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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방학동안 광주 본가에서 지내던 중 9일 오후 여수에 계시는 버스매니아 카페의 '형이'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었습니다(형이님은 오래 전부터 인사를 드려 왔던 형님이십니다). 또한, 여수로 찾아뵙기 전의 시간을 이용하여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부산을 함께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준비하여 사진 촬영을 하였는데, 여행 중간에 배터리가 다 되어 후반부의 사진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였습니다. 일부 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은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오전 7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의 승차권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출발 한 시간 전 집을 나서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아직은 어둑어둑한 풍경 속으로 이슬비가 내립니다.
대창운수 첨단09번(BH115E)을 타고 터미널로 향하는 길.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한산한 매표소 풍경. 자동발매기를 통해 승차권을 발권합니다.
발권한 승차권입니다. 이때 저의 관심사는 들어와 주었으면 하고 희망하는 DV15T 엔진을 탑재한 BH120F가 들어올 것인지, 아니면 다른 차량이 들어올 것인지였습니다. DV15T 엔진 차량이 들어오면 엔진룸 좌석을 발권한 승객이 없다는 전제 하에 가장 뒷좌석을 이용하고, 다른 차량이 들어왔을 경우에는 예약한 3호석을 그대로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침 대합실의 풍경
이 광경을 본 저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단 한 마디였습니다.
"당첨"
8기통 BH120F를 탑승하는 것은 작년 11월 28일 결혼식 하객 차량으로 이용하였던 97년식 BH120F 뒤로 처음입니다. 이 차량 전으로 고속버스 8기통 BH120F를 이용한 것은 작년 4월 공군 공수기(기종 CN-235)를 이용하여 부산에 갔다가 광주로 돌아올 때 이용하였던 삼화고속 4009호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삼화고속의 새마을호형 시트를 장착한 차량을 보면, 새마을호형 시트 특유의 각지고 단정한(?) 디자인과 회색의 빛깔, 완전 밀폐식의 측면 암레스트가 잘 어우러져 안정되고 품격있어 보인다는 느낌입니다.^^
옆의 승차홈에는 송도 경유 인천국제공항행 광신고속 GRANBIRD SUPER PREMIUM Sunshine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인천공항 노선이 송도를 경유한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차량이 경유를 하는 줄 알았는데, 승차홈 입구에 붙은 공지를 보니 1일 2회만 경유를 하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전주행 금호고속 GRANBIRD SD Ⅱ Parkway 우등 차량입니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터미널 박차장의 풍경. 또다른 삼화고속 BH120F(DV15T 엔진 탑재)가 보입니다.
인천행 금호고속 GRANBIRD HD Bluesky입니다.
수원행 삼화고속 BH120F(DV15T 엔진 탑재)입니다.
고양행 금호고속 GRANBIRD HD Sunshine입니다.
안산행 금호고속 GRANBIRD HD Bluesky입니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고, 제가 타고 갈 차량에 탑승하기로 합니다.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가..
BH120F의 실내 풍경. 새마을호형 시트는, 종래의 우등고속 시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좌석입니다.
다만 작년 9월 서울-포항 구간에서 왕복으로 이용하였던 2009년 제작 동양고속 UNIVERSEXPRESS NOBLE의 최신형 우등 시트에는 새마을호형 시트 이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등받이의 폭은 최대한으로 늘리면서도 인체공학적인 헤드레스트 적용으로 수면시 고개가 옆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 주고, 한편으로 헤드레스트의 양쪽에 스피커를 내장하여 TV 방송시 굳이 전체 음향을 높이지 않아도 편리하게 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시대가 흐르며 버스 차량의 매커니즘 역시 눈부시게 발전해 감을 실감합니다.
뒤에서 바라본 BH120F의 실내 풍경. 새마을호형 시트는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기분이 좋습니다.
