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에 피격돼 전신 마비로 26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온 앤 메리 호크할터가 43세 삶을 마쳤다고 교장을 지낸 프랭크 디앤젤리스가 밝혔다고 현지 KDVR 방송이 다음날 전했다. 일간 덴버 포스트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6일 콜로라도주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신문은 총격 부상의 합병증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다는 총기 난사 희생자 로렌 타운센드의 의붓어머니 수 타운센드의 발언을 인용했다.
고인은 지난해 4월 19일 덴버에서 열린 참사 2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이 공개 석상에 나타난 마지막 모습이었다.
26년 전 비극의 날, 두 3학년 학생들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학생과 교사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두 가해자는 극단을 선택했다. 다친 사람만 21명에 이르렀다.
호크할터는 2016년 가해자 한 명의 어머니가 총기 난사 사건이 끼친 영향을 적은 책을 발간하자 슬픔을 이겨내면서 부끄러움과 싸워야 하는 그녀를 응원한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호크할터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그 책을 읽을지 자신하지 못한다면서도 대량 살인을 저지른 이의 어머니를 용서했다고 털어놓았다.
2012년 호크할터는 코네티컷주 뉴타운에 있는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희생자들 가족과 생존자들을 지지하는 공개 연설에 나섰다. 호크할터는 “난 정말로 좋은 이야기들이 알려져 콜럼바인 이후 리틀턴이 했던 일처럼 공동체가 함께 뭉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난 이런 일들을 들을 때 일종의 무력감 같은 것을 느끼며, 도움을 바란다. 난 그냥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녀의 남동생 네이선은 근처에서 나는 총격 소리를 들으며 한 교실에 30명쯤 되는 학생들과 갇혀 있던 일을 지난해 추모 행사 도중 떠올렸다. 4시간쯤 뒤 경찰 특공대(SWAT) 요원들이 그들을 구출했다고 했다. 오누이의 어머니는 총기 난사 6개월 뒤 극단을 선택해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네이선의 지난해 발언 중 일부다. "난 그냥 이 순간을 이용해 모든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25년 뒤에 생존자로서 살아가는 사람이거나 인생의 어떤 대목을 힘겨워하는 누군가이건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은 일임을 알게 했으면 한다. 이런 일들은 파도처럼 밀려오며, 여러분이 손톱만큼도 예상하지 못한 때 여러분에게 닥칠 수 있다. 여러분 모두는 우리 모두가 당신을 위해 여기 있으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