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냉장고가 3대가 있다. 1대는 LG의 2도어 DISO 일반 냉장고이고 나머지 2대는 동양매직의 김치 냉장고이다. LG의 제품과 동양매직의 제품 1대는 구입한지 20년이 넘었고 나머지 동양매직의 김치 냉장고도 1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집안 살림을 살아가는 집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기능상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오래 사용하다가 보면 식상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디자인 및 절전을 감안하면 신형으로 바꾸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몇번이나 일반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를 일괄 교체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냉장고들은 우리집의 구조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시도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집을 옮기거나 냉장고가 고장이 나면 교체를 하자고 결론을 내리고 사용해 왔는데 몇달전부터 일반 냉장고의 도어가 제대로 닫히질 않았다. 냉장고는 일반적으로 도어를 닫으면 도어에 고무 패킹이 있어 밀착된 상태로 닫힌다. 닫혀진 도어를 열면 밀착이 되어 어느정도 힘을 가해야 도어가 열린다.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으면 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냉장 및 냉동의 효과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음식이 상하거나 냉동된 재료들이 녹는 것은 아니다. 보통때 같은면 집사람에게 당장 A/S를 불러 수리를 하라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한소리 들을 것 같아 그냥 지켜 보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전 집사람이 냉장고 문이 잘 닫히지 않는 것은 고무패킹이 빠져서 그렇다고 하면서 빠진 부위를 말해 주었다. 우리 냉장고는 냉장실 및 냉동실 도어 하부에 패킹이 빠지는 상태였다. 빠진 부분을 손을 잡고 누르면 원위치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동일한 현상이 발생되었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 고장이나 하자가 있는 것을 잘 고치는 솜씨는 아니지만 어떻케 하던 재활용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냉장고도 어떻게 하면 고무패킹이 빠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본드가 떠 올랐다. 이본드도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 밑창이 어느시점에 완전 떨어져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800원 주고 사서 10%정도만 쓰고 남은 것을 재사용했다.
신발도 깜쪽같이 새신발이 되었고 냉장고 역시도 퍼펙트하게 수리가 되었다. 수리방법도 간단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의 패킹을 손으로 잡고 당기면 그대로 빠진다. 빠진 패킹의 볼록 부분에 본드를 바르고 다시 견고하게 끼운 후 도어를 닫은 상태에서 약 2시간 이상 도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2시간 이후에 도어를 열고 패킹이 튀어 나온 부분이 있으면 다시 한번 손으로 누르고 도어를 닫은 상태로 약 6시간 이상 그대로 두면 수리 끝이다. 도어 코너부분의 패킹에는 본드가 잘 부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2시간 이후 그런 현상이 발생되면 약 20분 정도 양쪽 발로 힘을 가해주면 된다.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또 나와 같은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뜻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난 나름대로 집사람의 불편사항을 돈 한푼 들이지도 않고 말끔히 해결해 줘 뿌듯하다고 생각했는데 셀프수리 후기를 쓰려고 검색을 하다가 보니 그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고무패킹을 벗겨 깨끗이 닦은 후 다시 끼우거나 새로운 패킹을 구입하여 교체를 하면 되는 것이였다.
요즘 세상 어떤 문제이던 그것을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손품만 팔면되는 것이다. 알면서도 실생활에서 실천이 잘 안되는 것은 아직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돈으로 때우려는 습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해결한 방법이 80점이라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방법이 100점이기에 셀프수리 후기가 민망하고 집사람에게 볼 면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