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년소녀가장돕기 사랑나눔 단독도보여행을 하고 있는 외눈박이 입니다.
오늘은 단독도보여행 19일째가 되는 날이군요.
여러분들께 글을 남기는 이유는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을 전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무수히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그리고 뜨거운 관심으로 소년소녀가장 5명을 위해 후원금을 보내주셨던 고마우신 분들께 아무런 상의없이 이번 도보여행을 혼자만의 생각으로 잠시 중단하려고 합니다.
무릎 탓도 아니고,
비를 맞고 걷는 것이 힘들어서도 아니며,
여행 경비가 떨어져서도 아닙니다.
제 도보여행 노선이 평택을 지나 충주를 거쳐 평창을 넘어 강릉을 통과해 7번국도를 따라 최종 목적지인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통일전망대까지 가는 1000km의 일정인 것은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실테지요..
다들 뉴스를 통해 보셨겠지만 현재 그칠줄 모르고 내리는 장맛비 로 전국에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해 삶의 터전을 잃고 생계가 막혀 뜬 눈으로 내일을 걱정하며, 당장의 끼니 걱정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제가 걸어가가될 평창지역에 피해가 크다고 하내요.
그 사실을 접하고 제가 어찌 마음편히 그 길을 소년소녀가장돕기 라는 이름을 내걸고 여행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란 놈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사랑나눔 도보여행답게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작은 손이나마 흙더미에 파 뭏힌 그분들의 터전을 바로 세우는데 쓰고 싶습니다. 아니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제가 이번 도보여행만을 고집하고 그 분들을 뒤로 한채 평창을 지나간다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무사히 최종목적지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해 여행을 끝마친다고 해도 실패한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제 2003년 도보여행 후기를 읽어보신다면 여행이 끝나갈 무렵 쓴 여행후기에
"여행을 통해 느낀 밝고 긍정적인 기운 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라고 적혀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여행을 계획할때부터 목적이자 주제, 테마는 나눔에 관한 여행이였습니다.
소년소녀가장돕기라는 것은 그 테마 중 하나의 일부분이였구요.
지금 당장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나눔 아니겠습니까?
제 개인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에 어쩌면 화를 내고 못마땅하게 여기실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혹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 중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주신다면 보내주신 후원금은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의 일부를 다음 끼니를 걱정하실 평창군민들에게 작게나마 라면이나 쌀을 사서 후원하는데 사용할 것 같습니다.
여행 전부터 이야기 드렸지만 후원금의 60%만 제가 도울 5명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쓸 것이고 나머지 40%는 도움이 필요한 다른 곳에 쓰겠다고 말했듯 현재까지 모인 후원금의 40%중 일부를 그 분들을 위해 미리 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좀 더 많은 분들과 상의 후에 결정했어야 할 일임에 틀림 없는데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라는 핑계를 대야할 것 같군요.
저는 이번 주말에 경기도 평택에 도착을 한 후 평창군측과 상의 후 다음 주 중으로 버스를 타고 수해 피해가 극심한 평창으로 건너가 복구 현장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평창에서 보낸 후 평창에서 다시 소년소녀가장돕기 사랑나눔 도보여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기간상으로 이번주말에 평택에 도착해서 방향을 틀어 제천이나 평창 까지 가는 기간이 일주일정도 될 듯해요.그래서 평창에서 일주일을 자원봉사하고 다다음주에 출발하면 여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시기적으로 걸어서 평창을 지날때와 수해복구를 마치고 평창을 떠날때가 거의 맞아떨어지는 계산이 나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였던 그 해 여름..
폭우로 마을 뒤 제방이 무너져 뻘건 흙탕물이 온 마을을 집어 삼킨 적이 있습니다.
저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으로 대피해 흙탕물이 제가 살던 집과 마을을 집어 삼키던 것을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초등학교로 마을 사람들과 대피해 이틀을 보내고 다시 돌아간 마을에는 집 허리까지 차오른 흙 밖에는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돈이고 쌀이고 이미 물에 다 쓸려갔고 당장 하루하루를 어떻게 견뎌내야할지...