엔진룸 좌석. 8기통 고속버스가 주력 차종으로 운영되던 시기는 현재의 3호석이 승객용 좌석으로 운영되지 않던 시절이었던데다가, 개인적으로 8기통 엔진의 구동음을 감상하며 여행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사진 속 오른쪽 창측 좌석만을 이용하였습니다. 최근 모델의 우등고속을 이용할 때에는 무조건적으로 3호석만을 이용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저 좌석을 발권한 승객이 없는 한 실로 오랜만에 엔진룸 좌석에 앉기로 합니다.
엔진룸 좌석 세로로 바라보기
어찌된 일인지 제가 앉으려고 하는 좌석에는 흰 천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1인석 시트
1인석 시트의 뒷모습
1인석 시트열. 작년 여름 새마을호 45석 특실(10042호)의 1인석 시트열을 촬영하였을 때가 생각납니다.
엔진룸에서 실내 풍경 바라보기. 제가 찍은 사진이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앉아 보는 저 좌석.. 군생활을 하면서도, 군입대 직전에도 이 차종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 때는 엔진룸 좌석이 아닌 좌석에 앉거나 45석 차량의 엔진룸 좌석에 앉은 것이 전부였는데(광주->안양 구간에서 전북고속 BH120F를 이용했을 때, 군생활 여행기 참조), 8기통 BH120F의 엔진룸 우등 시트를 이용하는 것은 몇 년 만의 일인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저 좌석에 앉는 저의 마음도 한없이 들뜨고 기뻤습니다.
이날 제가 탄 차량에는 저를 포함하여 총 네 명의 승객이 탑승하였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바라보는 이 구도의 풍경.. 그저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엔진룸의 레그룸.
가능하다면 이 차량이 퇴역할 때 저 시트 하나를 집에서 소장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군생활을 하던 중 두 달 동안 부대 밖 파견대에서 근무를 하며, 파견대 철조망 바로 밖에 위치한 폐차장에서 금호고속 차량에서 떼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우등고속의 새마을호형 갈색 트윈석 시트가 여러 개 쌓여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한때는 저 시트들도 수많은 여행객들의 사연을 싣고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던 때가 있었을 텐데, 그렇게 실외에서 비바람을 맞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에 휑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출발 직전의 조용한 객실 분위기.
뒷쪽 차창으로 바라본 아침 터미널의 풍경..
고등학생 시절 서울에 다녀올 때 이 자리에서 저 풍경을 바라보며 곧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는 기분에 들떠할 때가 엊그제만같습니다.
7시 40분 정시, 웅장한 엔진 소리와 함께 후진하여 출발한 버스가 버스의 숲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서울행 버스를 탔다면 이 사거리에서 사진 속 길로 좌회전을 하였겠지요. 하지만 부산을 목적지로 하는 우리 버스는 조용히 자신의 갈 길을 향해 기수를 돌립니다.
신세계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중. 드디어 출발하였다는 기분에 마음이 좋습니다.
한없이 조용한 객실 분위기. '둥둥둥둥..'하는 DV15T의 숨소리와 반대 차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소리만이 들려 옵니다.
버스가 서광주나들목에 들어서서 가속할 무렵, DV15T의 엔진 구동음을 파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디지털카메라 동영상과 MP4 플레이어의 녹음 기능을 이용하여 녹취하였습니다. 이것 외에도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할 때의 엔진음, 휴게소를 출발하여 변속 및 가속을 할 때의 구동음을 각 녹음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녹취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카메라 동영상 파일
1. 시내에서 저속 주행을 할 때의 영상 및 음향: 19초, 14.9MB
2. 서광주나들목에 진입하여 변속 및 가속하며 고속도로를 달릴 때까지의 영상 및 음향: 3분, 140MB
MP4 플레이어 녹음 파일
1. 위 2번 동영상과 동시에 녹음한 파일, 동영상보다 조금 더 녹취: 3분 9초, 2.91MB, 녹음볼륨 2(재생시 소리를 크게 높여 들을 것을 권장)
2.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할 때의 엔진 구동음: 5분 19초, 4.91MB, 녹음볼륨 5(일상적인 재생 볼륨으로도 충분)
3. 휴게소를 출발하며 변속 및 가속할 때의 엔진 구동음(휴게소 출발 안내방송도 함께 녹음됨): 3분 12초, 2.95MB, 녹음볼륨 5
위 녹취 파일을 원하시는 회원님들이 계시다면, 메일 주소를 알려 주시면 위 파일들을 하나로 압축하여 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전체 메일을 통한 발송의 편의(-.-;;)를 위해 원하시는 파일만을 따로이 나누어 보내 드리지는 못하는 점 양해를 바랍니다. 일괄 발송을 위해 반드시 메일 주소를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좌석에 몇 년 만에 앉아 고속도로를 달리는 이 기분.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었습니다.
