배우로 시작됐고, 5년이 된 올해 3명의 배우가 줄어 6명이 됐어요. 최종적으로는 1인, 극중 연출만 남기고 관객들이 모든 배역을 하는 것이 연출가(김대환씨)의 꿈이죠. 한 번은 외국인 관객이 와서 손짓발짓 바디랭귀지로 연극을 진행했어요. 매번 이야기가 달라지는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매료돼 4년 동안 시간이 될 때마다 참석하는 매니아 층도 있답니다.”
황씨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듯이, 즐기라는 말은 참 쉽지만 막상 하려하면 쉽지가 않다”면서, “대개의 사람들이, 때로는 한번 권하는데 멈추지 않고 등 떠밀어주기를 바라지 않느냐, 그런 역할들을 배우들이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극중 연출과 루첸티오역을 맡은 최상림씨도 “관객 성향에 따라 공연의 톤을 조정한다”며 “관객들이 체면 같은 건 버리고, 기존 한국특유의 정, 우리라는 마음을 가진 채 자신들의 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앙카역을 맡은 이용희씨 역시, “관객들이 부담같지 않고 리액션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관객참여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대학로 소극장 다르게놀자에서 오픈런공연(상시공연)의 형태로 진행된다.
공연시간은 화,수,목,금요일 저녁8시/토요일 오후4시,7시/일요일 오후 2시, 4시30분이다. 월요일은 쉰다. 티켓은 2만5000원이며, 현장/인터넷카페(http://cafe.naver.com/malgiljjang)/마로니에공원 내 티켓박스/대학로서울연극센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첫댓글 GOOD~!
1. 쉼표가 너무 많음. 지저분해보여요. 문장은 최대한 짧게 쓰고 쉼표 줄여주세요.
2. '그 후 여섯 명의 배우들이 등장하며, 본 연극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하는데, 내용은 대략 이렇다.' -> '그 후 여섯 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본 연극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