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JTBC풀코스를 뛴 뒤 2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내년 상반기 풀코스를 위한 대장정은 벌써 시작되어 고창에서 하프마라톤을 달리게 되었다.
이리저리 기억을 더듬어보고 자료도 찾아보고 했지만 고창에서는 풀코스를 한차례 참가해서 서브3를 달성했던 적이 있었고 그 외엔 죄다 10Km 부문만 달렸던 게 확인된다.
하프를 뛸만한 시기가 아니었기에 그랬던 것 같고 그 덕에 그리 힘들다는 기억은 전혀 없었다. 오르막 까짓것 그리 대단치도 않은데 뭘...힘이 남아돌던 시절이니까...
이번 대회를 참가하는 마음은 별다른 개념도 없다. 어차피 하프기록이 예전과 비교될 수준도 아니고 지금 매달마다 대회를 참가 해줘야만 그나마 경기감각을 놓치지 않을테니...다음달 진주대회 또 그 다음달 여수나 뭐 그리고 동아 전엔 풀코스도 하나 골라서 갈 수도 있을테고 어차피 롱텀이다.
출발시간이 오전10시이다보니 전주에서 8시에 출발해도 아주 여유가 있다.
여러가지로 준비가 많이 된 대회라는게 운동장 주변 분위기로 느껴진다. 진격의 거인들도 인상적이고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는 마라톤대회장이 아니고 잔칫집 그 자체. 사람들의 표정도 그 어느 대회보다 밝아보인다. 아마도 시즌이 끝나고 부담없이 참가하는 대회라 그런지도
이번대회의 목표는 나름 1시간40분 벽을 넘어서는 것으로 잡았다. 마라톤 입문 첫해에 도달했던 기록이라 당연히 설정을 했던 것인데 결과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다음번으로... 아니면 그 다음번에... 롱텀이라니까
갤럭시워치를 차고 참가한 첫대회라 얘가 무슨 변수라도 되려나 했지만 랩타임을 매번마다 또박또박 알려줘 고마웠고 뭐 그뿐이다. 달리는 건 내몸이 좋아야지 신발이건 장비건 아무런 소용도 없지요.
운동장을 벗어나 내리막이 끝나고 나니 벌써 1Km라고 기록이 4'35" 근데도 1시간40분 페이스메이커는 저만치 앞서 나간다.
빠른 판단으로 오늘 저사람들 따라가다간 상황이 좋지 않겠다며 바로 페이스를 늦춰 4'50"내외로 맞췄다.
내심 1시간43분 내외로 목표를 수정했으니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반환점 부근에 이르고보니 후반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지고 그간 이곳 대회때 느껴보지 못했던 좌절감을 제대로 맛보고 고생은 고생대로 함시롱 기록은 늘어질대로 늘어지며 1:46:38로 마무리.
일단 주법을 기초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보려고 전반을 달리는 동안엔 거기에 촛점을 맞춰봤고 후반에도 가능한 자세를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는데 역시나 마라톤에선 '비방( 祕方 )'이라는 건 없다.
힘들지 않는 자세도 없고 거저 자전거처럼 굴러가는 자세 또한 없을테니까 뭐가됐던 간에 기초체력부터 스피드까지 결국 힘이 없으니까 힘든거지.
그나마 다행인것은 지난번 지평선대회때보단 1분 정도 앞선기록이라 지하실로 떨어지지는 않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