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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서 그나마 살아있는 표현은 1연입니다만
1행과 2행의 연결은 긴밀하지 못합니다.
지나간다는 행위와 훌쩍 훌쩍이라는 의태어 사이의 부조화,
불규칙하게 내리는 뜻의 의미로 빗소리가 지나간다고 표현한 것이라면
걸리긴 합니다만 시적 허용으로 볼 수 있긴 하죠.
“빗소리가 들린다/훌쩍 훌쩍 훌쩍” 정도로 해도 무방하리란 생각이 드네요.
그외 다른 연들은 시적 장치와 표현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단
관념과 사고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시는 함축적 기법으로 작자의 사고와 이미지를 구축하고,
형상화시키는 것이겠죠.
2연을 봅니다.
베갯잎-베갯잇을 잘못 표기하신 것이겠고요.
스러지는 기억따라/ 허무하게 바스러지는
“스러지는, 바스러지는” 운율을 살리기 위한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전혀 씹을 맛이 없습니다. 하나의 행간마다 독자 스스로 음미해 볼 수 있는
맛이 없다는 것입니다. 작자가 느끼는 아득함이나 허무감에 추호의
의심이 없지요. 직선대로입니다.
3~7연까지는 왜 연갈이를 하셨을까요. 연마다의 독자성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독성만을 떨어뜨릴 뿐이죠. 8-10연까지도 연갈이를 할 것이
아니라 한 연으로 묶는 것이 나을 것 같고요.
행 하나하나에 대한 감상은 달지 않겠습니다.
단상을 벗어나 하나의 시로 완결짓기 위해선,
좀더 숨을 고르고, 정연하게(연계성 있게) 시어들을 엮을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쓰고 보니 무엇을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 죄송합니다.
님 습작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끄적입니다.
첫댓글 나는 지금 시를 보여주고 있고, 너는 지금 시를 읽고 있다... 한 편의 시를 읽을 때 계속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시는 부담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