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르던 소리가 들리며 무령은 침묵을 깨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당황한 준호가 고개를 돌리는 사이 무령의 주먹은 준호의 정면을 파고들었다. 준호는 재빨리 오른 손바닥을 펴고 오른 팔목을 왼손으로 잡아서 받치고 무령의 주먹을 받아냈다.
"으윽"
준호의 입술을 비집고 외마디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아무리 공력으로 보호했다고 했지만 무령의 엄청난 힘에는 밀렸다. 오른팔 어깨가 빠져버릴 것 같았지만, 준호는 고통을 참고 재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한 시간 전에 다친 오른쪽 어깨가 계속 욱신거렸다.
무령은 무심한 표정으로 준호를 바라보았다. 언 듯 보기에는 괜찮은 듯 보였지만 그의 오른팔은 전보다 더 내려가 있었다. 무령은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정말... 4m의 거인이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빠르게 움직이다니요, 대단합니다. 무령 선수! 절 때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현현일로가 정말 빠르게 움직이는 무령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준호는 빠르게 움직이며 한방을 먹이는 무령에게 계속 당했다. 물론 준호는 무령의 공격을 맞지 않고 모두 방어해냈지만 그럴 때마다 그의 몸엔 점점 데미지가 쌓여갔다. 무령의 몸놀림은 워낙 빨라서 준호의 눈은 무령을 따라가지 못해서 생긴 결과였다. 여러차례 준호를 공격해서 재미를 본 무령은 다시 서 있다가 갑자기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준호도 당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두 팔에 8성 공력을 끌어드린 후 허공을 향해 두 팔을 휘저었다.
"퍼엉"
허공을 찢은 폭팔음과 함께 주변의 공기가 폭풍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때문에 준호에게 달려들던 무령이 바람에 잠시 주춤했다. 절호의 찬스가 오자 이우혁 캐스터는 벌떡 일어서서 아예 악을 썼다.
"준호 선수!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번에 결정타를..."
그러나 준호는 이우혁의 기대와 어긋나게 공격 대신 훌쩍 뛰어서 뒤로 물러났다. 이우혁 캐스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현현일로는 뭔가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준호를 바라보더니 말을 꺼냈다.
"준호 선수... 아까 사용한 술수가... 정말이지 소황제 이현암 선수가 쓰는 태극기공의 폭(爆)자결과 비슷합니다. 아니 거의 똑같은데요... 설마... 장준호 선수... 태극기공까지 익힌건가요?"
현현일로는 해설을 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준호를 보고 내심 크게 놀랐다.
'저 녀석... 번자권에 형의권, 택견, 혈도술, 약 60년 수위의 공력,... 정말 고급 경공술... 그리고 태극기공... 도대체... 17세의 소년이라기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능력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녀석이지?'
잠시 생각에 잠겼던 현현일로는 갑자기 커진 이우혁 캐스터의 목소리에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이우혁은 점점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준호 선수의 눈이 붉어지고 있습니다. 장준호 선수, 두 눈에 핏발에 섰어요!"
관중들은 모두 놀란 소리를 질렀다. 준호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피를 쏟을 것 같이 붉어지며 흰 눈자위엔 핏발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준호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마안(魔眼)... 빨리 끝내지 않으면 불리해..."
준호의 눈이 핏발이 서서 붉어졌지만 무령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똑같은 방법을 계속 쓴다는게 치사하게 보였지만 어쩔수 없었다. 이건 억만금을 줘도 질수 없는 경기였다. 무령은 스스로를 위안하며 준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럴수가..."
