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어제 결과를 올렸어야 하는데 1차에서 회비가 거덜 나는 바람에 2차에서 계산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자리를 지키다가 어찌 저찌 발등까지 다쳐가면서 끝까지 가는 바람에 지금에서야 올립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어제는 체력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체력 테스트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였고 그에 대한 제 주관적인 평을 지금부터 해볼까 합니다.
우선 총평부터 하지요..
제가 수련시간에도 말씀 드렸듯이 체력 테스트를 실시하는 이유는 현재의 체력을 알아보는 목적도 있지만 평소보다는 높은 강도의 체력 훈련을 통해 자신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는 목적도 있습니다.
어제의 수련은 저의 욕심이 너무 커서였는지 그 실망도 컸습니다.
지금부터 각 단계별로 평을 하겠습니다.
런닝 – 학교 3바퀴 : 평소의 속도대로 학교를 3바퀴 돌았습니다. 속도는 평소대로인데 거리만 1바퀴가 늘었을 뿐인데 다들 넘 힘들어 하더군요. 다른 운동과 달리 그다지 테크닉이나 체력이 요하지 않는 운동입니다. 런닝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끈기와 인내력이 중요합니다. 런닝 도중에 학교 3바퀴는 거리상으로 따지면 3킬로미터에서 더하기 빼기 얼마일 겁니다. 이 정도 거리면 정말 짧은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그걸 못 뛰고 중간에 걷는다는 것은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자신의 정신 상태가 매우 해이 하다는 것입니다.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모두들 안 하기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해보지 않고 못한다는 생각부터 가진다면 그건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정신으로는 대학 생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조금만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쉽게 포기해 버리게 됩니다. 저는 띠앗인들이 그런 나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만약 런닝하면서 늦게 들어오더라도 쉬지 않고 끝까지 뛰었다면 이렇게 실망스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모두들 반성하세요.. 다시 강조하지만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해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자기만의 틀로 규정을 지어 버리기 때문에 못하는 겁니다. 이것은 못한다고 표현하는 게 아니라 안 하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앉아 품밟기 – 40회 : 앉아 품밟기는 저의 수련 과정 중에서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와 함께 가장 중요한 체력 운동입니다. 그런데 모두들 40회는 커녕 30회도 제대로 못하더군요. 도중에 98 김주형 학우가 못하면 소리라도 지르라고 했는데 악을 쓰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앉아 품밟기 40회는 많은 횟수가 아닙니다. 게다가 그동안 꾸준히 해 왔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몸이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건 깊은 반성을 요하는 부분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너무 온실 속의 화초로만 자라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앉아 품밟기는 하체의 힘을 길러 하체의 안정성을 기르기 위해서 하는 운동입니다. 택견은 그 무게 중심이 상체에 있지 않고 단전을 위시한 그 아래쪽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입니다. 모두들 유념해서 앉아 품밟기를 좀더 열심히 해주세요.
팔굽혀펴기 – 40회 : 모두들 대체로 팔굽혀펴기는 잘하더군요.. 좀더 할까 하다가 아직은 팔힘이 중요한게 아니라 40개만 하였습니다. 팔굽혀펴기는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 모두들 틈 나는 대로 하세요. 굳이 운동 시간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하세요.
솟구치기-몇회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 솟구치기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솟구치기는 다리만 들어올리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다들 다리만 들어 올립니다. 솟구치기는 말 그대로 몸 전체를 솟구쳐야 합니다. 그리고 솟구치기 할 때 자세 안정이 안되어 있습니다. 한자리에서 계속 솟구쳐야 하는데 솟구치는 와중에 위치가 심하게 변동하였습니다. 이는 정신 없이 기계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 마음 없이 하는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뿐입니다. 정말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택견을 잘하고 싶으시면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세요. 앞으로는 솟구치기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대로 된 동작을 요구하기에는 하체와 복근이 아직 부실하기에 종목을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자세한 동작은 월요일 수련 시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돌개질 – 이것도 몇 번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 돌개질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수련시간에도 언급을 했지만 돌면서 주위의 사물을 보는 것입니다. 돌개질은 돌면서 몸의 균형을 잡는 훈련도 되지만 더욱 중요한 훈련은 돌면서 사물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수련 시간에도 언급하였고 앞으로 여러분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다른 체력 운동보다 이 돌개질이 가장 힘이 듭니다. 돌면서 주위 사물을 다 관찰하고 안정적으로 착지를 한다는 게 어렵더군요. 이건 저 뿐만 아니라 모두들 안 되더군요. 오른쪽으로 돌든 왼쪽으로 돌든 돌고 난 후에 안정적인 착지가 있어야 합니다.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모두들 명심하세요.