BH120F의 엔진룸.
고속도로 주행중 뒤의 차창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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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 바닥에서 DV15T의 엔진 구동음을 녹음하기 위해 수고해 주고 있는 MP4 플레이어입니다.^^
그렇게 임무를 마친 MP4도 그물망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도 좌석을 풀 리클라이닝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의 여유로움..
사진 속으로는 승객이 거의 없는 차량의 한가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만이 보일 뿐이지만, 이 순간에도 DV15T는 용맹스러운 숨소리와 함께 버스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들뜬 마음에 세 시간을 채 잠들지 못하고 집을 나섰더니 차에서 꾸벅꾸벅 졸음이 몰려 왔는데, 잠이 들 무렵 휴게소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저도 잠시 하차하여 바깥 공기를 마시기로 합니다.
제가 앉은 좌석의 번호 패찰
운전석의 풍경
출입문 위에 부착되어 있는 형식승인 패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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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12R22.5 타이어를 장착하였습니다.
SAMHWA EXPRESS
삼화고속 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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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에서 싱글이 된(쓰고 보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 BH120F의 머플러. 이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에도 무릎을 통해 머플러가 뿜어내는 힘찬 숨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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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을 앞둔 노장의 늠름함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 더글러스 맥아더
섬진강휴게소. 2007년 5월 28일, 홀로 광주발 진주행 중앙고속 GRANBIRD HD Sunshine(경기 70 아 5479, 2001년 제작)을 타고 공군교육사령부로 스물다섯살 늦깎이 입대를 하러 가는 길에 들렀다가 이날 처음 다시 찾은 곳입니다. 이등병의 편지라는 노래를 떠올리며 입대하던 그 날의 기억이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예비역이 되어 이곳을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3년이 거의 다 되어 가건만, 이렇게 세월이 흘렀다는 느낌이 드니 군생활마저 하나의 아득한 여행같이만 느껴졌습니다.
2007년 8월 3일, 훈련 및 특기 교육을 모두 마치고 진주에서 광주로 배속되어 오던 날, '손바로크'한 전투복을 입고 더플백 한 개는 등에 메고, 나머지 더플백 한 개는 손에 든 채 후급증을 받아 동기 네 명과 함께 광주로 타고 왔던 차도 입대일에 이용했던 5479호였습니다. 인솔 간부나 기간병이 동승하지 않아 동기들끼리만 오랜만의 자유를 느끼며 희희낙락하면서 이야기를 할 때, 입대하던 날 이 차를 타고 진주에 왔다고 하니 '형, 그거 참 악연(?)이네요'라는 말을 들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차를 그날 다시 만난 것이 반가울 따름이었습니다.
입대하던 날 이용했던 공중전화기. 홀로 입대를 하러 갔기 때문에 휴대전화 등 반입 불가 품목은 처음부터 가져오지 않았고, 저 공중전화를 통해 어머니와 친구 한 명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친구에게 '나 오늘 입대하러 가는 건데도 버스매니아여서 그런지 버스 타고 가니까 그냥 여행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네?ㅋㅋ(억지로 밝은 척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랬습니다.=.=) 군생활도 이렇게 여행하는 것처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ㅋㅋ'라고 말하였더니, 육군 예비역 병장인 친구가 '한번 들어가 봐라. 지금 그 기분 계속 드나.-_-'라고 말하였지요.^^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 우리 차보다 10분 늦게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출발한 서부산행 금호고속 GRANBIRD Sunshine 기존고속 차량이 옆에 서 있었습니다.