무령이 짧은 신음성을 질렀다. 준호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그의 공격을 아주 가볍게 피해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자신의 머리까지 도약한 후 자신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워낙 빠른 동작이어서 무령은 반격을 하지 못하고 두 팔을 들어 준호의 주먹을 막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준호의 주먹엔 힘이 전혀 실려있지 않았다. 그러나 무령이 그 이유를 알게 되는데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으헉"
분명히 준호의 주먹을 막았는데도 무령의 얼굴은 단박에 붉게 변하면서 코에선 코피가 터져 나와 얼굴을 붉게 적셨다. 얼굴이란 좁은 면적이 가해진 엄청난 충격에 무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준호는 두 눈에서 섬뜩한 핏빛을 내면서 무령에게 달려들었다. 준호는 다시 도약해서 번자권의 수법 중 팔꿈치로 무령의 머리를 다시 한번 가격했다. 무령은 잠시 전투불능상태에 빠져 휘청였다. 준호는 이 순간 온힘을 모아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준호는 가볍게 착지한후 다시 새털처럼 날아올랐다. 준호의 양주먹이 다시 한번 무령의 양 볼을 강타했다.
"커헉"
무령의 입에서 거친 소리와 함께 선혈이 뿜어졌다. 준호는 몸이 떨어지기전 몸의 중심을 앞으로 옮기면서 오른 주먹에 9성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주먹은 정확히 무령의 가슴, 심장부분에 작렬했다.
"콰아앙"
준호의 주먹이 무령의 가슴에 작렬하는 동시에 엄청난 폭음이 일어나더니 무령은 주욱 밀려가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령은 쓰러진 채로 매우 가쁜 숨을 내쉬었다. 잔인하게도 준호가 급소인 심장부분을 엄청난 힘으로 가격한 탓이었다. 준호는 지금껏 강한 힘으로 무령의 급소만 공격했다.
"헉, 헉, 헉"
"대단하군... 기대 이상이야..."
벨제뷔트가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TV속의 준호를 지켜보았다. 아스타로트는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흐흐흐... 정말 엄청난 놈입니다. 거인족 무령, 저 녀석을 상대로 저렇게 싸우다뇨... 급소만 공격하는 것만 봐도, 그 증오나 잔인함이 여실히 드러나죠... 흐흐흐... 정말 잘 골랐습니다."
"그래, 정말 자네의 판단이 옳았어, 맘이 아주 쏙 들어, 하하하"
벨제뷔트가 실로 오랜만에 호탕하게 웃었다. 계속 기분 나쁜 웃음만 흘리던 아스타로트도 따라 웃었다. 그때 이 어둡던 방에 한줄기 빛이 들어왔다. 문은 잠시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문 앞에는 블랙엔젤이 서있었다. 블랙엔젤이 들어오자 벨제뷔트는 웃음을 그치고 다시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냐? 블랙엔젤"
들으면 짜증이 먼저 날 벨제뷔트의 말투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엔 생기가 감돌았다. 아스타로트는 분명 좋은 소식일거라고 직감했다. 그녀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현재 토너먼트 도박을 위해 빌려줘서(사채) 얻은 돈을 모두 끌어들여서 토너먼트 도박단 지분의 70%를 확보했습니다. 여기엔 한지애의 힘이 컸습니다."
"됬어, 이 정도면 엄청난 자본은 확보하게 되는거야"
벨제뷔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스타로트가 미덥지 않는 표정으로 한지애에 대해서 벨제뷔트에게 물엇다.
"참 그 여자도 욕심이 많군요... 그녀는 비밀리 자신 소유로 수십개의 사채를 운용해서 떼돈을 벌어들인 것 같던데... 아직 부족한지 우리에게 순순히 협조하더군요. 회장님, 이미 한지애는 마스터를 배신한건데, 우리를 배신하면 어떻하실겁니까?"
"걱정없다. 한지애는 돈은 있지만 힘이 없어, 뭐 나름대로 프로전투사를 모으고 있다만은 1급은 자신의 경호원으로 부리는 세 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2류나 3류다. 그런데 우리에겐 대충 꼽아봐도 1급 전투사가 카오스 일루션과 케레스, 블랙엔젤(프로전투사), 그리고 준호가 있어, 그리고 카오스나 케레스의 수하녀석들도 아주 세다. 그리고 정 안되면 너와 블랙엔젤(이곳의 블랙엔젤)이 나서면 된다. 그리고 그 년도 허튼 짓하면 죽여버려야겠지만, 토너먼트 도박단을 우리 손에 넣기까지는 참아라"
"넷"
아스타로트가 목례를 하며 대답했다.