토끼뜀 – 좌우 16회, 앞뒤 16회 : 저를 가장 실망시켰던 부분입니다. 왜들 그리도 못하는지.. 좌우 16회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습니다. 앞뒤 16회까지 한 학우는 저하고 98 김윤태 학우 밖에 없었습니다. 모두들 충분히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정신력이 매우 약하다는 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이 토끼뜀 보다 더 힘든 일을 겪게 될텐데 그 때도 포기하고 말 것입니까? 저는 띠앗인들이 나약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화려하지만 않지만 들판을 환히 밝히는 꽃을 피우는 이름없는 잡초와 같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토끼뜀을 하면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들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조그많고 사소한 어려움으로 해야 할 것을 포기하기에는 제 자신이 너무나 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합니다. 여러분은 저보다 더 젊습니다. 그렇기에 포기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에는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두 번 다시 저에게 이런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 같이 힘든 상황에서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못하는 것은 거듭 강조하지만 정신력의 차이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온실 속의 화초에서 들판의 야생화가 되시길 바랍니다.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 – 40회 : 이것 또한 실망스러움… 제가 그렇게 무릎을 펴라고 강조를 하였는데 모두들 무릎이 굽어지더군요. 도대체 제 말이 씨가 먹히기나 하는 건지..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는 복근과 단전, 그리고 허리힘을 강화하는 운동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동작을 취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다들 왜들 그리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대략적으로 어제의 수련에 대한 저의 견해를 적었습니다.
어제의 수련에서도 여전히 계속해서 강조해왔던 지적 사항이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체력 운동 시간에는 내 목소리 외에 어떠한 소리도 내지 말라고 하였거늘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수련 도중에 주저 앉지 말라고 한 부분도 고쳐지지 않았고, 큰 목소리를 요구했는데도 과장을 덧붙여서 개미 소리만한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제의 제 기분대로라면 모두들 입에서 거품이 나올 정도로 시키고 싶었지만 학기 초라서 참고 또 참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는 모르지만 여러분이 선택한 학교에 왔고 그곳에서도 띠앗택견회라는 곳에 가입원서를 쓰고 들어오셔서 수련을 시작하였습니다. 따라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띠앗택견회의 법을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직도 여러분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입니다.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선택했고 운동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 운동을 나온다면 지켜야 할 사항은 지켜야 합니다. 여러분들 스스로의 잣대로만 세상을 바라보기에는 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지적했던 몇가지 사항들은 어느 운동이든지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것부터 흔들리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게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보통 武를 논할 때 세가지로 말을 합니다. 첫번째가 무술로 단순하게 몸에 기술을 익히는 것을 말합니다. 무술은 단순한 기술의 습득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무의 세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대부분의 무를 하는 사람들이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무예입니다. 무를 통해서 예를 닦는 다는 뜻입니다. 동아리 방에 붙어 있는 글을 보면 금방 와 닿을 것입니다. 무예는 몸을 닦고 그를 바탕으로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무예의 단계에서는 기술보다는 마음의 수련을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마지막 단계가 무도입니다. 무를 통해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단계입니다.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 저도 무예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개념은 알고 있습니다. 스님들이 수도를 통해서 열반을 꾀하고 요기들이 요가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듯이 무도에 입문한 사람은 무를 통해서 깨달음을 추구합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무술의 단계가 아닌 무예의 단계에서 태껸을 배웠으면 합니다. 단순히 기술을 익히기에는 택견은 좋은 운동이 아닙니다. 택견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태껸을 통해서 우리 조상들이 추구했던 무예의 세계를 우리가 알아가는 데 있습니다. 약간 옆으로 이야기가 빗나 갈려고 하는군요.. 다시 돌아와서 수련 시간에 지켜야 할 것들은 반드시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태껸을 하면서 지켜야 하는 禮가 무엇이고 제가 추구하는 띠앗상이 무엇인지는 엠티 때 특별 강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적다 보니 칭찬은 없고 꾸중 일색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모두 여러분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악의적인 감정은 없다는 것을 밝히는 바입니다. 모두들 이 글 읽고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라고 엠티 때 체력 테스트에 대한 결과보고를 더욱 자세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개별적인 결과도 보고를 올려야 하는데 제에게 그럴만한 여유가 현재 없네요.. 이 부분도 엠티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헉... 정말 힘들었겠다... 나 훈련 때도 그리 심하게 받지는 않았는데...
근데 학교 3바퀴도 못뛴다니 정말 심각 하군... 최소한 5바퀴는 뛸줄 알아야지...쯧쯧 나는 작년에 대봉이 형이랑 5바퀴 뛰었는데...
앉아 품밟기 같은 경우도 힘들어하지 말고 하다 보면 느니깐 꾸준히 하도록 해라... 나도 처음에 10개도 못하다가 연습해서 나 일학년 때 50개까지 했다. 그리고 이거 열심히 하면 나중에 군대가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ㅋㅋ 홍영스 운동나와라...
역시 길다....오빠 미안...그치만 대충 다 알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