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조선독립 만세`를 외치다. - 박우말례(박영자) 여사

[문대식]

 

일제 강점기 동료 학생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며 만세운동을 주도한 여고생 독립운동가에게 광복 66년 만에 대통령 표창이 추서된다.

   주인공은 1919년 당시 광주 수피아여학교에 다녔던 박우말례(1902~1986) 선생.

   박 선생은 '조선독립 만세'를 외치다가 체포돼 징역 8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른 사실이 인정돼 66주년 광복절 포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훈ㆍ포장을 타는 275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가운데 단 2명뿐인 여성 중 한 명이다.

   박 선생의 딸 오동희(83.대전)씨에 따르면 반장이었던 박 선생은 1919년 3월 10일 다른 반장, 여교사와 함께 태극기를 만들어 학교 앞 장터에서 깃발을 나눠주며 만세를 외쳤다.

   일본 경찰에게 적발될까 봐 매일 밤 이집 저집 옮겨가면서 태극기를 만들었던 그였지만 학교 앞 장터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박 선생은 옥고를 치른 뒤 전북 군산과 평양으로 옮겨가며 고등학교를 마쳤으며 평양에서는 훗날 남편이 된 오한길 선생을 만나기도 했다.

   오한길 선생도 군산 영명학교 재학 시절 태극기와 독립을 주장하는 전단을 인쇄ㆍ배포했다가 잡혀가 고초를 겪었으며 1992년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박 선생에게 대통령 표창이 추서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박 선생은 고교 진학을 반대하던 어머니 몰래 '박영자'라는 이름으로 수피아여학교에 입학해 '박우말례'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던 데다 학교 학생부까지 불에 타 독립운동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 선생의 외손자 김환순(50)씨는 2007년 일본에서 건너온 자료를 보관했다는 국가기록보관소에 찾아가 박 선생과 주소가 같은 '박영자'씨의 기록을 확인했다.

   국가보훈처는 "두 번의 현지조사와 함께 경찰청에 '박우말례'와 '박영자'의 지문 조사를 의뢰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 광복절 포상 대상자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외손자 김씨는 "후손들이 독립운동가 외조부모를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랜 시간 노력했다"며 "뒤늦게나마 할머니의 독립운동 활동이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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