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도 소리도 없는 바람이 남녘에서 불어 와
귓가를 스치고 양복저고리 깃을 펄럭이게 하는구나.
따스하게 온화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가는 바람,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려고 먼 길을 왔을까?
소의 네 발은 자연이고
소의 코뚜레는 사람 손이 간 문화라고 하지.
소가 네 발만 있으면 자유로울 텐데,
코뚜레를 만들어 소의 자유를 속박한다고 장자는 일갈하네.
소는 나 자신을 말함일진대
필수불가결한 것만 가져 살면 그만이지
왜 욕심 부리며 스스로를 괴롭히냐는 뜻이 담겨있는 듯 하네.
불어오는 남풍에는 시원함이 있지만
선풍기 바람은 짜증이 생겨나게 하고..
그래서 루소는
인간들이여! 자연으로 돌아가라! 했는지도 모르겠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는 데는 인색하고
문화 짓기에만 골몰하니 삶의 숨통이 순조롭지 못하나 보네.
그럴수록
달과 별이 떠 있는 하늘도 쳐다보고,
녹음이 짙어가는 산야도 둘러보고
물이 들고 나는 푸른 바다도 보며
마음을 조절하며 살아가세.
자연은 천천히 가라하고
문화는 속도감을 중시하지만
나는 자연을 본받으며 살고 싶네.
왜냐하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므로..[光明]
카페 게시글
세상사는 이야기
소의 네 발과 코뚜레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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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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