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산이 많은 나라이다 보니 골짜기도 많다.
조선 팔도에는 수많은 골짜기들이 있다. 이 골짜기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골짜기마다 다 사연이 쌓여 있다.
그 사연들은 결국 인간 세상의 풍파를 견딘 이야기들이다. 역사의 풍파, 자연의 풍파, 개인사의 풍파들이다.
지리산 마니아를 따라서 함양군 마천면의 백무동 계곡 어느 산장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꾀죄죄한 민박집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별 기대도 없이 숙소의 방 안에 들어섰더니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그 경치와 계곡 물소리가 나를 사로잡는다.
2층 숙소의 방에서 내려다보니까 숙소 바로 옆이 백무동 계곡이었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가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다.
계곡 바닥에는 마구간만 한 바위들이 용의 이빨처럼 박혀 있었고,
그 이빨 사이로 계곡물이 굉음을 내며 세차게 흐르고 있다. 마음속의 땟국물을 다 씻어 내주는 물이요 소리였다.
‘그래! 수시로 자연에 돌아와서 탁한 마음을 씻어 내야지!’ 하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계곡풍류(溪谷風流)였다.
문씨 성을 가진 산장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백무동에는 계곡 위쪽으로 상백무가 있고,
여기는 중백무이고 좀 더 아래쪽으로 하백무가 있다고 한다.
‘백무’는 ‘白霧’로도 표기되고, ‘百巫’라는 뜻도 있다. 산 위에서 보면 이 백무동 계곡에서
일어나는 수증기가 흰색의 안개처럼 보인다.
마치 곱디 고운 흰색의 허리처럼 보인다. 百巫라고 한다면 이 백무동은 한국 토속신앙의 메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계시는 영험한 천왕할매에게 경배하고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무당들이 모여 있던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골짜기에서 대대로 500년을 살아온 집주인 문호성(70)씨에 의하면 천왕할매가 8명의 무당 딸들을 낳았다고 한다.
이 8명의 무당 딸들이 조선 팔도에 각기 퍼지게 되었다는 전설도 소개한다.
“그러면 그 천왕할매의 남편은 누구요?” “두 사람이지요. 하나는 신라 때의 엄천사(嚴川寺) 법우대사(法雨大師)이고
다른 하나는 마적도사(馬跡道士)라고 알려져 있죠.” “마적도사의 신통력은 뭐요?” “데리고 있던 당나귀를
장날에 보내서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는 거요. 내일 아침에 마적도사가 도를 닦던 마적대를 가 봅시다.”
지리산 동쪽인 천왕봉에도 할매 신화가 있고, 서쪽인 노고단에도 삼신 할매를 모시던 전통이 남아 있다는 게 신기하다.
불교와 도교를 넘어 그 밑바탕에는 할매 신앙이 깔려 있다.♧
노래 안치환-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첫댓글
그러니요
산이 많은 나라에서
그 산을 사랑하시는 오늘이 가장 축복 받으신
행운 님의 삶
축하드립니다
네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녀와서 뵐게요.
부디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요.
@행운
요즘에 이른 시간은 좀 선선하지요
발걸음도 한발 한발 조심 하시구요
@양떼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
20여번의 산행중 15번 정도는
백무동 코스로 올랐었습니다.
태극종주도 3번 했고요...
백무동 코스는 처음엔 너덜 지대로 불편했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돌들을 가치런히 정리해 놓아
오르기가 한결 쉬워 졌지요.
새벽 3시쯤 산행 시작해 장터목에서 일출 보고
천왕봉엘 올랐다 다시 백무동으로 원점회귀하는
무박산행을 즐겨 했었습니다.
마지막 지리산 산행이 약7년전 겨울 눈꽃산행.
지금은 추억만 아련 합니다.
네 “우형희“님의 몇해전까지도 천왕봉을 오르셨을
한때의 체력은 또한 아무나 할수 없었던 태극종주도
하신것을 보면 저 보다 월등하시고 늘 부럽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닐때 함양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출발하여 한없이 부지런히 걸어서
천왕봉저의 장터목에서 일출광경들을
보면서 요즘에는 산행하면서 또 다시는
올수있을까라는 의심들을 한번씩
해보곤 한답니다.
늦은시간인데도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