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와 고려
원래 조선은 고대시기에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나라 이름이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근세에 있었던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옛조선이란 뜻으로 고조선이라 부른다. 고조선이란 나라는 존재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고증이 어려울뿐 아니라 기록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아마도 역사적으로 근세 조선을 더 비중있게 본 결과 이 나라를 조선이라 한다.
백제는 온조왕이 나라를 세워 수백년 이어졌지 만 의자왕 때 나당 연합군에 망하여 없어졌다. 신라가 혼란기를 겪는 시기에 견훤이 백제를 계승한다고 나라를 세우고 백제라고 하였다. 하지만 후세의 우리는 원래의 백제와 구별하기 위해 이를 후백제라고 부른다.
똑같은 이유로 궁예가 세운 나라도 마찬가지로 후고구려라고 하였다. 중국의 나라 명칭도 나중에 똑같은 이름의 나라가 생기면 역사가들이 나라이름에 '후'자를 넣어 후한, 후연, 후금이라 한 것도 처음으로 이름을 쓴 나라가 우선권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선은 고조선을 잇는다는 의미이고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선언이다. 이는 한민족의 정통성을 물려 받은 권력으로 인정하라는 말이었다. 이처럼 정통성을 따지는 것은 옛날 만이 아니다. 해방 후 남한이 세운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 이어 임시정부 대한민국을 계승한다는 의미고 북쪽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조선을 잇는다는 선언이다. 한마디로 각자 정통성을 표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