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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뜻으로, 탐욕스러운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東 : 동녘 동(木/4)
家 : 집 가(宀/7)
食 : 밥 식(食/0)
西 : 서녘 서(襾/0)
家 : 집 가(宀/7)
宿 : 잘 숙(宀/8)
동쪽 집에서 밥을 먹고(東家食) 잠을 잘 때에는 서쪽 집(西家宿)으로 간다는 쉬운 글자의 성어는 어엿한 고사가 있고 제법 여러 가지 뜻을 지닌다.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지내는 것을 이르기도 하고, 먹을 것과 잘 곳이 없이 의식주가 막막한 생활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곳저곳을 다니니 두 가지 좋은 일을 가지려 욕심내거나, 자기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지조 없이 이리저리 빌붙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줄여서 동식서숙(東食西宿)이라고도 하고, 아침에는 북쪽의 진(秦)나라에, 저녁에는 남쪽의 초(楚)나라에 간다고 하여 조진모초(朝秦暮楚)라는 말도 쓴다.
중국 송(宋)나라의 이방(李昉)이 편찬한 태평어람(太平御覽)이란 책에 인용되어 전한다.
1690종의 책을 인용하여 편찬한 55개 부문의 방대한 백과사서인데 태평총류(太平總類)였던 책이 임금이 모두 읽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 그 책이다. 내용을 보자.
옛날 제(齊)나라에 혼기가 꽉 찬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마침 두 곳에서 청혼이 들어왔는데 동쪽 집의 총각은 못 생겼으나 부자였고, 서쪽 집 아들은 인물이 훤했지만 집안이 매우 가난했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가 난감해진 부모가 딸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서쪽 집으로 시집가고 싶으면 왼쪽 소매를 걷고, 동쪽 집의 총각과 혼인하고 싶으면 오른쪽 소매를 걷으라고 했다.
처녀는 망설이지도 않고 양쪽 소매를 다 걷자 부모가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고 싶어요(願東家食而西家宿/ 원동가식이서가숙)’라고 대답했다. 처녀 입장에선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나라에선 더 재미있는 고사가 있다. 조선시대의 인물들에 얽힌 일화를 모아 강효석(姜斅錫)이 엮은 대동기문(大東奇聞)의 내용이다.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가 조선을 개국한 뒤 공신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회를 베풀었다. 명기 설중매(雪中梅)도 참석하여 주흥을 돋웠는데 술 취한 어느 정승이 수작을 걸었다.
기생은 동쪽 집과 서쪽 집을 오간다 하니 오늘은 자신에게 수청 들라고 했다. 설중매는 동가식서가숙하는 기생과, 왕씨를 모시다 이씨를 모시는 정승 어른과는 궁합이 잘 맞겠다고 쏘아붙였다.
이 말을 들은 공신들마저 어쩔 줄 몰랐다. 난리가 나 유리걸식하거나 생활이 불안정하여 이곳저곳을 떠도는 사람들은 물론 나라에서 따뜻이 보호해줘야 한다.
생활은 걱정 없는 사람들이 유독 많이 떠돌 때가 선거철이다. 어느 쪽에 붙으면 한 자리 할까 하며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는 정치철새들이다.
이 번 선거에선 유권자들이 잘 가려냈어야 할 텐데 어떨지 두고 봐야겠다.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란 본래 일정한 거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것을 말하던 것이었으나, 차츰 자기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지조없이 여기저기 빌붙어 사는 행태를 가리키게 되었다.
동가식(東家食)은 ‘동쪽 집에서 먹다’의 뜻이고, 서가숙(西家宿)은 ‘서쪽 집에서 자다’의 뜻이다. 이 말은 일정한 거처없이 떠돌아 다니거나 사람의 욕심이 많음을 비유할 때를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中國) 송(宋)나라 때 이방(李昉)이 지은 태평어람(太平御覽)이란 책(冊)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옛날 제(齊)나라에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어느날 그 처녀에게 두 집에서 청혼이 들어왔다. 그런데 동쪽집의 총각은 인물은 볼 것이 없으나 부잣집 아들이었고, 서쪽집 총각은 인물은 뛰어나지만 집안이 매우 가난하였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워진 처녀의 부모는 본인의 생각을 알아보자며 처녀에게 물었다. “어느 쪽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구나. 네 뜻은 어떠하냐? 만일 동쪽집으로 시집가고 싶으면 오른손을 들고, 서쪽집으로 시집가고 싶으면 왼손을 들어라.”
