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2-19 2 석로釋老 19 성지래학인천안목誠之來學人天眼目성지가 와서 사람과 하늘의 眼目을 묻다
보리열반로비요菩提涅槃路非遙 보리와 열반涅槃의 길 먼 데 있지 않나니
소개공부재반조消介工夫在半朝 거기 참예하는 공부야 반 아침이면 되는 것을
일구투시간구투一句透時干句透 한 귀절 통한다면 천 귀절도 통할 게요
성심소처망심소聖心消處妄心消 성심聖心 사라지는 곳에 妄心함께 사라지네.
조등사속개오분祖燈似續皆吾分 조사의 등불 길이 전함 다 나의 분수이니
심인전지불외요心印傳持不外邀 마음으로 깨달아 전해 갖지 마음 밖에서 얻는 게 아닐세.
단득성성방촌지但得惺惺方寸地 다만 말똥말똥한 方寸 되는 곳 얻는다면
하론삼구여삼요何論三句與三要 세 귀절과 세 요점을 어찌하여 논하겠나!
►성지誠之 양성지梁誠之(1415-1482 태종15~성종13)
조선 초기의 학자. 자는 순부純夫, 호는 눌재訥齋.
►열반涅槃
도를 완전히 이루어 일체의 衆苦와 번뇌를 끊고 불생불멸의 法性을 증험한 해탈의 경지.
►조사祖師 한 宗派를 세워서 그 宗旨를 열어 준 사람의 존칭.
禪宗의 달마대사達磨大師와 같은 사람.
►‘맞을 요邀’ 맞다. 맞이하다. 만나다, 마주치다
►방촌方寸 <유마경>에서 유래
①사방 한 치의 넓이. 사람의 마음을 말할 때 쓰임. ②매우 작은 面積.
①아주 좁음. 하잘것없이 작거나 적음. 사소함. ② 마음. 마음 속.
►3句 운문雲門의 삼귀.
중류衆類의 단절斷戱, 건곤乾坤의 함개函蓋, 수파축랑隨波遂浪인데
덕산원명대사德山圓明大師에서 시작되었다.
►3要 임제臨濟가 宗과 乘을 연역 창도할 때 반드시 한 구절[一句]가운데
三玄이 갖추어져 있었는데 一玄 속에는 3要가 갖추어져 있다고 하였다.
●운문삼구雲門三句
운문문언雲門文偃(?~940)이 납자를 지도하는 3가지 어구
제1구 함개건곤函蓋乾坤 하늘을 덮고 땅을 감싼다.
모두 포용한다. 진리는 모든 현상에 널리 퍼져있다.
제2구 목기수량目機銖兩 목기目機=눈대중, 수銖=무게를 재는 저울.
눈대중으로 아주 근소한 무게 차이를 알아낸다. 지극히 영리하다.
제3구 불섭만연不涉萬緣 모든 인연과 교섭을 하지 않는 경지.
어떤 대상에도 물들지 않는 경지.
<벽암록> 제27칙에 나오는 운문삼구雲門三句는
운문의 제자 덕산연밀德山緣密(圓明)이 정리해서 덕산3구라 한다.
(제1구)
함개건곤函蓋乾坤 하늘과 땅을 덮어 포용한다,
진리는 모든 현상에 널리 퍼져 있다.
(제2구)
절단중류截斷衆流 수행자의 번뇌·망상을 명쾌하게 끊어 버린다.
절단截斷 자르거나 베어서 끊어버리는 것
중류衆流 숱한 번뇌가 끊임없이 이어지기에 이를 흐르는 물에 비유.
(제3구)
수파축랑隨波逐浪 파도를 따라 흐름을 같이한다,
수행자의 소질이나 능력에 따라 자유자재로 지도한다.
수파水波는 물결이 흐는 대로 따라가고 축랑逐浪은 물결이 흐르는 대로 쫓아간다.
파波는 파도를 말하기에 큰 물결이고 랑浪은 파랑을 말하기에 작은 물결이다.
그러므로 큰 물결이든 작은 물결이든 거역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맡겨둔다.
이는 그때그때마다 주어지는 조건대로 임기웅변으로 발휘하는 선기이기에
상대의 근기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여 길을 가르쳐주고 눈을 떠주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이는 모든 물결을 싹둑 잘라버리는 절단중류와 대칭되는 표현이기도 하다.
●임제臨濟 3玄 3要
임제가
“禪의 宗旨를 제창함에 있어서 一句 가운데 모름지기 三玄門을 갖추고
一玄 가운데 모름지기 三要를 갖춘다.”고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삼현의
첫째는 체중현體中玄으로서 三世一念 등이고
둘째는
구중현句中玄으로서 모든 생각과 이론을 초월한 話頭인 경절어구徑截語句 등이며
셋째는
현중현玄中玄으로 禪床에 올라가서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거나
상대방을 주장자로 치거나 할喝을 하는 것 등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 삼현을 체중현·용중현用中玄·의중현意中玄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임제의 연구가 아니라 고탑주主塔主가 주창한 것이다.
후대에 내려오면서 이 삼현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설이 유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이 삼현과 삼구에 대하여 깊이 있게 논술한 고승은
고려의 지눌知訥과 조선의 휴정休靜 등을 들 수 있다.
지눌은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에서
“선문에 있어서 여러 종류의 根機가 들어가는 문은 약간씩 다르다.
때로는 唯心과 唯識의 도리에 의하여 체중현에 들어간다.
이것이 초현문初玄門으로서 원교사사무애圓敎事事無碍의 교의가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불법지견不法知見이 마음에 있어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혹 이들 가운데 구중현에 들어가서 초현문의 불법지견을 깨뜨리니
이것은 경절문의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마삼근麻三斤’ 등의 화두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3문을 세운 것은 옛 선사의 뜻이며
本分事의 화두로써 병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제2현에 두었다.
그러나 해탈지견解脫知見의 언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생사계에 자재할 수 없게 되므로 제3 현중현을 세운 것이다.
현중현의 묵묵히 앉아 있거나
할을 하고 몽둥이로 때리는 등의 것으로 앞의 지견을 깨뜨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삼현을 나타내어 보인 것은 본래 병을 제거하기 위함이다.”라고 정의하였다.
휴정은 <선가귀감禪家龜鑑>의 임제종 종지를 밝히는 부분에서
“일구 중에 삼현을 갖추고 일현 중에 삼요를 갖추었다고 하였으니
제1구는 곧 흔적이 없는 인장이요, 삼현과 삼요는 흔적이 있는 인장이다.
권權(방편)과 실實(진실)은 현玄이요,
조용照用(體用)은 요要이다.”라고 하였다.
그 뒤 조선 중기의 고승인 지안志安은 <선문오종강요禪門五宗綱要>를 지어
임제의 법문을 옮겨 싣고 풍법사風法師·월선객月禪客의 문답을 인용하여 해설하였다.
또 조선 후기의 고승 백파白坡는 <선문수경禪門手鏡>을 저술하면서
<임제삼구도설臨濟三句圖說>을 실었는데 이는 매우 조직적이면서 자세한 내용을 싣고 있다.
특히 그는
제1구를 조사선祖師禪이라 정의하고 석가모니의 삼처전심三處傳心을 이에 배속시켰으며
제2구를 여래선如來禪이라 정의하고 삼현을 여기에 배속시켰다./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