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탑은 왜 만드는 것일까. 탑은 인도 말로 "스투파"라고 부르는데, 불교가 중국으로 건너가면서 "탑파"로 변했고, 우리나라에 오면서 "탑(Pagoda)"이라 부르게 되었다. 탑은 맨 처음 부처님의 무덤으로 만들었다. 화장을 한 뒤 나온 사리를 장례식에 참석한 8개 부족이 나눠 가져가 무덤을 만들고 기념물을 세웠는데 이것이 탑의 출발이었다. 그 후 불교 신자들이 스투파에 와서 천막을 치고 며칠을 보내면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하지만 넓은 땅에 8곳만 있다보니 안타까워,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소카 왕은 스투파를 80,000여 곳으로 나누게 되었다. 우리 나라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 영축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오대산 중대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몸에서 나온 사리)가 모셔져 있다. 지금은 불상을 중심으로 절 건물이 배치되는데, 원래 절은 탑에서 시작되었다. 불상은 불교 초기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석가모니가 열반 후 500년이 지났을때부터 만들어졌다. 인도가 그리스 침략을 받으면서 인도 서부 지역인 간다라 지방에 그리스 미술양식(간다라 양식)이 들어왔는데, 이때 불교신자들이 부처님을 지금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탑이 점차 소외 받게 되고 불상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