"아참 그런데 황궁의 동향은?"
"장준후에 대한 견제는 카오스가 암암리에 정신술로 많이 해놓았지만 장준후가 각성한 것 같아서 이제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홍윤기의 견제도 카오스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현암은 현승희를 통해서 흐트러트리고 있는데, 이것은 백호우 이사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케레스의 말로는 누가 시킨지는 모르겠지만 황궁의 경비대장 김희진이 그를 미행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은 순간 벨제뷔트의 얼굴근육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는 곧 화를 가라 앉히고 아스타로트와 블랙엔젤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눈에선 섬뜩한 안광이 뿜어져나왔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아직은 참아야해... 하지만 그 때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준비하라."
아스타로트와 블랙엔젤 뒤는 벨제뷔트에게 허리와 무릅을 굽혀 예를 표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당신의 의지대로 행하겠습니다. 벨제뷔트"
"이제 경기를 지켜보자,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벨제뷔트의 시선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향했고, 아스타로트와 블랙엔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스크린 속의 준호는 조금씩 무령에게 다가섰다.
[말세 경기장]
"아아..."
눈에 무리하게 가하던 공력을 거두자, 준호의 눈앞이 흐릿해짐과 동시에 눈이 뽑힌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준호의 눈이 순간적으로 붉어져 잠시동안 시력을 상실했다. 그 때문에 준호는 결정적으로 무령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여... 여기서 무너질순 없어...'
무령은 두팔과 두발에 힘을 모으면서 마치 먹이를 덮치기 위해 몸을 숙이는 사자처럼 몸을 더욱 웅크렸다. 그는 준호의 공격에 여러 치명적인 급소를 맞았지만 거인화의 힘으로 인해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렇지만 몸의 몇군데는 혈도가 찔렸는지 잘 움직여주지 않았다. 무령은 각오를 다지며 힘을 더욱 끌어냈다. 힘이 모이자 무령은 볼 것도 없이 웅크린 몸을 펴면서 그 반동으로 준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양팔은 활짝 펼쳐져 있었다.
"으으"
준호가 겨우 시력을 되찾았을 때 그의 두 눈동자에는 황소처럼 달려드는 무령의 모습이 흐릿하게 비쳤다. 1시간에 걸쳐 많은 공력과 체력을 써버린 준호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무령의 두 팔에 안겼다.
물론 이 포옹은 사랑의 감정이 실린 포옹이 아니다. 이 죽음의 포옹에는 무령의 강한 증오와 함께 준호를 으스러뜨려 버리겠다는 분노가 실려있었다. 무령의 통나무 같은 두 팔이 준호의 몸을 조이자 그가 고통에 어린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우드드득"
준호의 비명과 함께 뼈가 으스러지는 오싹한 소리가 경기장을 울렸다. 충혈된 두 눈과 불끈불끈 핏발이 선 무령은 마치 악귀같았다. 무령은 괴성을 질러대며 더욱 두 팔을 조였다.
"크아아아아"
"우드드득"
다시 한번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리자 준호의 오른팔이 힘없이 추욱 늘어졌다. 피가 흐르는 준호의 얼굴에도 고통스러운 기색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제법하는데?"
귀검은 대단하다는 듯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는 아직 천장에 매달려있는 파천황검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장검 광룡승천검과 단검 아스카론을 사용해온 귀검은 매우 검에 조예가 깊었다. 그는 파천황검을 흘깃 쳐다봤을 뿐이지만 단번에 파천황검의 여러 부분의 길이에 대해서 알아냈다.
"길이는... 125가량... 그러니까 1미터 25센치 정도 되겠군, 검신이 1미터, 손잡이가 25센치... 검신의 폭은 3센치 흠... 아주 넓은 편이군, 브로드 소드 같기도 한데... 어째 동양적인 느낌이 들어... 쩝.... 중국검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일본것도 아니고... 조선은 아마 환도를 안썼다고 들었는데..."