그러자 딸은 망설이지도 않고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깜짝 놀란 부모가 그 이유를 묻자, 딸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것이었다. “밥은 동쪽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집에서 자고 싶어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란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쓰고 있는 뜻과는 거리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떠돌이 보다는 좋은 것을 다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 한 것이다. 문제는 세상사가 좋은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또한 선택을 할 때는 하나는 버려야 된다는 평범한 진리인데, 인간은 다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많다. 특히 정치판은 심한데 그렇게 살아 온 군상(群像)들이 너무 많아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이다.
야합(野合)이라는 말이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남녀간의 결합을 가리키던 이 말이 오늘날에 와서는 눈 앞의 이익이나 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리거나 결합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야합(野合)이라는 말은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공자(孔子) 탄생에 관한 기록에서 사마천(司馬遷)이 처음 썼다.
공자는 노(魯)나라에서 태어 났다. 그의 선조는 송(宋)나라 사람으로 공방숙(孔防叔)이라 했다. 방숙(防叔)은 백하(伯夏)를 낳고 백하는 숙량흘(叔梁紇)을 낳았다. 숙량흘은 안씨(顔氏)의 딸 안징재(顔徵在)와 야합하여 공자를 낳았다. 니구산(尼丘山)에서 기도를 한 후에 공자를 얻은 것이다.
공자는 노(魯)나라 양공 22년에 탄생하였다. 낳고 보니 아이의 머리 중앙이 쑥 들어간 반면 주위가 불쑥 솟아 있어 구(丘: 언덕 구)라 이름 지었다. 자는 중니(仲尼)고 성은 공(孔)이다.
야합은 국어사전에 정식으로 ‘결혼의 절차를 밟지 않고 남녀가 정을 통하거나 함께 사는 것, 떳떳하지 못한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어울림’이라고 했다. 우리의 정치사를 보면 야합의 역사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조선(朝鮮)때의 대동기문(大東奇聞)이란 책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가 조선을 개국한 후 조정에서 개국공신들을 불러 주연을 베풀었다.
그때 어떤 정승이 술이 얼근하게 취해서는 설중매(雪中梅)라는 기생에게 추근대며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기생이니 오늘 밤에는 이 늙은이의 수청을 드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러자 설중매(雪中梅)는 “동가식서가숙하는 천한 기생이, 어제는 왕씨(王氏)를 모시다가 오늘은 이씨(李氏)를 모시는 정승 어른을 모신다면 궁합이 잘 맞겠습니다.”하였다.
이 말을 들은 공신들은 얼굴이 뻘개져 어쩔 줄을 몰라 했고, 술자리는 흥을 잃고 파하였다 한다.
옛날 개국공신은 얼굴이나마 빨개졌지만 요즈음 정치한다는 사람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도 없다고 큰 소리만 친다.
동가식서가숙하면서 야합을 해서 한 시절 잘 먹고 잘 살았으면 머리나 숙이고서 조용히 살 일이지 야합하면서 있었던 치마끈이 풀어졌든지, 바지가 흘러 내렸는지를 왜 들춰 내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와서 애 낳은 처녀가 할 말이 있다고 회고록에다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 하나도 보탬이 없는 정말로 야합같은 소리나 뱉어 내고, 그것도 역사를 위해서 사실을 고백한다고 하니 참으로 개나 소가 웃을 소리네.
현대판 동가식서가숙이 있다. 야합에 능한 위정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역사의 전철이다. 요즘 정치판의 야합은 중용(中庸)이란 말로 새 단장한 듯하다.
포용의 정치, 상생의 정치, 중용의 정치라 하여 어중간한 중립을 선언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짖지 않는 개는 필요 없다. 인간이 세상에 난 이유는 저마다의 용도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늦가을의 마지막 잎사귀가 장렬하게 떨어지지 않으면 나무가 겨울을 나지 못한다. 꽃이 피는 것도 때가 와서 피는 것이고, 꽃이 지는 것도 때가 돼서 지는 것이다.
분명한 자기 목소리로 운명을 맞이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 어중간한 중용(中庸)의 야합은 현대판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과 다름없다.