이른바 뉴그랜버드라고 불리우는 새 디자인의 그랜버드를 타 본 경험은 작년 7월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 영광->송정리 구간에서 금호고속의 그린필드 모델을 타 본 것이 유일한데, 선샤인과 실크로드 역시 언젠가는 타 보고 싶은 차량입니다.
처음에는 새 디자인의 그랜버드에 좀체 적응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몇 차례에 걸쳐 감상을 거듭해 가니 곡선을 갖추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각지고 든든한 느낌을 주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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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도시는 같고, 들어갈 터미널은 달리하는 두 대의 버스
GRANBIRD Sunshine
햇빛 가리개에도 브랜드 명칭을 새겨 넣은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뒤이어 도착한 동광양발 서부산행 차량.
이제 저도 제가 타고 갈 차량에 오르기로 합니다. 휴게소에 서 있는 세 대의 버스 중, 그래도 저는 이 차가 제일 좋습니다.^^
출입문의 보조석.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9년 Granbird Green Field(EF750 엔진 탑재)를 타고 광주에서 설악산과 에버랜드로 수학여행을 다녀올 때 담임 선생님과 함께 1번 좌석에 앉아 가며, 중간중간 기사님의 말동무가 되어 드리기 위해 사진 속에 위치한 보조석에 앉기도 하였고, 숫제 상자 하나를 뒤집어 놓고 운전석 바로 옆에 앉아 기사님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아직 인터넷이라는 것도 해 본 적이 없었던 비동호회원으로서 세상에서 버스에 관심을 가진 특이한(!?)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 기사님과 대화를 나누며 버스에 관하여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여쭈어 보았던 기억은 고등학생 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뻔질나게 들락거리던 금호고속 홈페이지의 고객만족팀 게시판에서 버스 동호회가 있는지를 질문하는 글에 다음 버스매니아 카페가 있다는 담당 직원의 답변글을 보고 바로 카페에 들어와 게시물들을 읽어 내려갔을 때의 놀라움과 감격,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 날이 어느새 9년여 전의 일이라는 것이 다시한번 감회를 새롭게 할 뿐입니다.
휴게소를 출발하여 부산을 향하는 길. 다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였고, DV15T의 용맹스러운 엔진 구동음을 자장가 삼아 이내 편안하게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꽤 피곤하였던 것인지, 곤한 잠에서 깨어나 보니 부산에 도착한 버스가 고속도로를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7시 40분 정시 출발 부산노포동터미널 11시 정각 도착. 정확히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좀더 오랫동안 버스에 타 있고 싶었는데, 너무 빨리 도착을 한 것 같다는 느낌에 아쉽기만 합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도와 준 버스를 떠나보내며. 퇴역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지금, 이 여행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과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그 마음은 더욱 애틋합니다. 현역을 떠나기 전 다시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디카 배터리 상태가 썩 좋지 못한데다가, 들뜬 마음에 신나게 사진을 찍고 동영상 녹취를 하였더니 벌써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노포동 터미널 하차장, 승차장의 풍경
서울행 동양고속 UNIVERSEXPRESS NOBLE입니다.
동양고속 - 개인적으로, 고속버스 사명(또는 브랜드) 폰트 중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는 글씨체가 동양고속의 디자인입니다. 비단 폰트뿐 아닌 전체적인 도색 역시 동양고속의 도색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한진고속과 코오롱고속이 인수합병되기 전 고속 열 개 회사 중 가장 먼저 우등 고유 도색을 한 곳이 동양고속이었는데, 당시에도 'OO고속'이라는 명칭이 정석과 같았던 시절 '동양고속건설'이라는 이채로운 사명을 폰트 적용하고, 'OO고속 우등'과 같은 우등고속 표기 방법 역시 타사와 형식을 달리하여 사명과 떨어진 뒷면에 '우등고속'으로 별도 표기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는 사명도 바뀌고 도색 디자인과 폰트 표기 역시 초창기와 다소 변화가 있지만, 역시 동양고속의 도색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버스동호인이 아닌 일반 승객인 대학교 선배 형으로부터 '동양고속 차량이 제일 깔끔하고 멋있어 보이더라. 무슨 차량 외부 디자인을 보고 버스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양고속에 가장 호감이 간다'라는 말을 듣고, 세세한 부분까지 기울이는 노력이 얼마나 고객에게 다르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행 금호고속 GRANBIRD HD Bluesky입니다.
