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역대 시낭송대회수상작 모음집 ‘낭송예찬’ CD 제작 자축회 및 품평회를 끝내고 박재삼 문학관이 있는 노산 공원을 둘러보았다. 노산 공원에는 삼천포앞바다에서 승리 한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서있었다. 비는 여전히 억수로 퍼붓고 있었다. 공원의 끝에 서자 바로 삼천포 앞바다였다. 삼천포 바다도 황톳물이었다. 바람 마저 불어 비줄기가 좌우로 아무렇게나 창 살처럼 꽃혔는데 그 틈에도 삼천포앞바다의 섬들이 보였다. 비에 젖고 있는 섬들은 초록의 나무들만 선명하였다. 등대가 빨간 불을 비추고 있었다. 그 불빛만이 따뜻하였다.
식당은 바로 노산공원 밑에 있었고 따끈한 돌솥 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삼천포 갈치, 삼천포 게장, 삼천포 멸치 볶음, 삼천포 순치젓갈, 삼천포 미역 쌈 등 삼천포 특산물로 포식을 하였다.
“콘도를 3채 빌렸는데 1채만 사용하게 됐습니다.” 김선하 시낭송가의 콘도였다. 방 셋, 2개의 화장실, 넓은 거실이 주인의 고아한 취향에 따라서인지 아담하게 꾸며져있는 콘도였다.
“피곤하실 텐데 일찍 잠자리에 드시지요.”
그러나 아무도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거실에 빙 둘러 앉으니 주인이 감자 지짐을 내왔다. 여러 종류의 음료수가 나왔으나 술은 없었다.
문진섭 사회자가 ‘낭송예찬’CD를 틀었다. 밤은 깊어가고 빗줄기는 멈추지 않았고 나그네들은 시낭송으로 밤을 샐 모양이다.
1. 강강수월래/박두진 시 공혜경 낭송(니크네임 시풍 1999)
2. 가락지/강희근 시 윤정희 낭송(수목 2011)
3.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김용락 시 김선하 낭송 (미소드림 2008)
4. 꽃/이육사 김형숙 낭송(그네 2010)
5.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 시 김연화 낭송(연화 2010)
6. 누구나 혼자이지않은 사람은 없다./김재진 시 전미진 낭송(별하나 2009)
7. 님의 침묵/한용운 시 김종대 낭송(김종대 2008)
8. 목포항/김선우 시 현정희 낭송(소나기2 2011)
9. 불혹의 연가 /문병란 시 서랑화 낭송(소리울림 2001)
10.새 아리랑 /문정희 시 심재웅 낭송(동화사랑 2010)
11.어느 대나무의 고백/복효근 시 정지원 낭송(아베끄뚜아2011)
12.여승/송수권 시 김윤아 낭송(백목련 2010)
13.연엽에게/송수권 시 민정녀 낭송(민비 2006)
14 임진강에서/정호승 시 임항수 낭송(imhs1006 2003)
15 참외설경/조병화 시 서담 낭송(담수 2010)
16 청산도/박두진 시 김서현 낭송(다도천사 2010)
17.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 문진섭 낭송(시소리꾼 2007)
18 금강산/한용운 시 공혜경 낭송(시풍 1998)
“’금강산아!’ 노래가 어찌나 좋은지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시 낭송이 끝나가는데 이 모임에서 제일 연장자인 남편이 말했다.
테너 김철호 님의 노래가 컴퓨터 속에 있었다. KBS의 열린 음악회 6월11일자에 그가 출연하였다. ’금강산아!’와 트란돗드의 아리아 ‘내순도르마’ 두 곡을 불렀다. 턱시도를 입고 한껏 성장한 그는 우리 옆에 앉아있는 현실 속의 인물이 아니라 오페라 속의 사람 같았다. ‘금강산아!’도 좋았지만 ‘내순도르마’는 새로웠다. 멀리 있는 파발로티 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그가 더 좋았다. 테너 김철호는 완벽한 고음의 테너였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태리로 유학 7년을 지내면서, 이태리의 벨칸토를 그만의 소리로 울궈 내었다.
내순도르마! 아무도 잠못들으리!
그러나 곧 모두들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첫댓글 "시를 모르는 건 죄악이야" 라고 시인이 외쳐서인지...요즘은 대통령도 시를 낭독하는 시대 같드라구요. ㅎ
늦은 밤까지 CD로 많은 시 낭송을 듣고,,게다가 투란도트 공주는 잠못이루고,,요즘 창작 뮤직컬로 인기가 많지요.
대단한 가극의 아리아 마저 들으셨으니,,꿈 속에서도 황홀하셨겠습니다 ㅎㅎㅎ
군사정권시절 김종필총리가 '4월은 잔인한 달..' 한마디 하더니 문화정권으로 바뀌더군요.
시가 정객들에게는 그럴듯해보이는건지요.
박재삼시인은 굶기를 밥먹듯 한 모양이던데..
트란도트는 지루하지만 아리아 내순도르마는 좋지요. 파바로티 생각나네요.
CD틀었으니 감상 하세요.
얘야 침나온다 네가말한 반찬들 그렇게 맞있는것들 특히 건강 의 한국음식들 자시고는 시 낭송 했다구? 시인들의 모임이였나? 읽은 시들이 마음에 들었어. 마지막으로 Pavarotti 의 Nessun Dorma 들으면 기맥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