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을 두고 최씨일가와 장씨일가가 싸우는 것만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또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의 금융 데이터 기업'인 에프앤가이드입니다.
에프앤가이드는 기업·산업 분석 보고서 및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그외 인덱스사업, 펀드평가업 및 금융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SI가 포함된 기타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사실 큰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업종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업 자체가 그다지 투자자들의 흥미를 끄는 부문은 아니기에 주가는 꾸준한 약세를 보여왔는데, 갑작스럽게 지난 4일동안 주가가 상한가를 거듭하며 어느새 4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에프앤가이드를 두고 경영권 분쟁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에프앤가이드의 대주주인 화천 측의 권영열 회장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에 창업자이자 전문경영인인 김군호 전 대표이사는 반기를 들고 서로를 향해 주먹을 뻗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지분율은 화천측이 41.08%, 김군호 전 대표측 지분은 29.32%이기에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화천이 경영에 개입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기에 창업주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29.32%(332만여주)에 달합니다.
이에 팽팽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는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중입니다.
참고로 화천그룹과 창업자의 싸움이 시작된 시발점을 설명드리자면, 지난 2005년 김 전 대표이사는 권 회장에게 10억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투자 당시 에프엔가이드 순자본은 20억원에 그쳤지만 현재는 순자본이 600억원, 자산총계 900억원, 시가총액은 2600억원으로 회사가치가 13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정석대로 회사를 경영해온 것으로 소문이 난 김 전대표는 회사를 설립하여 24년동안 대표이사직을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해 석연찮은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이를 두고 화천 측의 무리한 경영개입에 맞선 것이 화근이 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김 전 대표이사는 삼성에서 사내벤처로 분사 당시 액면가로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화천이 액면가 절반 이하에서 인수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비싼 값에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사업 초기 십시일반으로 주식을 나눠 투자했던 직원들이 이후 회사를 떠날 때, 그는 사재로 이들의 지분을 떠안은 것입니다.
그리고 배당을 줄이거나 회사 자금으로 퇴사자 지분을 사줄 수도 있었지만 자신과 함께한 고마움에 적금통장마저 헐기도 했습니다.
에프엔가이드는 창업 10년차인 2009년(제10기)부터 배당을 꾸준히 진행했는데, . 당기순이익의 30% 가량을 주주몫으로 돌려줄 정도로 배당성향도 업계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화천 측은 본업이 부진해지자, 특정 정치인의 관련주로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을 매도하면서 빈축을 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임시주총으로 김 전대표가 밀려나고 1년만에 다시 주총을 열어 이철순 대표를 몰아냈습니다.
이를 두고 대주주 일가가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속셈이 아니냐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 3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일환이 아닌 것인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화천그룹을 두고 여러 의혹이 나오면서 소액주주들은 김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팽팽한 지분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