▶️ 東(동녘 동)은 ❶상형문자로 东(동)은 간자(簡字)이다. 東(동)의 옛 모양은 전대에 물건을 채워 아래 위를 묶은 모양인데, 나중에 방향의 東(동)으로 삼은 것은 해가 떠오르는 쪽의 방향이 동이므로 같은 음(音)의 말을 빈 것이다. 옛 사람은 東(동)은 動(동; 움직이다)과 같은 음(音)이며 動(동)은 봄에 만물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春(춘; 봄)은 동녘과 관계가 깊다고 결부시켰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東자는 ‘동쪽’이나 ‘동녘’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東자는 木(나무 목)자와 日(날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해(日)가 떠오르며 나무(木)에 걸린 모습으로 해석하곤 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東자가 보따리를 꽁꽁 묶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東자의 본래 의미는 ‘묶다’나 ‘물건’이었다. 그러나 후에 방향을 나타내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동쪽’이나 ‘동녘’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다만 東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여전히 보따리와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보따리에는 곡식의 씨앗이 가득 들어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니 東자가 쓰인 重(무거울 중)자나 種(씨 종)자, 動(움직일 동)자, 量(헤아릴 량)자, 衝(찌를 충)자는 모두 곡식이 든 보따리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東(동)은 (1)동쪽 (2)동가(東家)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동녘 ②동쪽 ③오른쪽 ④주인(主人) ⑤동쪽으로 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녘 서(西)이다. 용례로는 동쪽 방면을 동편(東便), 동쪽을 향함을 동향(東向), 동쪽의 땅을 동토(東土), 동쪽 지방을 동방(東方), 동쪽의 바다를 동해(東海), 어떤 지역의 동쪽 부분을 동부(東部), 동쪽으로 옮김을 동천(東遷), 동쪽으로 난 창을 동창(東窓),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동풍(東風), 동쪽에 있는 이웃을 동가(東家), 동쪽을 향함을 동향(東向), 동쪽에서 옴을 동래(東來), 동쪽 마을을 동촌(東村), 동쪽의 땅을 동토(東土), 동쪽에 있는 나라를 동방(東邦), 봄철에 농사를 지음 또는 그 농사를 동작(東作), 동쪽 방면이나 동쪽 편을 동편(東便),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동문서답(東問西答),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뛴다는 동분서주(東奔西走),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동서불변(東西不變), 동에서 번쩍 서에서 얼씬한다는 동섬서홀(東閃西忽)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가도벽립(家徒壁立),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가서만금(家書萬金)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식국지록(食國之祿),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등에 쓰인다.
▶️ 西(서녘 서)는 ❶상형문자로 卥(서)는 고자(古字), 卤(서), 覀(서)는 동자(同字)이다. 옛 자형(字形)은 새의 둥지나 그와 비슷한 꼴을 나타낸다. 그 옛 음(音)이 死(사; 사람이 없어지다)나 遷(천; 옮아가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西(서)는 해가 지는 것을 나타내는 데 쓰여지고, 해가 지는 방향(方向), 서녘의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 나중에 西(서)의 자형(字形)을 새가 둥지에 있는 모양으로 잘못 보아 저녁 때 해가 서쪽에 기울어 새가 둥지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西자는 ‘서녘’이나 ‘서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西자는 襾(덮을 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덮다’라는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西자는 새의 둥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西자를 보면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새집이 그려져 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새의 형상이 추가되어 지금의 西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西자는 새의 둥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새집’이나 ‘둥지’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서쪽’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栖(새 살다 서)자나 巢(새집 소)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西(서)는 ①서녘, 서쪽 ②서양(西洋), 구미(歐美) ③(서쪽으로)가다 ④깃들이다 ⑤옮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녘 동(東)이다. 용례로는 서쪽에 있는 바다를 서해(西海), 동양이라고 불리는 아시아에 대립되는 유럽을 일컫는 말을 서양(西洋), 어떤 곳의 서쪽 부분을 서부(西部), 서쪽에 있는 지방을 서방(西方), 서는 가을이라는 뜻으로 가을 농작물의 수확을 일컬음을 서수(西收), 서쪽에 있는 산을 서산(西山),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서풍(西風), 서쪽 끝을 서단(西端), 서쪽으로 가는 길을 서로(西路), 집안의 서쪽에 있는 마당을 서정(西庭), 동쪽과 서쪽 또는 동양과 서양을 동서(東西),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하여서 그 서쪽을 이서(以西), 서쪽의 맨 끝을 극서(極西), 서시가 가슴을 쓰다듬는다는 뜻으로 함부로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서시봉심(西施捧心), 수박 겉 핥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떤 일 또는 물건의 내용도 모르고 겉만 건드린다는 말을 서과피지(西瓜皮舐),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다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제사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는다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제사 때 제물을 차려 놓는 차례로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홍동백서(紅東白西),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뛴다는 뜻으로 사방으로 이리저리 바삐 돌아 다닌다는 말을 동분서주(東奔西走),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전혀 엉뚱한 대답을 이르는 말을 동문서답(東問西答),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때와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옛날과 지금 동양과 서양을 가리키는 말을 고금동서(古今東西), 동쪽을 가리켰다가 또 서쪽을 가리킨다는 뜻으로 말하는 요지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는 말을 지동지서(指東指西), 아침에는 동쪽에 있다가 저녁에는 서쪽에 머문다는 뜻으로 일정한 거처가 없이 여기저기 옮겨다님을 이르는 말을 조동모서(朝東暮西), 해가 서산에 가깝다는 뜻으로 나이가 들어 죽음이 다가옴을 이르는 말을 일박서산(日薄西山) 등에 쓰인다.
