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내 영혼 속을 가득 채운 것은 무엇입니까? ⠀ 2024/10/15/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 루카 복음 11장 37-41절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 할머니의 세례식 수도원 계단에서 한 아이가 데레사 수녀에게 “넌 누구냐?” 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예수의 데레사인데 너는 누구니?” “나는 데레사의 예수야!” 대 데레사 성녀의 영혼 안에서 예수님이 생활하셨습니다. 무의탁 양로원에서 봉사하던 시절, 96세 할머니의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성당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할머니는 내내 제 손을 꼭 쥐고 계셨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야 해!” “뭐가 잘못됐다고 안 줄까 봐 시방 내내 그것이 걱정이야!” 목소리는 떨렸고 눈가엔 벌써 눈물이 고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96세 할머니한테는 아쉽거나 두려워할 게 없으리라 생각했던 겁니다. 자신을 거칠게 다루었던 지난 세월을 떠올렸기 때문일까요? 잡은 손에 자꾸만 힘을 더하는 그 가슴 떨림을 하느님은 어떻게 보셨을까요? ‘나는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그저 나에게 은혜가 베풀어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느님은 고마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손끝에 전해지는 할머니의 떨림 같은 정성스러움으로 매일을 살아야지’ 다짐하며 저도 할머니 손을 꼭 잡아드렸습니다. 식사 전 손 씻는 관습을 지키지 않았다고 바리사이가 놀랐다고 합니다. 아마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을 겁니다. 예수님은 은혜를 입어 살아간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 김현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신부(수원교구) 생활성서 2024년 10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