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천릉에 대한 만장〔世宗遷陵挽章〕
젊은 시절 내 일찍이 옥당 안에 들어가서 / 少年曾入玉堂中
임금 내린 짙은 우로 속에 오래 목욕했네 / 久沐淸冥雨露濃
풍당백발 드리운 게 내 스스로 애석하니 / 自惜馮唐垂白髮
대궐에서황봉마셔 취한 줄 뉘 알았으랴 / 誰知金殿醉黃封
돌 기린은 어디에서 새로 의장 열었던가 / 石麟何處開新仗
우보이제 오늘 아침 옛 무덤을 떠나누나 / 羽葆今朝去故宮
새벽녘에 산을 향해 가는 상여 줄 잡으니 / 曉向山阿陪執紼
슬픈 눈물 동풍 속에 흐름 금치 못하겠네 / 不禁哀淚洒東風
[주-D001] 세종(世宗)의 …… 만장(挽章):
세종의 능인 영릉(英陵)이 처음에는 광주(廣州)에 있는 태종의 능인 헌릉(獻陵)의 서강(西崗)에 있었는데, 세조조에 논의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좋은 자리가 아니니 마땅히 옮겨야 한다.” 하였다. 이에 세조가 서거정(徐居正)을 불러 물으니, 서거정이 옮기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답함에 따라 옮기지 않았다가, 예종 원년에 여주(驪州)로 옮겼다.
[주-D002] 풍당(馮唐):
한나라 사람으로, 고조 때부터 벼슬길에 나갔으나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하급 관리인 중랑장(中郞將)으로 있었는데, 문제 때에 이르러서 문제가 낭서(郞署)를 지나다가 풍당과 문답해 보고는 현명한 사람인 줄 알아 등용하였는데, 그때는 이미 다 늙어서 머리카락이 허옇게 세었었다고 한다. 《漢書 卷50 張馮汲鄭傳》
[주-D003] 황봉(黃封):
임금이 하사한 술을 말한다.
[주-D004] 우보(羽葆):
새의 깃으로 장식한 의식용(儀式用)의 아름다운 일산(日傘)을 말한다. 여기서는 상여를 장식하는 것을 말한다. 《禮記 雜記下》
ⓒ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