▶️ 宿(잘 숙, 별자리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佰(백, 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첨)은 이부자리로 쓰는 깔개 席(석)의 변한 모양, 佰(백)은 나그네가 숙소를 정하다에서 숙소, 또 묵다에서 오래 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宿자는 ‘자다’나 ‘숙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宿자는 宀(집 면)자와 人(사람 인)자, 百(일백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宿자는 宀자와 佰(일백 백)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큰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宿자에 쓰인 百자는 모양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宿자를 보면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宿자의 본래 의미는 ‘자다’였다.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숙박하다’나 ‘오래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宿(숙, 수)는 ①잠을 자다, 숙박(宿泊)하다 ②묵다, 오래 되다 ③나이가 많다 ④한 해 묵다 ⑤지키다, 숙위하다 ⑥안심(安心)시키다 ⑦찾아 구(求)하다 ⑧재계(齋戒)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 ⑨크다 ⑩숙직 ⑪당직(當直) ⑫숙소, 여관 ⑬잠든 새 ⑭미리, 사전(事前)에 ⑮본디 ⑯평소(平素), 전(前)부터 ⑰여러해살이의 ⑱크게, 그리고 ⓐ별자리(수) ⓑ성수(星宿; 모든 별자리의 별들)(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복습이나 예습을 위하여 집에서 지어 오게 하거나 풀어 오게 하는 문제 또는 두고 생각하여 보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숙제(宿題),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오래도록 지녀온 소원을 숙원(宿願), 여관이나 주막에 들어 밤을 자고 머무름을 숙박(宿泊), 머물러 묵는 곳을 숙소(宿所), 관청이나 회사나 학교 등에서 잠자고 밤을 지키는 일 또는 그 사람을 숙직(宿直), 붙어사는 동식물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을 주는 동식물을 숙주(宿主), 오래 전부터의 원수를 숙적(宿敵), 오래된 병환을 숙환(宿患), 오래된 묵은 원한을 숙원(宿怨), 마음속에 품은 시름을 숙포(宿抱), 잠자는 일과 먹는 일을 숙식(宿食), 오래 전부터 지니고 있는 희망을 숙망(宿望), 창자 속에 오래 묵어 있던 대변을 숙변(宿便), 예부터의 풍습을 숙습(宿習), 일찍부터 품은 뜻을 숙지(宿志), 이튿날까지 깨지 아니한 술의 취기를 숙취(宿醉), 동물이 어떠한 곳에 깃들여 사는 것을 서숙(棲宿), 비바람 등을 가릴 수 없는 집 밖의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을 노숙(露宿), 남의 집에서 묵음을 유숙(留宿), 남의 집에 몸을 붙여 숙식함을 기숙(寄宿), 일정한 돈을 받고 여객을 치는 집을 여숙(旅宿), 앙심을 품고 서로 미워함 또는 그런 사이를 앙숙(怏宿), 여러 사람이 한 곳에 묵음을 합숙(合宿), 집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숙(歸宿), 과부로 지냄을 독숙(獨宿), 한 방에서 같이 잠을 동숙(同宿), 잘 곳이 없음을 무숙(無宿), 여러 곳에 나뉘어서 숙박함을 분숙(分宿), 일정한 대가를 내고 비교적 오랫동안 남의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고 먹고 하는 일을 하숙(下宿), 남녀가 한 숙소에 뒤섞여 함께 자는 일을 혼숙(混宿),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를 스스로 불러 들이는 일을 숙호충비(宿虎衝鼻), 밤낮으로 잊을 수 없는 근심이라는 뜻으로 깊은 근심이나 묵은 근심을 이름을 숙석지우(宿昔之憂),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 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한데서 자고 한데서 먹는다는 뜻으로 여행하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노숙풍찬(露宿風餐), 함께 잠자고 함께 날아간다는 뜻으로 부부를 일컫는 말을 쌍숙쌍비(雙宿雙飛), 주살질은 해도 자는 새를 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나 정도를 넘지 않는 훌륭한 인물의 태도를 이르는 말을 익불사숙(弋不射宿),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여행 길에 하룻밤 묵어 한 끼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뜻으로 조그마한 은덕을 입음을 이르는 말을 일숙일반(一宿一飯)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