그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지요.
자원봉사자분들, 군인들, 공무원들,마을주민들 모두 합심해서 삶의 터전을 다시 찾기위해 사람들끼니를 때우며 버텼습니다. 비로 집과 논을 잃은 우리에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정말 얼마되지 않은 부조금 몇푼...11살때 물난리로 집을 잃고 주택은행에 융자를 내서 새 집을 짓는데 진 빚을 13년 지난 아직까지 갚고 있습니다.
겪어 보았기때문에 더 남의 일같지가 않아 마음 편히 여행을 지속 할 수가 없내요.
소년소녀가장돕기 사랑나눔 도보여행을 당초의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동안 보여주신 저에 대한 여러분들의 믿음과 신뢰를 몸으로 느꼈기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보내주신 고마운 후원금 허락도 없이 일부를 수재민들에게 쓰겠다고 생각한 것도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나누기 위해 저 혼자 계획하고, 저 혼자 시작한 일이기에 평창 군민들을 돕는 것 역시 사랑 나눔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은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하고 다시 돌아오도록 할게요.
이번주 평택 도착할때까지는 후기 계속 남길꺼구요.
평창군청쪽과 이야기 중인데 다음주에 평창군으로 가게 되면 아무래도 그 곳 분위기가 분위기인 관계로 복구 현장을 나올때까지는 컴퓨터를 못하겠죠^^?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 중에 혹 도보여행을 잠시 중단하고 수재민들을 도우러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쪽지나 메일 주시면 후원금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로 글 남기시면 분명히 다른 분들에게 공격 당하실테니 쪽지나 메일 주세요.
어쨌든 기본적인 계획을 접고 여행을 잠시 중단한 것은 제 잘못이 크니까요..
그리고 여러분...
한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함께 합시다..
여행은 비록 단독 도보여행이였지만
함께 수해복구현장에서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신 그 분들께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 줍시다.
저는 아마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부터 일요일 정도까지 평창에 있을 생각입니다.
여름 휴가 즐기고 싶은거 압니다.
저도 사실 이번달 29,30, 31일 충주에서 폔션 잡아서 굉장히 가깝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형님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되어있었습니다. 그거 포기하고 평창 갑니다.
아직 형님들께 못가게 될 것 같다고 이야기도 못 전했는데...
3달전부터 계획했던 일인데 ...
댓글로만 대단해요, 멋지세요...그런 글 남기지 마시고
몸으로 함께 합시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이렇게 부탁한다고 해도 큰 기대..아니 작은 기대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도 해버려서...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나와 상관없는, 관계가 없는 일이면 어차피 남의 일이라는 생각...
요즘 너무 너무 보편화된 생각...
아무튼 저는 갑니다.
저는 그 분들을 두고 편히 도보여행을 할 수 없어 평창으로 가지만 장마가 그치고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마음편히 해운대로, 경포대로, 대천으로 놀러가서 재밌게 술 드시고 헌팅많이 하면서 노실분들은 그렇게 하소서.(아니꼽게 들렸다면 제대로 읽으신 겁니다)
가족들과 좀 더 오래오래 기억될 여름을 만드실 수 있게..
친구들과 평생을 공유할 멋진 추억을 만드실 수 있게..
새로운 여행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외눈박이는 일주일정도만 잠시 소년소녀가장돕기 사랑나눔 도보여행을 중단하고 이재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구하는 곳에 가서 다른 형태의 사랑나눔 여행을 진행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저 먼저 평창으로 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힘든 일일 수록 많은 분들과 함께 한다면 그 분들에게도 더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좋은 기억도 만들 수 있을겁니다.
동참해주실 분들은 연락주세요.
010-6213-****최부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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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이청년에 대해서 알리고 싶어서 퍼온글입니다..이분의 블로그에 가면 여러글들(도보여행기와 수해현장의 체험 등 )이 있으나 하나만 가져 왔습니다....^^
이분은 현재..평창 진부에서 10일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엊그제 고성으로 도보여행중이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