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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초 58회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찾아온
원통1기 선경, 상준, 윤지, 은경과 아이들 졸업식에 찾아갔습니다.
저는 진현, 수빈, 예진, 숙영이에게 쪽지를 썼고
윤지는 겨울방학 활동 함께 한 졸업반 아이들에게 전해줄 편지를 썼대요.
진현이 친척 주행, 근행이와
동네 동생 다빈이, 예진이와 동네 오빠 부경이가 함께 갔어요.
가는 길에 아트 플라워에 들러 아이들에게 줄 꽃 열송이를 찾아갔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 졸업 사진 찍어주세요."
원통팀에게 졸업식장에서 아이의 부모님, 친척이 가져온 사진기나
스마트폰으로 아이들과 가족, 친지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졸업식장에서 만난 아는 아이와 가족에게 축하한다 인사했어요.
친구들과 둘이 있을 때 찍어주거나 졸업장 받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어요.
가족끼리 사진기 가져온 집은 찍어드리기도 했지요.






졸업식 식순이 참 정다웠습니다.
아이 사진이 잘 나온 개인별 피피티 화면과 함께 주는 상장과 졸업장,
지난 담임 선생님들과 6학년 담임 선생님들의 영상 메시지,
후배들이 달아주는 꽃과 밴드부 공연,
선생님들의 아카펠라 공연...
아이 한 명 한 명 개별화해서 상주시는 학교 선생님들 모습에 배울 바가 많았습니다.
제게 큰 공부였습니다.
원통팀은 진현경주 가족과 함께 사진도 찍었어요.
졸업식 끝나고 진현이 아버지께서 원통팀과 다빈, 예진, 부경이에게 순대국 대접해주셨어요.
다빈, 예진이가 "잘 먹겠습니다~" 크게 인사드렸더니
진현경주 어머니께서 예쁘다고 순대를 한접시 더 담아주셨지요.
다빈, 예진이는 원통팀 선생님들과 저에게 순대와 고기를 수시로 꺼내주었어요.
서로 덜어주는 점심식사, 참 정답고 예뻤어요.
진현경주네 덕분에 점심식사 잘 먹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그 날 아이들에게 참 많이 얻어먹었어요.
아이들이 맛보라며 갖다주는 게 참 많았어요.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더 크다는 걸 실감했어요.
주행근행진현이는 5일장 땅콩과자 한 봉지 사와서 나눠줬지요,
다빈경주는 길에서 만난 김나정 선생님(대학생 인턴활동)께 받은 땅콩과자를
안 먹고 가져와 형누나 나눠줬어요.
잘 나누는 모습이 참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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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팀이 와서 그런지 아이들이 같이 있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진현이와 주행이가 아버지 야간근무하시는 날이라 안 계시니
배움터에서 선생님들과 하룻밤 자도 되냐 물어요.
졸업한 날, 그래도 가족이랑 더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원통팀끼리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요.
또 멀리보아 다음 원통팀 후배들을 생각해보아도 신중하긴 해요.
진현, 주행, 근행, 경주 이렇게 넷만 잔다 그러면 같이 그러고 싶은 동생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진현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회장으로서 특권처럼 여길 일이 아니라
다른 동생들까지 배려해 같이 의논해봐야 할 사안이에요.
진현, 주행이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도 회의하여 정하기로 했어요.
주행이가 나가서 동생들을 불렀어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이들과 상의했어요.
"하룻밤 자게 된다면, 가장 먼저 부모님께
대학생 선생님들이 왔다 가는 상황을 설명드리고 허락받는 게 가장 우선인 것 같아.
또 대학생 선생님들도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니
오늘은 배움터 문을 조금 일찍 닫고 선생님들끼리 저녁에 별보러 다녀올 시간을 줬으면 좋겠어.
그러려면 아까 진현, 주행이랑 의논하기를
5시쯤 청소하고 집에 각자 가서 저녁먹고 저녁 9시쯤 다시 만나면 어떨까?
각자 먹을 간식거리는 자기 먹을 것과 나눠 먹을 것 해서 2인분 챙겨오고
짐은 가급적 적게, 잠옷을 입고 와서 간단히 덮을 것만 챙겨서 말야."
하룻밤 함께 자기로 정해진 후
밤에 보낼 일정도, 기상시간도 제 나름의 생각은 있으나
이를 두고 아이들에게 설명하여 의논하고 정했어요.
'12시 정각에 영화 상영'
'기상시간은 학교를 가야하니 집에 들릴 시간을 고려해 아침 7시 15~30분 사이'
'밤에 만나 야식 먹기 전까지 모둠별로 하고 싶은 것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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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고난 후 부경이네 아버지께서
"학생들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있어, 먹여서 보내야지" 하며
큰집에서 보낸 시골 손만두 쪄주신대요.
밥솥에 밥 보시더니 "쌀눈 있는 걸로 밥해먹여야지!" 하고
햅쌀을 집에서 담아와 밥해주셨어요.
오자마자 부경이 아버님 인정을 실감하는 원톰팀, 푸짐하게 잘 먹었어요.


