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28일(토). 철도노조가 구조개혁 입법의 연기를 요구
하며 이른 새벽 4시를 기해 총 과업에 나섬에 따라 서울을 기점으
로한 인천, 수원, 분당, 의정부등수도권 전철 전노선은 출퇴근 대란
을 맞고 있다
.
예전보다 20분 일찍이 집을 나서니, 京仁 전철 중간역 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이루고 있고, 차내는 발디딜 틈 없는 혼잡
으로 여기 저기서 비명과 아우성이다.
다행인 것은, 전국에 걸처 있는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잠시 비켜가
하늘은 더 없이 맑고 주변 산하는 짙푸른 녹음으로 우거져 국토순례
를 겸한 산행객의 마음을 저으기 안도 시켜 준다.
모두 16명의 산우들(서울 9명, 인천 7명)은 위로와 안부의 인사를
나누며 15분 늦게 사당역을 출발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충북 제천시
소재 청풍문화재단지와 월악산 덕주사 그리고 미륵사지를 답사키
위한 국토순례 여정에 오른다.
참석인원의 면면은
서울 : 田河鎭 등반대장을 비롯 金泰秀, 朴年培, 손관순,
송炳五, 李永圭, 李讚鎬, 李熙培, 曹圭然 등이며
인천 : 吳秉益 회장과 鄭明燮 총무를 비롯 宋相鎬,
李미현, 李潤榮, 全永德과 筆者이다.
한편 鄭石宮 산악회장은 오늘이 마침 돌아가신 아버님의 49제라
제를 마친후 숙박지에서 회동키로 하였다.
장마와 가내사정 등으로 참석률이 약간 저조한 편이나 차내는
화기애애한 담소가 이어지고 새로운 여정의 기대감에 부푸러저
있다.
12시 정각. 여주휴계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2002년 12월에
개통된 중부 내륙고속도로 여주-충주구간을 신나게 달려 나간다.
새파란 푸른 하늘에는 하얀 뭉게 구름이 둥실둥실 떠있고 새로
개통된 중부 내륙고속도로의 아름다운 주변 산세는 포근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오후 1시 10분. 충주 인터체인지를 빠저 나온 일행은 충북
제천에 있는 청풍문화재단지 탐방을 위해 송계/단양쪽으로 방향을
잡고 충주호반을 따라 나아가다가 도로변에 있는 "어부네 집"
옥호가 특이하게 눈에 띄어 이곳에서 오찬을 하기로 하고 차에서
내린다. "어부네 집"은 쏘가리/메기 매운탕 전문집이다. 매운탕
하면 쏘가리가 제격이지만 지금은 禁魚期라 맛 볼수 없고 대신
얼큰한 메기매운탕 별식으로 미각을 달래려 한다.
포만함으로 가슴 뿌듯한 산우들은 36번 국도를 따라 진행한다.
오른쪽으로는 월악산의 아름다운 산자락이 연이어 지나가며 장마철
을 맞아 미리 물을 방류한 탓으로 만수된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움
이 남지만 너른 충주호반이 가슴을 시원하게 적신다.
오후 3시 10분. 일행은 SBS 특별 기획 드라마 "대망"의 세트장
으로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활동과 경제 상황을 재현한 촬영장이
기도 한 청풍문화재단지에 들어슨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소재지에 위치한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호를
굽어보는 망월산성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청풍은 남한강 상류에
위치하여 삼국시대부터 수운이 크게 발달한 곳으로 문물이 번성하여
고려 충숙왕(1317년)때에 군으로 승격되고 조선조 현종 원년(1660년)
에는 "명성왕후의 관향"이라 하여 도호부로 숭격되는 등 역사문화의
뿌리가 깊은 고장으로 많은 문화유적이 간직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1978년에 시작된 충주댐 건설로 인하여 5개면 61개마을
3.301가구 18.693명이 정든 곳을 떠났으며, 청풍의 옛날 화려한
이름만을 남긴채 많은 문화재가 물에 잠기게 되자 이를 원형대로
보존하기 위하여 1983년부터 3년여에 걸처 현재의 위치로 이전
복원하였다.
이곳에는 보물 2점(한벽루, 청풍석조여래입상), 지방유형문화재
9점(팔영루, 청풍향교, 응청각, 고가 4동등), 비지정문화재 42점과
생활유물 1.900여점등이 전시되어 옛선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으로서 역사문화의 산 교육장이기도 하다.
