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TV 드라마를 만드는 전문 제작자로 남고 싶습니다."
'아이리스'에 이어 '아테나:전쟁의 여신'을 만들고 있는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46) 대표는 영화계 사람이다.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 등 이른바 '가문' 시리즈로 유명하고 최근에는 '포화 속으로'를 제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200여억원이 투입된 대형 드라마를 만들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리스'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 제작진이 바짝 긴장한 채 촬영했다"며 "좀 더 자유로운 작업을 위해서 연출자와 작가 모두 영화계 사람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아이리스'는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볼거리로 먼저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아테나'에는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를 세 명의 연출자 중 한 명으로 영입해 차원이 다른 영상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 ‘아이리스’와‘아테나:전쟁의 여신’제작자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아이리스'는 현재 15개국에 수출됐고 일본에서는 지상파 방송 TBS를 통해 방영됐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방송사들과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아테나'도 방송사측은 총 제작비의 4분의 1 정도 금액만 저희에게 지급했어요. 우리는 방영권만 방송사에 판 셈이죠."
그는 이번에 왜 '아이리스'를 방영했던 KBS가 아닌 SBS를 선택했을까?
"KBS와는 아무런 교섭이 없었어요. 이번 드라마가 '아이리스'의 번외편이니까 아예 다른 방송사에서 대중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이리스2'는 또 KBS에서 방영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는 '아이리스2'에 대해서도 명확한 계획이 있었다. "2011년 가을쯤 촬영을 시작해 2012년 봄쯤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했다. 아직 유동적인 건 '아이리스' 마지막 장면에서 사망한 김현준(이병헌)의 부활 여부다.
"김현준이 꼭 죽었다고 볼 수는 없죠. 다소 여운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병헌이와 함께 김현준을 어떻게 되살릴지 논의한 적도 있어요. 그 설정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면 병헌이가 다시 주인공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아요."
'아이리스' 후속작 '아테나' 13일 첫선… 무엇이 다를까
비밀조직 존재 처음부터 공개…
나오는 정보기관은 전편과 비슷
비밀조직 존재 처음부터 공개… 나오는 정보기관은 전편과 비슷
한국이 개발한 신형 원자로 건설기술 둘러싼 다툼 그려… 뉴질랜드·하와이에서도 촬영
작년 말 시청자들을 흥분시켰던 첩보 액션드라마 '아이리스' 신드롬이 재현될 수 있을까? SBS TV 새 월화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이 13일 첫선을 보인다. '아테나'는 작년 12월 최고 시청률 39.9%를 기록하며 미국 드라마 못지않은 영상미와 긴박감을 선사했던 KBS2 TV '아이리스'의 후속작, 엄밀하게 말하면 '아이리스 1.1'판이다. 전편 '아이리스'의 시즌2는 별도로 제작될 예정이고 이번 '아테나'는 '아이리스'의 '번외편'이다. 어찌 됐든 네티즌 사이에서는 '아이리스'의 외피를 뒤집어쓴 '아테나'에 대한 질문 공방이 한창이다. '아이리스'와 '아테나'를 비교해봤다. ◆같다①=같은 시대, 유사한 정보기관
'아테나'는 '아이리스'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제작 관계자는 "'아이리스'와의 연속성을 위해서 같은 정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다"고 말했다. '아이리스'에서 대통령을 연기한 배우 이정길이 1회에, 북한 공작원 '김선화'로 출연한 배우 김소연이 20회에 출연한다. '아테나'의 배경이 되는 국가 위기 방지기관 NTS(National Anti-terror Service)는 '아이리스'의 주인공들이 일하던 국가안전국 NSS(National Security Service)의 산하기관이다. 여신 이름으로 드라마 이름을 설정한 것도 유사하다. '아이리스'가 '무지개의 여신'이었다면 '아테나'는 '전쟁의 여신'이다.
- ▲ 13일 첫 방송되는 SBS TV 월화 드라마‘아테나:전쟁의 여신’(윗쪽)과 40%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첩보 액션 드라마의 모델로 떠올랐던 KBS2 TV 드라마‘아이리스’(아래쪽).‘ 아이리스’의 번외편으로 제작된‘아테나’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주인공 김현준(이병헌)과 이정우(정우성)가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점은 비슷하다. 현준은 7살 때 과학자였던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고아원에서 자란 아픔을 지닌 인물이고, 정우는 아웅산 테러 때 순직한 대통령 경호요원의 아들이다. '아이리스'에서 김현준과 최승희(김태희)의 로맨스가 돋보였다면 '아테나'에서는 이정우(정우성)와 윤혜인(수애), 손혁(차승원)과 한재희(이지아) 두 커플을 만날 수 있다.
◆다르다=조직의 정체
조직의 존재가 최후에 밝혀지는 '아이리스'에 비해 '아테나'는 시청자에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다르다. '아테나'에서는 손혁이 중심에 있는 비밀조직의 존재가 초반부터 드러난다. '아이리스'는 주인공 이병헌이 마지막에 암살되면서 조직의 정체는 미궁에 빠진 채 끝났다.
또 주제 면에서도 다르다. '아이리스'가 남북 간 핵 문제를 다뤘다면, '아테나'는 한국이 개발한 신형 원자로 건설 기술을 둘러싼 다툼을 그렸다. 국내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촬영이 진행된다.
◆그리고 더 있다='카메오' 추성훈
'아테나'에는 다양한 카메오들이 등장한다. 첫 회에는 이종격투기 선수인 추성훈이 국정원 요원으로 출연해 손혁(차승원)과 일전을 치른다. 가수 보아, 배우 이보영과 진구 그리고 개그맨 김병만도 등장한다.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아테나' 조직과 NTS 조직원들의 격투 장면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 장면은 인천대교에서 촬영한다. 제작진은 "'아이리스' 때보다 30억원 정도 제작비가 더 들었다"며 "영화 '원티드(wanted)'에서 사용된 HD 카메라 '레드 원(Red one)'을 사용해 역동적이고 웅장한 화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테나' 책임프로듀서 SBS 김영섭 PD는 "해외 촬영지를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하와이 등으로 넓혔다"며 "'아이리스'보다 완성된 영상과 역동적인 액션을 연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