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계룡산 비박
일시 2014. 4. 5.~4. 6.
산행코스 : 거제 공설운동장 주차장-거제공고-정자-계룡산-절터(의상대)(비박)-
포로수용소 잔해-고자산치-정자-선자산-정자-덕산베스트다운
남도의 섬 거제 계룡산으로 간다
선자산-계룡산 종주는 이번이 세 번째 산행인데 두 번은 당일산행이었고 이번에는 비박산행이다
예전에는 부산에서 거제도로 가려면 마산, 고성, 통영을 경유해서 가야되었으나
거가대교가 완성되고는 부산에서 1시간30분이면 거제도로 갈 수 있다
거제 맛집으로
꽤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백만석에서 멍게비빕밥을 주문하였다
멍게비빕밥은 12,000원이고 고추장멍게비빕밥은 13,000원인데
고추장멍게비빕밥은 멍게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위해서 고추장으로 그 냄새를 없앤다고 한다
고추장 멍게비빕밥 보다 그냥 멍게비빕밥이 더 맛깔스럽다고 하여 멍게비빕밥을 주문했다^^
예전에 산에 미쳤어 돌아다닐 때 집사람이 바빠서 밑반찬을 미처 준비를 못해주면
가는 도중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반찬을 날진통에 담아서 산으로 들어가곤 하였다
이번에도 백만석에서 멍게비빕밥을 먹기도 전에 반찬을 슬쩍(?)하고 보니 정작 먹을 반찬이 없다
반찬을 좀더 달라고 하여 점심을 먹고~
오늘은 절터까지만 갈 계획이라서 산행시간에 여유가 있다
조잡스럽게 만들어 놓은 거제포로수용소기념관에 들러 시간을 보내다가 쉬엄쉬엄 올라가기로 하고 거제 공설운동장주차장으로 간다
거제 공설운동장에서 거제공고를 지나 올라선 고개에는 지금 한창 공사중이다
공사장 옹벽에 설치되어 있는 철계단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육교가 설치되어 있는데 육교를 건너면 길이 좌우로 나누어져 있다
계룡산은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서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열려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나 생각보다는 많지않다
무심코 왼쪽 길을 따라 오르니 잠시후에 샘터가 나오고 여기에서도 길을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번에도 왼쪽길을 선택하여 오른다
그리즐리를 2년 전에 한 번 만났다가 피팅에 실패하여 방출을 하고 g5000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다시 조우 하였다
이늠을 테스트 하기 위하여 동계장비를 전부 수납하고 물 2리터를 담았더니 무게가 23kg이다
이 정도 무게에서 어느 한 곳도 불편한 곳이 없어야 하는데
오늘, 이늠 어떨까 하고 심히 궁금해진다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돌아가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샘터에서 오른쪽 길을 선택하면 이 쪽으로 연결이 되는 듯하다
쉼터(정자)를 지나면 본격적인 닭벼슬 위에 올라서게 된다
비가 온다던 구라청의 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싸늘하다
계룡산을 올 때마다 느끼는 보기싫은 송접탑이 오늘도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금산의 진달래가 지금쯤 만개를 하였을 것 같은데 아마 대금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갔는지
오늘 계룡산에는 산꾼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닭벼슬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절터에 도착하여 해가 지기를 기다리면서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이곳 절터는 의상대라고 하기도 하는데 위쪽에 있는 바위에는 의상대사가 장기를 두던 장기판 흔적이 있다고 하였으나
고승께서 무마(無馬)장기를 두셨는지 아무리 보아도 내 눈으로는 찾을 수 없다
이곳 절터(의상대)에서
선자산과 노자산, 가라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관은 가졌으나
가까운 곳에 물이 없어서 대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아쉬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아래쪽에 있는 능선삼거리에서 거제시청쪽으로 내려가면 샘터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든지 산에서 내려오면 샘터는 있는 법이니 그 샘터를 의상대에 샘이 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촐하게 준비한 안주로 막걸리와 소주 한 잔하고 무료한 시간을 위하여 준비한 말러 교향곡 4번을 듣기 위하여 손프레에 불을 짚힌다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고향곡 3연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제2번은 죽음과 부활, 제3번은 자연과 영원한 사랑, 제4번은 천국의 기쁨을 노래한다
말러의 교향곡 중에 가장 작은 규모로 편성되어 있고 관현악의 색채가 투명하여 친숙하기 쉬운 작품이다
