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입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또 내일을 기약하는 것이 순서일진대 뭔가 가슴 속 한 구석에 미진한 것이 남았었던가
그저 상대적인 감상이런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살아 온 날들보다 남은 날이 머지 않은 걸 알기에 그런 것도 아닌 듯 한데 무엇이 억울(?)한가 자신에게 물으며
실소 또 실소, 피식 웃어 넘긴다고 뭐라 할 사람이 없지요.
이런 핑게로 겸사 해 [왜 사는가?] [어떻게 살지?] 같은 철학적인 추구도 마다하지 않게 하는 그런 삶이 내 곁에
있어 또한 행복이랍니다.
어제 출발해 남도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놀러 간 건 아니고 작은 일이 있어 찾었지만 언제고 전라도 지방으로 갈 일이 있다면 콧소리 빵빵~ 즐겁게
다녀 온다고 내심 즐기는 편이지요.
평생의 역마살이 지금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 시장 속 사람들 소리 등등이
언제나 친근하게 내 마음에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소리들이 가슴에 담아 질 때 느끼는 상대적인 희열이
찾는 마음과 동화되어 새로운 전율을 느낄 적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행복이고 살아 숨 쉬는 이유입니다.
힐링에 관련하여 먹거리 찾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남도의 음식문화는 내 입맛에 조금 강하기는 하지만 그 맛과 집집마다의 향은 가히 놀라우리 만치 다가오니까,,,ㅎ
광양을 지나며 광양불고기, 순천을 지나며 진달래식당, 여수의 한상차림,,, 굳이 거창하지 않더라도 여객선터미날
부근 시장의 어느 식당을 가도 맛난 백반이 준비되어 있지요.
예전엔 주머니가 가벼워도 간단히 잘 먹을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백반 한상도 일금 만원.
세상의 다른 물가들이 뛰는데 서민의 음식이라고 정지할 수 있나요 그저 그러려니 수긍할 밖에...
혼자서 시키려니 요즈음은 [2인분 이상] 이라는 팻말이 식당마다 유행처럼 많이 있어 옛같지 않게 정 없어 보이나
이 또한 살림살이와 관련되는 부분일테니 따질 수 없는 부분이라 백반 한상을 시켰는데 어항인지라 곁들이 생선국
하나로도 밥 두 그릇 뚝딱 할 그런 맛입니다.
"ㅎ 이러니 내가 여기를 좋아하지!" 이렇게 오후 2시가 넘어 늦점심을 챙깁니다.
옆으로는 돌산대교가 있고 항구는 소리 없이 번창한 듯 오가는 배 줄줄이 보이는가 하니 하늘엔 케이블카가 줄에
주렁주렁 매달려 "나 잡아 봐라" 하는 듯 달려 갑니다.
어시장을 한 바퀴 돌아 발품을 팔다가 밥은 먹었으니 일단은 저녁 거취를 정하는 것이 순서일 듯 해 바닷가 선소로
방향을 잡습니다. 거기에 가면 저녁과 아침을 때울 수 있는 [나만의 찾는 곳]이 몇 집 있으니,,,
별 다를 것 없는 바닷가 풍광입니다. 옛 시절에 여기서 배를 만들었기에 선소라 부른답니다.
아마도 왜란과 관련이 있는 부분인 듯 하네요.
언젠가는 이 부근에서 실뱀장어를 잡는 사람들이 많아 그도 한 구경꺼리였던 바 지금은 전등을 비추며 찾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도 자연의 피해와 함께 사라진건가~ㅉㅉ
아침에 일어 나 간단하게 해장국 때우고 오전 약속은 점심 전에 끝나 천천히 귀가준비를 서두릅니다.
특별나게 준비할 것 없는 내 몸만의 여행, 월드컵축구 때문인가 설잠을 잔 듯 조금은 피곤해 돌아 가는 길은 샛길로
빠지지 말고 바로 직행길을 선택하기로 하며 차에 몸을 실어 출발합니다.
통영김밥도 먹고싶고 남해 멸치회도 그저 생각만으로 때우면서,,,
창원에 도착해 마산어시장으로 가 즐겨 찾는 작은 식당을 찾아 물메기탕을 시키면서 이틀 일정을 마감하지요~
이렇게 만추의 간단한 여행을 마친답니다.
또 다음의 행선을 기대하면서~
세 암 / 김 영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