청주행 한일고속 GRANBIRD SUPER PREMIUM Sunshine입니다.
박차장의 풍경. 왼쪽부터 순서대로 전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HI-CLASS, 전주행 동양고속 AERO QUEEN HI-CLASS,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역시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HI-CLASS입니다.
광주행 금호고속 AERO EXPRESS HSX입니다.
터미널 대합실의 풍경.
노포동역으로 전철을 타러 내려가니 곧장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객실 풍경. 처음 부산지하철을 이용하였을 때 한 칸의 한 면에 세 개씩 나 있는 문과, 10인석으로 되어 있는 이채로운 디자인에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작사와 내장재 개조를 알리는 패찰.
부산대학앞역에서 하차.
부산대학앞역에서 부산대학교로 가는 길. 작년 4월 공군 공수기를 타고 부산에 온 뒤로 첫 부산 여행입니다.
부산대학교 앞 번화가. 이곳을 걸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학가 특유의 활기를 느낄 수 있어 저도 절로 경쾌해지는 기분입니다.
오늘 부산에 온 이유는 두 개인데, 하나는 삼화고속의 DV15T 엔진 탑재 BH120F를 타는 것이었고(어떤 차종이 들어올지 모르는 복불복의 게임이지만,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를 흥얼거리며 이 차가 들어오라고 주문을 걸었습니다.-_-;;), 다른 하나는 진주비봉식당의 돼지국밥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왼쪽으로 목적지 식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에 있을 때에도 비행기를 타고 먹으러 왔던 국밥, 개인적으로 국밥 중에서는 진주비봉식당의 돼지국밥이 가장 좋습니다.
아담한 느낌의 식당 내부 풍경. 몇 년 전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곳 국밥을 먹으러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문을 닫는 날이어서 절망했던 기억이 있어, 그 뒤부터는 여행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식당에 전화를 걸어 방문하고자 하는 날짜에 영업을 하는지를 물어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하루 전 전화를 걸어 '광주에서 내일 찾아가려고 하는데 영업을 하시는지요'라고 확인을 한 후 고속버스 승차권 예약을 하고 부산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만일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부산을 들리지 않고 형이님과의 약속 시간에 맞추어 바로 광주에서 여수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전화하고 찾아간 사람이라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식당 앞에 도착하여 전면부 사진을 찍을 때 아주머니께서 창문을 통해 이상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시길래 들어가면서 '어제 전화드리고 온 사람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아 그 분! 들어가서 앉으세요.^^'하고 맞아 주십니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진주비봉식당의 돼지국밥. 제가 다니는 학교 앞에 이런 식당이 있었다면 날마다 사먹었을 것입니다.=.=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도 성에 차지 않아 리필을 요청했습니다. 이것 또한 대학생들에게는 반갑기 그지없는 비봉식당의 장점입니다. 말은 리필이지만 거의 한 그릇을 새로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밥과 국물, 고기가 쌓여 나옵니다. 두 그릇째까지 밥알 한 톨, 국물 한 숟갈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운 다음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여수행 버스의 출발 시간까지 다소 여유가 있어서 부산대학교를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5년여 전 처음 부산 여행을 와서 부산대학교를 찾았을 때와는 크게 달라진 학교의 모습에 다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합니다.
부산대학교 대학본부 겸 대학원 건물입니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시 들른 공학관. 뭔가 말할 수 없는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
이 뒤에도 학교를 좀더 둘러보다 여수행 버스의 출발 시간에 여유를 두어 다시 노포동터미널로 이동하였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자동발권기에서 발권한 승차권입니다.