마지막 악장의 시바르쯔코프의 노래가 끝나고 아직은 밤바람이 조금은 싸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캐슬린 배틀의 "봄의 노래"가 문득 생각이 난다
1987년 카라얀과 더불어 빈 신년음악회에서 불렀던 노래가 봄의 노래였는데
캐슬린 배틀은 마리아 앤더슨, 레온타인 플라이스 등과 같이 흑인의 한이 서려있는 음색은 아니지만 콜로라투라의 청아하고
산뜻한 음색이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데 집에 가면 꼭 들어보리라
나는
비박을 할 때 사람들이 올라오기 전에 조금 일찍 철수를 하는 편이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을 해먹고 8시30분에 비박지를 떠난다
절터(의상대)에서 조금 내려와서 뒤돌아 본 절터의 모습이다
흰색 안내판이 있는 곳인데 참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명당자리임에는 틀림없으나 물이 없었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절터(의상대)는
선자산쪽에서 가면 닭벼슬이 시작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고 계룡산쪽에소 오면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아무리 보아도 예사스럽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통신시설이 있는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도착한 포로수용소 통신대 잔해가 남아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여기에 왔을 때는 안내판 등이 없어서 여기가 막연히 포로수용소 터인 줄 알고
왜 이런 높은곳에 수용소를 지었을까 하고 의아한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계룡산이 끝나는 마루에서 바라본 고자산치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소나무가 없었고 억새가 지천에 늘려있던 곳이었는데 아마 조림을 한 모양이다
옥녀봉과 더불어 남매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고자산치다
이곳에는 헬기장이 두 곳에 있고 제법 넓은 초가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비박을 하기에는 바람이 조금 걱정이되는 곳이다
정자에서 토마토와 쵸코릿을 먹으면서 잠시 쉰다
선자산으로 올라가는 길 앞쪽에 정자가 하나 서 있다
정자에 도착하였다
여기에서 선자산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와서 거제시내로 내려가야 된다
선자산 정상이다
계룡산 정상의 정상석에 대한 기억은 희미한데 선자산은 예전에 정상석이 없었다
산행대장 시절,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선자산 정상석이 없어서 회원들에게 자신있게 여기가 정상이라고 설명을 할 수 없어서
당황을 했던 기억 때문에 선자산 정상석에 대한 기억은 뇌리에 깊이 새겨져있다^^
다시 정자가 있는 곳으로 왔다
여기에서 상문동까지 2km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체감거리는 약 3km는 되는 듯하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쏟아지던 능선길이 완만해지면서 곳곳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쉼터에서 그리즐리를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배낭은 비박장비를 넣고 먹을 음식과 간식을 넣는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배낭에 비박장비도 음식도 간식도 아닌 "추억"을 담는다
그래서
배낭에 대한 생각은 여느 사람보다 조금은 유별난 것 같다
뒷동산 같은 느낌의 능선을 제법 지루하게 내려왔다
덕산아파트 정문에서 택시를 타고 공설운동장 주차장으로 와서 차를 회수하고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부산으로 왔다
(블로그에서 퍼와서 말이 짧습니다 죄송^^)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다시보는 거제 계룡산이 예전 보왔던 수용소 기억이 납니다
동네 뒷산에 다녀가셨네요!
오랜만에 예서 봅니다 전 한동안 박 배낭을 접고 바위를 잡고있습니다
건강히 저 무거운 걸 짊어지고 다니시니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반갑습니다~ㅎ
예전에 비박 입문할 때 척산님의 알찬 장비정보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일인입니다~
여기서 뵙게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가 봅니다.
산정에서 듣는 클렘페러의 말러 4번은 또 다른 감동을 주겠죠.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하이엔드 최고에 장비를 가지고있고 엄청 조예가 깊지
집에가서 한번도 못들어봤는데...
장비가 후덜덜혀
거제4산 참 이쁜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