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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무아미타불 원문보기 글쓴이: 남형
* 가을은... *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어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이 시대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낮 동안은 바다 위의 섬처럼 저마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우리가
귀소의 시각에는 같은 대지에 뿌리박힌 존재임을 비로소 알아차린다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때
우리들의 현실은 지나간 과거처럼 보인다.
이삭이 여문 논밭은 황홀한 모자이크.
젖줄같은 강물이 유연한 가락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구름이 헐벗은 산자락을 안쓰러운 듯 쓰다듬고 있다.
시골마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길로 이어져 있다.
아득한 태고적 우리 조상들이 첫걸음을 내디디던 바로
그 길을 후손들이 휘적휘적 걸어간다.
그 길을 거쳐 낯선 고장의 소식을 알아오고,
그 길목에서 이웃 마을 처녀와 총각은 눈이 맞는다
꽃을 한아름 안고 정다운 벗을 찾아가는 것도 그 길이다.
길은 이렇듯 사람과 사람을 맺어준 탯줄이다.
그 길이 물고 뜯는 싸움의 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사람끼리 흘기고 미워하는 증오의 길이라고도 생각할 수 없다
뜻이 나와 같지 않대서 짐승처럼 주리를 트는
그런 길이라고는 차마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미워하고 싸우기 위해 마주친 원수가 아니라,
서로 의지해 사랑하려고 아득한 옛적부터 찾아서 만난 이웃들인 것이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잡힐 듯 하면서도 막막한 물음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일은,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생자필멸, 회자정리, 그런 것인 줄은 뻔히 알면서도
노상 아쉽고 서운하게 들리는 말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순간을 아무렇게나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 법정 스님 ---
● 『열매달』의 시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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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매달』 명언...!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 앤드로 매튜스 -
● 『열매달』 책 속 한 구절
단순히 재미로 숨은 그림을 찾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듯
삶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데는
더욱 꾸준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겨울에 숨어 있는 봄,
여름에 숨어 있는 가을,
슬픔 속에 숨어 있는 기쁨,
농담 속에 숨어 있는 진담
그리고
또..............
숨은 것을 볼 줄 알면
삶이 지루하지 않다.
- 이해인 수녀님 글모음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중에서 -
● 『열매달』 명상
어떤 상인이 행복의 비밀을 배워오라며 자기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에게 보냈다네.
그 젊은이는 사십 일 동안 사막을 걸어 산꼭대기에 있는 아름다운 성에 이르렀지.
그곳 저택에는 젊은이가 찾는 현자가 살고 있었어.
그런데 현자의 저택, 큼직한 거실에서는 아주 정신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어.
장사꾼들이 들락거리고, 한쪽 구석에서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에는 산해진미가 그득 차려져 있더란 말일세.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까지 있었지.
현자는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젊은이는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두시간을 기다려야 했지.
마침내 젊은이의 차례가 되었어.
현자는 젊은이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긴 했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의 비밀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했어.
우선 자신의 저택을 구경하고 두 시간 후에 다시 오라고 했지.
그리고는 덧붙였어.
'그런데 그전에 지켜야 할 일이 있소.'
현자는 이렇게 말하더니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건넸다네.
'이곳에서 걸어다니는 동안 이 찻숟갈의 기름을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젊은이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찻숟가락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두 시간 후에 그는 다시 현자 앞으로 돌아왔지.
'자, 어디......'
현자는 젊은이에게 물었다네.
'그대는 내 집 식당에 있는 정교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보았소?
정원사가 십 년 걸려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은?
서재에 꽂혀 있는 양피지로 된 훌륭한 책들도 좀 살펴보았소?'
젊은이는 당황했어.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노라고 고백했네. 당연한 일이었지.
그의 관심은 오로지 기름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다시 가서 내 집의 아름다운 것들을 좀 살펴보고 오시오.'
그리고 현자는 이렇게 덧붙였지.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모르면서 사람을 신용할 수는 없는 법이라오.'
이제 젊은이는 편안해진 마음으로 찻숟가락을 들고 다시 저택을 구경했지.
이번에는 저택의 천장과 벽에 걸린 모든 예술품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어.
정원과 주변의 산들, 화려한 꽃들, 저마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네.
다시 현자를 찾은 젊은이는 자기가 본 것들을 자세히 설명했지.
'그런데 내가 그대에게 맡긴 기름 두 방울은 어디로 갔소?'
현자가 물었네.
그제서야 숟가락을 살핀 젊은이는 기름이 흘러 없어진 것을 알아챘다네.
'내가 그대에게 줄 가르침은 이것뿐이오.'
현자 중의 현자는 말했지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중에서 -
*나무아미타불 우리님들 8월은 무덥기도 했지만 범불교도 대회등 불교계에서는 종교편향문제로 분주했던 여름 이었지요. 이제 이여름도 가고 이제 가을의 절기를 맞은 9월이 다가왔습니다. 9월은 추석등으로 분주한 일정에 쫏기며 삶속의 하루하루를 보내겠지요. 이가을 9월에도 우리님들께 부처님의 자비은덕 충만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나무 대자대비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