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섬 꽃바람이 물결에 실려오면
머리위에 구름이고 맨발로 달려나와
두마리 사슴처럼 뛰고 안고 놀았는데
갑곶진 나루터에 돛단배 떠나던 날
노을에 타버리는데 임금님의 첫사랑
어려서 같이놀던 그리운 강화섬에
흐르는 세월따라 꽃은 피고 지는데
보고픈 그리운 님 언제나 오시려나
갑곶진 나루터에 빈배만 돌아 오네
어디로 가시려나 임금님의 첫사랑
-1975년 TBC "임금님의 첫사랑" TV 연속극 드라마 주제가-
지난 토요일 숭의초등학교 33회 동창회 '추억남기기'팀 친구들과 강화성지와 용흥궁을 다녀왔다.
고향 강화는 일곱 살 때까지 살았었고 여행 삼아 많이 다녔던 곳이었으므로 웬만한 곳은 다 알고있는 줄 알았었는데
조선 25대 철종 생가가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 '용흥궁' 간다는 정보를 접한 후로 드라마 주제가 마지막 구절을 구성지게 흥얼거리다 보니 예전의 영상 한 컷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원범과 양순이의 마지막 이별 장면인 듯 갑곶진 나루터에 서서 손을 흔드는 양순이의 하얀 옷고름이 바람결에 휘날리는 듯 했다.
1975 년도에 들었던 드라마 주제곡이 그 뒤로 한번도 부른 적 없었음에도 자연스레 흘러나오고 그 이별 장면이 생생하게 와 닿는 걸 보니 정말 깊이 각인된 드라마였던 가 보다.
그 이별 장면이 바람결에 실려 아련한 아픔으로 전달되어 오니 마치 내가 양순이가 된 듯 강화도령을 만나러 간다는 설렘으로
그 생가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고 있었다.
어릴 때 할머님 댁에서 살다가 한번 씩 부모님을 만나러 인천을 올 때마다 커다란 배에 버스까지 실려 건너던
갑곶진 나루터...
그곳의 정경이 눈에 선하기에 임금님의 첫사랑 드라마를 볼 때도 그 나루터에서의 이별이 더 애잔한 슬픔으로 와
닿았었는지도 모르겠다.
'임금님의 첫사랑'은 신봉승 작가님 장편 역사소설로 나무꾼 총각이었다가 한순간에 임금의 자리에 올라가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 25대 임금 철종의 이야기를 정사를 바탕으로 그린 내용이다.
24대 헌종이 후사없이 승하하자 더벅머리 총각 이원범이 25 대 왕 철종이 되면서 첫사랑 양순이와 헤어지는 내용인데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 내용이 생각나는 걸 보면 아무리 오랜세월이 흐른다 해도 깊이 각인된 것들은 바위위에 새겨진 흔적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왕위에 앉고서도 평생 양순이를 잊지못하다 생을 마감했던 철종,
그 애틋한 그리움이 그 당시 드라마를 지켜 본 많은 사람들 가슴에 아련하게 남아있기에 철종 생가를 찾는 발걸음 중 같은 느낌을 공유한 많은 사람들을
드라마의 추억 속 공간에 머물게 한다.
유난히 황사가 심한 날이었기에 계획한 곳까지 다 가지는 못했지만 고려성지와 성곽, 최초의 한옥 성당인 성공회도 돌아 보며 아름다운 시간을 만끽한 날이었다.
그냥 한바퀴 돌며 여행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를 새롭게 살피며 다녀보니 더욱 더 의미있는 시간으로 와 닿았다.
하지만 이번 여행길 소감은 임금님의 첫사랑 핀트에 맞춰 포인트가 된 그 느낌만 올려 보기로 한다.
첫사랑이란 그 느낌만으로도 풋풋하게 와 닿는데 특히 이루지 못한 임금님의 첫사랑이라니 더욱 더 애틋함이 묻어나는 듯 하다.
마치 갑곶진 나루터에서 양순이가 된 내가 옷고름이 휘날리며 서 있는 것 같다. ㅎㅎ
그 당시 그 드라마 기억 나시는 분들은 깨어나는 감성을 다독이며 강화나들이 한번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다.
첫댓글 요즘은 일하면서 휴대폰 보기도 어려워서 삶의 이야기방 글을 자세히 읽어보기도 어렵네요. ㅎㅎ
시간 내서 읽어보긴 하지만 시간에 쫒겨 반가운 분들 글에도 댓글을 달지 못하니 송구스럽습니다.ㅎ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인터넷에 떠 있기에 그냥 올리지 말까 생각하다가 행여 저처럼 모르고 계셨던 분들께 안내 차 올려 봅니다.
날씨 좋은 날 강화 나들이 한번 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ㅎㅎ 좋은 날 되세요.^^*
강화도는 머무는 곳이 어디는 다 유적지 입니다.
