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譚 道心篇 72
纏脫 只在自心, 心了 則屠肆糟店, 居然淨土.
不然 縱一琴一鶴, 一花一卉, 嗜好雖淸, 魔障終在.
語云「能休 塵境 爲眞境. 未了 僧家 是俗家.」
信夫.
얽매임과 벗어남은, 단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니,
마음으로 깨달으면, 푸줏간이나 술집도, 그대로 극락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비록 거문고와 학을 벗삼고, 화초를 심어 가꾸어,
그 즐거워함이 청아할지라도, 악마의 방해는 끝내 남아 있을 것이다.
옛말에 이르되,「능히 쉴 수만 있다면, 더러운 세속도, 참 경지가 되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가 된다」하니
과연 옳은 말이다.
(要旨) 속박과 해탈은 마음에 달린 것이다.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면 푸줏간이나 술집에 살아도 그곳이 극락이요,
깨달음이 없으면 신선 생활을 해도 악마의 장애를 벗어나지 못한다.
(해설) 「夫」는 실사로서는「사내, 지아비, 선생」등의 뜻이 있다.
곧「장부(丈夫), 부부(夫婦), 부자(夫子)」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허사로 쓰일 때는「저, 어조사」등의 뜻이 있다.
문장의 맨 앞에 올 때는「저, 대저」의 뜻인데, 이 때를 특히 발어사(發語辭)라 한다.
이태백(李太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의 첫머리
「대저 천지란 만물의 여관이요, 시간은 오랜 세월의 지나가는 나그네다」
(夫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
라고 할 때의「夫」자의 경우이다.
그러나 감동의 종결사(終結辭)로 쓰일 때가 있으니, 본문 맨 끝의「信夫」가 그것이다.
「信」자만으로도 뜻이 통하는데「夫」자를 붙여「감동」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믿음직스럽도다! 진실이로다!」등의 뜻으로 해석할 것이다.
◇ 纏脫(전탈) : 얽매임과 벗어남.
◇ 心了 : 마음으로 깨달음.
◇ 居肆(거사) : 푸줏간.
◇ 肆(사) : 방자하다. 극에 달하다. 거리낌없이 말하다.
◇ 糟店(조점) : 술집.
◇ 糟(조) : 전국. 지게미. 거르지않은 술.
◇ 居然 : 그대로. 의연히.
◇ 淨土 : 극락세계.
◇ 魔障 : 악마의 방해.
◇ 塵境 : 세속.
◇ 僧家 : 절.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