저녁 차려주시며 시골팀 합동수료식 가있는 동안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움터 문이 열렸는데,
그 때 다빈이가 알려주어 다행이라고 다빈이를 옆에 두고 칭찬을 한참 하셨어요.
"내가 얘네 갓난 애기 때부터 키웠지!"
다빈이가 부경이네 아버님을 '큰아빠'라 부르는 게 이럴 때 더욱 실감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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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팀과 별보러 진부령 쪽으로 다녀왔어요.
원통에서 지내는 동안 미시령과 한계령 다녀오고
이번에 놀러와 진부령을 갔으니 인제군에 접한 세 개의 령을 다 가본 셈입니다.
춘천 별관측소 김호섭 선생님께서
"2012년 들어 바람 적고, 습기 적어 이렇게 별이 잘 보이는 날은 드물 겁니다!"
하고 감탄하실 만큼 토요일 밤하늘이 깨끗했습니다.
화진포호 가는 길 어느 공터에 차 세워두고
자동차 본넷에 기대 누워 별을 한참 바라보았어요.
황홀하리 만큼 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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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 돌아와 아이들과 자유로이 보냈어요.
저는 주행이가 추천한 폴라 익스프레스 영화 상영할 준비할 동안,
상준이와 몇몇 아이들은 체육공원에 산책 다녀왔지요.

진현경주네 옥수수, 고구마
유민, 병희, 광희네 과자
윤지가 인사만 드렸는데 한 손 가득 주신 에이스마트 베이커리 빵,
재니다빈이가 가져온 단감...
아이들이 각자 가져온 풍성한 간식을 앞에 두고 나눠먹었어요.
간식먹고 정리하고 각자 이불펴고 누워 영화를 봤어요.
부른 배에 따뜻한 바닥, 옆에는 좋아하는 사람과 누워있으니 스르륵 잠이 들게 마련이에요.
영화 끝나도록 잠이 안 들었던 유민이는
동생들이 놀다 둔 체스판마저 치우고서야 잠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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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아이들과 이부자리 정리하고 씻었어요.
졸업한 6학년 빼고 나머지 학년은 종업식하러 학교 가는 날이래요.
"형, 이거 먹어"
광희가 어제 가져온 남은 과자 어떻게 하냐 묻더니 돌아다니며 형, 누나들에게 쥐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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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잠깐 기다려보세요."
피터팬 방 안에 들어가 쓴 다빈, 경주, 부경이의 손편지 고맙습니다.
재니는 "선생님 이거 잘라가세요." 하며 롤링페이퍼 같은 모음편지를 써놓고 갔어요.
갈수록 따뜻하고 정많은 원통 아이들한테 고마울 때가 잦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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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에 늦도록 남은 상준, 은경이와 한계령 휴게소에서 아침먹고 주전골 트레킹 갔어요.
한계령 계곡을 바라보며 먹는 아침이 참 낭만적일 것 같은데
휴게소의 댄스 음악과 안 어울려 하하 웃으며 먹었어요.


얼음길이 그대로 남아있는 주전골을 거닐었어요.
바위에 누워 쉬고, 걷다가 멈추어 산과 계곡을 바라보고 돌아와 오색약수도 한모금 마셨어요.
좋은 이들과 걸으니 평안했습니다.

속초해수욕장 들렀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준, 은경 배웅했어요.
한 사람 한 사람 배웅하는 마음이 애틋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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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팀이 오니 좋은 곳 함께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아이들 졸업식 여럿이 축하하러 가니 정다웠어요.
좋은 이가 다녀간 여운이 좋은 기운으로 제게 남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물어보고 의논하고...
그렇게 자라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