인천행 삼화고속 UNIVERSEXPRESS NOBLE입니다.
광주행 삼화고속 BH120F(DV15T 엔진 탑재)입니다. 제가 타고 왔던 차량의 후속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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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화 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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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래의 원래 행선판 출도착지는 천안일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정돈된 느낌의 실내. 오전에도 타고 왔지만 이 차를 보니 또 타고 싶어집니다.=.=
버스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많은 일반인들로부터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고속버스 시트를 보고 '늠름해 보인다'라는 생각을 한다면 이건 동호인 중에서도 특이한 취미라고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ROYAL CRUISER
4002호 역시 제가 타고 왔던 4114호와 같이 금호타이어의 12R22.5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앞서 출발할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HI-CLASS입니다.
박차장에 서 있는 광주행 금호고속 AERO QUEEN HI-CLASS, 대전행 금호고속 UNIVERSEXPRESS NOBLE, 용인행 경남여객 UNIVERSEXPRESS NOBLE입니다.
UNIVERSEXPRESS NOBLE
왼쪽부터 순서대로 서울행 천일고속 UNIVERSEXPRESS NOBLE, 서울행 금호고속 AERO EXPRESS HI-CLASS, 서울행 중앙고속 UNIVERSEXPRESS NOBLE, 동서울행 금호고속 AERO QUEEN, 인천행 동양고속 GRANBIRD Sunshine입니다.
용인행 경남여객 UNIVERSEXPRESS NOBLE입니다.
...
용인행 차량이 이용하는 1번홈 옆의 예비홈에 서 있는 천일고속 AERO QUEEN HI-CLASS(2005년 제작)입니다. 행선판과 출발 표시기의 시각을 보고 이 차량이 제가 이용할 차량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AERO QUEEN HI-CLASS
우등 EXCELLENT EXPRESS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경고등을 깜빡이던 디카가 더이상 작동되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들었습니다.;;
예비홈의 천일고속 차량에 기사님이 승차하시더니 표시기의 시각을 바꾼 뒤 여수행 홈에 차를 대셨습니다. 고속버스 회사 중 아직까지 천일고속과 한일고속을 이용해 본 경험이 없었는데(인수합병된 회사 중에서는 코오롱고속을 이용한 적이 없고, 한진고속은 2001년 천안->서울 구간에서 BH120H-경기 70 아 5825-를 이용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음), 이번 여행으로써 한일고속이 이용해 본 적 없는 마지막 회사로 남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탑승해 본 천일고속 차량.
저의 자리인 3호석 앞에 서서 실내 구경을 하고 있는데, 사진 속 6번 좌석에 앉아 계시는 아주머니께서 버스에 승차하시기 전 저를 관계자로 착각하고 '이 차 여수 가는 차 맞아요? 지금 타도 되나요?'라고 물어 오셨습니다. 차이나칼라의 검정색 자켓에 양복 바지, 구두를 신은 모습이 언뜻 관계자로 보였나 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예, 지금 타셔도 됩니다'라고 답변해 드렸습니다.ㅎㅎ
고급 옵션을 자랑하는 천일고속답게 2005년식 차량에도 중간 LCD 모니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운전석.
이동우 기사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제가 이용할 3호석 시트입니다.
출발을 기다리며
남해고속국도를 달리던 중 사고로 인한 정체 구간을 만나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습니다. 휴게소에 도착하여 디카를 작동시켜 보니, 마지막 힘이 조금 남아 있었던지 전원이 들어와서 다시 디카로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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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두기는 했지만, 다시 디카로 실내 풍경을 담아 둡니다.
제가 이용한 좌석을 디카로 또한번 찰칵. 이 사진을 찍은 뒤 디카가 다시 꿈나라 여행을 떠나고, 휴대전화가 재활약을 시작했습니다.=.=
여수에 들어선 버스가 터미널 도착을 앞두고 있습니다. 노포동터미널을 14시 5분 정시에 출발한 버스는 여수터미널에 17시 24분에 도착하여 3시간 19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고로 인한 고속도로 정체로 지연이 발생하여 훨씬 장거리이면서 3시간 20분이 걸렸던 이날 오전 광주-부산 소요 시간과 거의 비슷한 시간이 걸렸고, 개인적인 서울-광주 고속버스 최단시간 기록인 3시간 16분보다 3분이 더 걸렸습니다.