특히 청풍문화재단지가 위치한 물태리에서 제천까지 약 10km구간은
청풍호반 조성시 아름다운 금수산 5부능선 상으로 만들어진 구불
구불한 도로로, 이곳을 달리면 한편에는 금수산의 기암괴석이
보이고 아래로는 청풍호반의 물이 드리워저 있어 주변경관이 빼어난
한편의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오후 3시 50분. 일행은 월악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덕주사와
미륵사지를 향하여 청풍문화재단지를 떠난다. 가차운 곳에서 보는
월악산의 모습은 기기묘묘한 산세가 창검같이 날카롭게 이어저 있어
보는이의 마음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그 유명한 송계계곡으로
들어선다. 지난 장마로 계곡을 가득 메운 청류옥수가 시원히 흘러
충주호로 흘러든다. 주변풍광이 빼어난 송계계곡에는 월악 8경으로
불리는 월광폭포/수경대/척소대/ 팔랑소 등이 있다.
송계계곡 도로변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우들은 1.1km 상거에 있는
月岳山 德周寺를 향하여 냉골계곡을 걸어 오른다.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586년)에 창건 되었다. 창건 당시에는 月兄山 月岳寺
였으나 신라 경순왕의 따님으로 마의태자의 누이 이기도한 德周公主
가 신라 국권회복을 위하여 높이 15m의 거암벽에 자신의 얼굴을
닮은 마애미륵불(보물제406호)을 조성 하였다고 하며 후에 산의
이름을 월악산으로, 절의 이름을 덕주사로 개명하여 오늘날 까지
이르고 있다 한다.
산우 몇몇은 대웅전에서 합장, 시주를 마치고 내려온다. 귓전을
때리는 폭포수 소리를 뒤로 하고 삼삼오오 모여 정다운 이야기
나누며 산사를 나온 일행은 망월사지를 가기 위하여 차에 오르려
는데 마침 鄭石宮 회장이 이곳에 도착하여 산우들과 기쁜 재회의
인사를 나눈다.
시간은 오후 6시. 일행은 중원 미륵사지에 도착한다. 1987년
사적 제317호로 지정된 미륵사지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에
있다. 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에 걸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미륵사지는 보물 제95호인 5층석탑과 보물제96호인 높이 10.6m의
석불 입상이 있다. 1千여년 풍상에 시달렸는지 불신은 이끼옷을
입었으나 얼굴만은 옛 모습대로 환하고 깨끗하기 그지 없다.
마의태자의 망국의 한이 서려 얼굴부분만 이끼가 끼지 않았다는
설이 있다고 전하며 덕주사 마애미륵불과는 서로 먼거리에 떨어져
았지만 남북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고 한다.
5층 석탑 아래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석귀부(石龜趺)라는 거북
바위가 눈길을 끈다. 길이 6.05m, 높이 1.8m나 되는 거대한 돌
거북으로 우리나라 어는 돌거북보다 최대 규모이다.
오후 7시.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친 일행은 월악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감나무 집"에서 여장을 풀고 즐거운 저녁시간을 맞는다.
오늘의 마침 요리는 꿩요리(샤브샤브)이다. 충주시 상모면 사문리
169-1번지내에 있는 "감나무 집"은 3층 규모의 아담한 건물로서
민박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도 갖춘 최신식
식당이다.
주인 아주머니의 인상도 깨끗하고 단아하다. 7가지의 다양한
종류로 선보이는 꿩요리 샤브샤브를 해발 600m 고지에 있는 월악산
산정에서 맛보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鄭회장의 건배제의에
"우리 산꾼들의 건강을 위하여"로 화답하면서 국토순례의 첫날은
이렇게 마감이 된다.
첫댓글 재성형의 실감나는 기행문을 읽고나니 나도 여행에 동참한 기분이구려.일일히 적고 재구성하여보는이로 하여금 기쁨을 누리게 하니 감사할 뿐이로소이다.
김형의 기행문을 읽으니 2차로 여행한 기분이 드느데...잘 읽었읍니다.
자세히 글 올리느라고 수고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젊은 노인들 풍류가대단합니다. 재성이형의 글묘사가 더욱 멋지게 비춰지는것이 화려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산! 또 수고 했소이다
잘 읽고 가신다 하니 지산의 마음도 한 없이 기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
잘 읽고 가신다 하니 지산의 마음도 한 없이 기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