읍에서 전등사 가는 길목에 있어 예전에는 자주 들렀던 곳 이라서 더 반갑게 읽었습니다.
강화 참 많이 다닌 곳이라 거의 알고있다 생각했는데
철종 생가는 처음 알았네요.
'임금님의 첫사랑'을 기억하면서도 왜 그 생각은 못했던지요. ㅎㅎ
토말촌장 님.좋은 날 되세요.^^*
임금님은 어쩌다가 첫사랑에 실패를 했을까요.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다는데 임금님도 예외는 아니었나봐요.
급 강화에 구미가 땡기네요.
순이님의 여행길 자취를 한번 뒤밟아보고 싶어집니다.
언제 한번 다녀오세요. ㅎㅎ
'임금님의 첫사랑' 제목부터 좋아서 잊혀지지 않나봐요. 아직도 제가 양순이 같다는 착각이... ㅋ
좋은 날 되세요. 베리꽃 님.^^*
산골의 종치는 소녀를 그리워하느라 다른
여자가 눈에 않들어왔을듯...
그러니 첫사랑에 실패를~
저도 그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읍니다.
그리고 강화도령과 양순이의 첫사랑이 있었던
그 용흥궁도 몇 차례 다녀 왔구요.
지금은 그렇게 관광지로 멋지게 다듬어 놓았지만.
한 삼십여년 전 쯤엔 그냥 초라한 집이었어요.
어쩌면 그분도 철종으로 추대받지 않았다면
강화도에서 양순이와 결혼하여
평범한 범부로 행복하게 일가를 이루었을지도 모르는데
구중 궁궐에서 팔자에 없는 임금 노릇하느라
제명까지 살지 못했으리라 생각하니...
그쪽에 가면 두루 두루 돌아 볼곳이 제법있지요.
한옥과 산골 순이님의 현대적인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이십니다. ^*^
감사합니다.ㅎㅎ
삼십년 전 가봤으면 더 좋을 뻔 했어요. ㅎㅎ
시골집 정서가 더 좋더라구요.
하지만 새롭게 정비한 곳도 가 보니 좋더라구요.
잘 읽어주시고 깊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에궁 ~~ 사진 보고 깜짝 놀랏습니다 ..울옆지기 하고 비슷해서 ~~
쌍둥이가 있지나 않았는지 하는 생각을 갖어 봅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쌍둥이로 느껴질 정도라 하시니 사모님 한번 뵙고싶네요. ㅎㅎ좋은 오후 되세요.^^*
그때 그 시절에 시청 했었던 임금님의 첫 사랑 어렴픗이 기억 하고 있네요
당시 드라마 작가로 신봉승님이 인기 였지요 ^.^
신봉승님께서 작년에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임금님의 첫사랑' 기억하시는 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였는데도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ㅎㅎ
산자락 님께서도 기억 하신다니 엄청 반갑습니다. ㅎㅎ 좋은 나날 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는 강화를 참 많이 다녔고 특히 용흥궁과 가까운 고려성지도 몇 번 갔었는데
처음 알았습니다. '임금님의 첫사랑' 애틋하게 봤으면서도 생가 찾아볼 생각을 왜 못했었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늘 아이디 만으로도 평온함을 안겨주시는 혜홀 님. 좋은 나날 되세요.^^*
강화도에서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강화도가
섬인줄 몰랐다는 사람도 있다는...ㅎ~
그만큼 넓은 섬~ (^_^)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교동도로 군복무하러
들어가던 날 , 강화도는 내 마음에 묵직히
들어앉았죠. ㅎ~
ㅎㅎ 적토마 님. '적토마의 첫사랑'도 드라마 제목으로 참 좋을 듯 합니다. ㅎㅎ
해병대 시절, 멋지셨을 것 같아요. ㅎㅎ 행복한 나날 맞으세요.^^*
@산골순이
오케이...화이팅~!!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물보다 사진이 좀 잘 나오는 편이라 그냥 올려 놓습니다. ㅎㅎ
건강 잘 돌보시고 메가폰 잡던 그날의 모습처럼 늘 힘차고 멋진 나날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멋진 서울 댁 같은데
닉이 산골소녀 ㅎㅎㅎ
강화도는 저도 몇번 가보았지만 아직도 그곳은 못가봤네요
다음에는 나도 ㅎㅎ
ㅎㅎ 감사합니다. 산골서 살던 어린시절 기억으로
밀어부칩니다. ㅎㅎ
한번 가보세요. 고려성지와 최초의 한옥 성당
'성공회'등 주변에 보실 곳도 참 많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저도 어릴적 TV에서 보았던 드라마 "임금님의첫사랑" 이 기억납니다.
양순이였지요? 김세윤님이 철종임금으로 나오셨던 드라마인데 저도 어머니와 보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