남들은 경기에 모든 신경을 쏟는데 귀검은 파천황검의 종류를 알아내기 위해 골머리를 썩혔다. 검이라고 하면 거의 전문가 뺨치는 정도 실력을 가진 귀검이였지만 저 특이한 검의 종류를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귀검은 진땀을 빼며 머리를 굴려서 드디어 파천황검의 종류를 알아냈다.
"맞다! 고구려의 맥도, 긴 양날검이니까, 협도구나!"
귀검은 드디어 검의 종류를 알아낸 벅찬 감동에 젖어 희희낙락했다. 귀검은 늦게 들어와서 이미 전문가가 파천황검에 대해서 설명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사실을 모르는 귀검은 즐거웠다.
"시겔... 증장화상...바알..."
귀검은 한번 자신이 패자리그에서 싸워서 이긴 선수들을 손꼽아 보았다. 모두 그들은 미리 무기를 준비했지만 아스카론을 이용한 어검술과 광룡 승천검으로 펼치는 자신의 무상검법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모두 살기등등하게 덤벼드는 귀검에게 한차례 당하고 몸이 칼날으로 난자 당해 경기를 도저히 펼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야 그제서야 심판이 패를 인정했다. 확실히 한번에서 두 번정도의 공격이었지만 두 검에 당하는 거라서 부상이 매우 심각했다. 까닥 잘못하면 귀검의 공격에 죽을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그러나 단 한명만은 큰 부상을 당하고도 귀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그의 이름을 귀검이 되씹었다.
"장준후..."
거의 다 진 경기라서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자비를 베풀었는데 오히려 뒤통수를 쳐서 장외패로 승리를 뺏어간 비겁자, 이게 귀검이 평가하는 준후였다.
비록 자신이 진다고 해도 재미있고, 정정당당하며 져도 뒤끝이 없이 깔끔한 경기, 이게 귀검이 생각하는 토너먼트였다. 이 때부터 귀검은 더 이상 인정을 두지 않았다. 그는 상대가 심각한 부상이라 해도 자신을 향해 덤벼들거나 항복을 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공격했다. 계속 그런 행동을 하자, 너무 한다는 팬들이 생겨났지만, 더 이상 귀검에게 꼬장을 부리려는 선수들은 모두 없어졌다. 그들은 상대가 안될 것 같으면 그냥 경기를 포기했다.
"단판 토너먼트.... 한번 진다면 기회는 없다..."
귀검은 혼자 패자리그의 규칙을 되뇌였다. 패자리그는 단판 토너먼트였다. 단 한번의 패배는 탈락이었다. 그 때문에 패자리그의 선수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적어도 귀검에겐 해당사항이 아닌 듯 했다. 그는 언제나 마냥 즐거웠다.
"에이, 돈주고 들어왔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 귀검"
입장료를 생각한 그는 이제 열심히 경기만 지켜보았다. 그의 눈에도 무령은 전설속의 악마처럼 보였다. 귀검은 이미 한팔이 부러졌는데도 저렇게 버티는 준호가 측은해 보였다. 무령은 더욱 힘을 줘서 준호를 조였다. 그때
"콰아아앙"
준호와 무령 사이에 환한 빛이 인다 싶더니 갑자기 폭팔이 일어났다. 무령과 준호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튕겨져 나갔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모두들 경악했다.
"아! 이게 왠일입니까? 갑작스런 빛과 함께 두 선수 모두 튕겨져나갔습니다. 어떻게 된거죠?"
"저건 태극기공의 마지막 구결, 탄(彈)자결입니다."
"네? 탄자결이요? 아니 그럼 현현일로 해설위원께서는 준호 선수가 태극기공을 완벽히 연마했다는 말씁입니까?"
매우 놀라서 되묻는 이우혁과 달리 현현일로는 차분한 표정으로 그렇다고 말했다.
"일단 경기가 끝난후에 더욱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장준호 선수는 확실히 태극기공을 완벽히 익혔습니다."
둘은 심각한 타박상을 입었다. 둘의 몸은 피투성이였다. 허공에 붕 뜬 준호의 몸이 땅에 가볍게 착지하자 그의 몸이 활처럼 심하게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