터미널에 마중을 나와 주신 형이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형이님의 차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군입대 전 인사를 드리고 처음 뵙는 것이었기 때문에, 실로 오랜만에 만나뵌 형이님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황송하게도 이렇게 비싼 저녁을 사 주셔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저도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가지면 꼭 크게 대접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20시 30분에 출발하는 광주행 직통 차량의 막차는 먼저 떠났고, 21시에 출발하는 직행 차량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타고 갈 광주행 금호고속 GRANBIRD SD Ⅱ Parkway(전남 75 바 1480)입니다. 광주행 직행 차량은 여수를 출발하여 여천, 석창, 덕양, 순천, 순천북부정류소, 광주문화동정류소를 경유하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저녁을 먹은 뒤 터미널까지 함께 나와 주신 형이님께서 광주로 타고 갈 버스의 승차권까지 구입해 주셨습니다. 인사를 드리러 온 제가 정말 무안할 정도로 신세만 지고 가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출발을 앞두고.. 매점들도 이미 문을 닫은 터미널의 분위기는 무척 고요했습니다.
레그룸.
20시 59분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빗속을 뚫고 차분히 광주를 향합니다.
여천, 석창, 덕양을 경유한 버스가 순천터미널 광주행 승차홈에 들어서서 잠시 대기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승객이 순천에서 하차하였고, 기사님도 순천터미널 사원과 흡연을 하러 가셔서 저도 잠시 하차하여 매점에서 바나나우유를 사 왔습니다. 스산한 느낌이 들 정도였던 여수터미널과는 달리, 순천 터미널은 매점이 영업을 하고 있었고 대합실에 승객들도 비교적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순천터미널에 오니, 작년 8월 초 국방부 블로그 기자단 취재 활동과 전역 기념 여행을 겸해서 새마을호 45석 특실을 이용하여 용산->여수->순천 여정으로 철도 여행을 한 뒤 순천에서 광주로 버스를 타고 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망중한을 보낸 버스는 21시 50분 순천터미널을 출발하여 문화동정류소를 거쳐 23시 5분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여수터미널로부터 총 2시간 6분이 소요된 셈입니다.
늦은 밤 한산한 분위기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매표소. 이렇게 오늘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귀가하였습니다.
읽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이 자리를 빌어 형이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여행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광천터미널에 갈땐 항상 사람이 많았는데... 터미널안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쇼핑몰등등이 있어 참 잘되어있죠..
참고로 광주-부산 삼화고속 한때 하클 고정으로 다녔는데 요즘 다시 크루저가 다니더군요. 여담이지만 대체적으로 광주-부산(노포동)보단 광주-부산사상이 차급이 더 좋더라구요.
감사합니다.^^ AERO QUEEN HI-CLASS가 들어왔더라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을 텐데 BH120F가 들어와 주어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금호고속이 노포동보다는 서부산 노선에 신차를 투입하는 것 같습니다.
설명이 자세하시네요. 즐겁게 잘 봤습니다. 전 시외버스 여행기라고 하셔서, 제가 했던 '서울-부산 시내버스 여행기'랑 같은 것인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여행이네요...ㅎㅎㅎ올 여름에 서울-광주 시내버스(시외버스 타지 않는) 여행을 준비중인데, 많은 도움 주셨음 좋겠네요.^^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올려 주신 서울-부산 시내버스 여행기는 저도 잘 읽어 보았습니다.^^ 부산에 이어 광주로의 시내버스 여행을 준비하신다니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고 싶은데, 고향이 광주이면서 광주시내버스에 대해 아는 점이 집 앞을 운행하는 노선 정도입니다.=.=; 그래도 미흡한 지식으로나마 도와 드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후일 올려 주실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