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만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 번 툭 쳐보고도 싶고, 쉽게 놀리고 말도 함부로 하게 되는 사람.
누군가가 괴롭히는 걸 봐도, 아이고 불쌍한 사람한테 왜 그래요 하면서
내가 그보다 나은 사람임을 보여주는데 사용되는, 그런 사람.
그런 모든 전형을 모아서 만든 사람이 아서 플렉입니다.
(요즘 KBS에서는 동백이가 그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별 볼일 없던 인물이 한 도시의 모습을 완전히 뒤집어 놓습니다.
별볼일 없던 그가 실수처럼 저지른 살인 사건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이는 고담시 저소득층의 분노를 대변하는 사건으로 대규모 시위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위는 “조커”의
토크쇼 살인 생방송이 방아쇠가 되어 폭동으로 변하고
고담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범죄의 도시, 무질서의 도시로 탈바꿈합니다.
이번 조커가 기존 조커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범죄 도시에 사는 조커였다면,
이번 영화는 고담시를 범죄 도시로 바꾼 조커라는 것이죠.
이로써 조커는 대기업 총수이자 차기 시장자리를 노리는 토마스 웨인과 어쩌면 같은 지위에 올랐습니다.
고담시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상징이 된 “조커”는 이제 고담시장 따위 우습게 된 겁니다.
조커를 본 일요일을 지나 월요일 뉴스에서 칠레의 폭동 소식을 접했습니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폭발된 칠레 국민들의 분노는 화면상으로
고담시와 너무 닮아 있어 놀랐습니다.
지하철이 활활 불타고 있고 사람들은 슈퍼마켓을 털고, 목청껏 무엇인가를
외치는 듯한 사람들.
고담시는 세계 어디에서나 탄생할 수 있습니다.
조커라는 괴물도 지금 우리 주위의 만만해 보이는 사람이 폭발하면 얼마든지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땅에서도 말이죠.
첫댓글 소울=김효정입니다. 원래 온라인 상에서는 주로 "소울"을 활동명으로 썼는데 모바일에서는 수정이 안되서 이제야 바꿨네요 ^^
아하~~닉넴 바꾸셨군요~~
후기 잘보고 갑니다~~~^^
"범죄도시에 사는 조커가 아닌 범죄도시로 바꾼 조커" 표현이 와닿네요
가장 만만한 사람이 도시를 뒤집어 놓게 되는 원인이
사람들의 사소한 무례라는 것이 묵직한 울림을 주더군요
사실 요즘 우울한 얘기 볼 기분이 아니라 안보려다가 봤는데 보기 잘한거 같아요.
큰 울림과 메세지가 있는 영화는 취향과 관계없이 볼 가치가 있어요 ^^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의를 지켜야 하는 사람에게만 예의를 지킨다는게 맞는 거 같아요.
잭디와 줄거리 배틀 하셔도 되겠네요
짱입니다!!!
ㅋㅋ 이번에 박화영 영화를 30분 넘게 줄거리 소개하시는거 보고 두 손 들었습니다. 그분은 재창조급이시죠!
@소울 그랬나요?!
박화영 에피소드는 아직이라..
들어보고 다시 이야기 드릴게요
안 그래도 마음이 복잡해서 조커 안보려고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마음이 좀 동하네요. 시간 내서 봐야겠어요.~~
볼 가치가 충분해요! 잘만든 영화는 다른 의미로 힐링이 되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