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 이 소설은..아우어 스토리랑 상당히 관계가 있기에..아우어 스토리를 읽으신 분들이
보셔야 혼란이 없을 듯합니다.
아무개님께서 메일을 주셨는데요..재경이가 지혁이랑 연결되길 바라셨다고..
그 때 퍼뜩 떠오르는 게 있더라구요.
<아우어 스토리> 2편 중간부분부터..만약 이랬다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더아우어스토리> 1편에서 재경이가 지혁이에게 그러죠.
만약 너를 먼저 만났더라면 자기가 더 사랑했을 거라구요..
꼭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바 인생극장.
사실 이 건 지구에 매달리기 때부터 했던 생각입니다.
캐릭터 성격도 약간~~ 틀리고 설정도 약간 바꿨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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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을 벌컥 열고 창민이가 들어왔다.
"아 미안~~ 초밥 사러 택시 타고 큰 길까지 갔다 오느라...배고팠..."
....울고 있던 내가 멍하니 바라보자 창민이의 얼굴이 굳어지는게 보였다.
"......"
"뭐야...너 왜 울어-"
"......"
그런데 창민인 눈을 깜빡이며 이내 싱긋 웃는다.
"어휴 그렇게 배가 고팠냐? 울 정도로?"
일부러 모른 척해주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앉아 있던 지만이가
차갑게 말을 뱉었다.
"야 김창민, 호들갑 떨지 말고 교실로 돌아가. 우리 얘기하는 거 안 보여?"
그 말에 일순 얼굴을 굳힌 창민이가 노기를 띠고 지만이에게 향했다.
"뭐냐? 니가 얘 울렸냐? "
"니가 뭘 안다고 깝죽대.. 안 나가?"
".....윤지만 너나 그만 가줄래?"
어느 새 내 목소리가 차갑게 공기를 갈랐다.
"......"
"들었냐, 너나 꺼져-"
"넌 빠져 새꺄! 야 신재경-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윤지만- 꺼지랬다?"
"근데 이새끼가..."
지만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창민이를 사납게 노려본다.
바보 같이 울던 나는 둘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어쩔 줄 몰라하며 바라보았다.
".. 이 씹새야- 나가랬지-"
"...허...김창민-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 이거냐?"
"...끝장? 누가. 니가? 나를?"
가소롭다는 듯 바라보는 창민이의 표정은 살벌하기만 했다.
그러더니...
퍽!!!
"꺄악!!!"
말릴새도 없이 뻗어나가는 창민이의 주먹에 지만이가 밀리다 못해
벽에 부딫쳤고 엄청시리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만아!!!"
후들거리는 맨발로 뛰어서 막 지만이에게 달려드는 창민이 앞에 선 나는 질린 얼굴로
그 애를 노려보았다.
"뭐하는 거야!!!!"
"....비켜-"
창민이가 살벌하게 뇌까렸지만 눈속에 스치는 빛이 내 태도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걸
알려주었다.
"...이러지 마."
"..비키랬다?"
"..우리 문제야. 왜 니가 주제 넘게 나서?"
순간...창민이의 눈에 상처 받은 표정이 스쳐지나가자 숨이 멈춰진 듯했지만
난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야...신재경... 말하기도 치사스럽지만 나 너 때문에 이러는 거거든?"
"...누가 도와달래?"
"....뭐?"
다시 창민이의 얼굴이 일그러지자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드려는데..
지만이가 신음 소리를 냈다.
"지만아!!"
지만이에게 황급히 돌아선 나는 얼른 지만이 어깨를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어떡해..
얼굴 한 쪽이 다 부어서 말이 아니다..
순간 이렇게 만든 창민이에게 열이 치받쳐서 뭐라 한 마디하려고 고개를 쳐드는데..
창민인 이미 문을 열고 나서는 중이었다.
그 뒷 모습이 초라하고 힘 없어 보이자 가슴이 뜨끔했다.
뭐지..?
그러나 그 괴이쩍은 감정이 무엇인지 가늠해 보기도 전에 지만이가 낮게 신음을 흘렸다.
"..어흐...머리야..."
황급히 지만이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지만아- 괜찮아?"
"..어흐...무식한 새끼..머리 터지는 줄 알았네..."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를 흔들던 지만이가 이내 눈을 들자 방금 전 일이 떠올랐고..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았다.
웁- 스...수습이 안된다 수습이..
이 어색한 상황을 어쩌면 좋냐...
"....재경아."
"..으응?"
눈도 못마주치고 시선을 얼레벌레 돌리는 내 얼굴을 한 손으로 붙잡은 지만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놓았다.
"....내가 그렇게 좋아?"
"......."
뭐~~래..
그럼 내가 여기서 일 없이 울고자빠졌냐?
"......그래도 그렇지 김창민이 보는데서 나 개쪽 주고 싶냐 너는?"
"....그 건...."
다시 눈을 피하려했지만 지만이 손은 완강했다.
"....재경아..."
"으응...."
"........."
지만이에게선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너무 오래..
이러면 내가 얼굴을 더욱 들 수가 없지이!
뭐라고 좀 해봐!
"....늦겠다..회의실 가자..."
그렇게 말한 지만이가 얼른 손을 떼고 일어서려하자 당황이 됐다.
고작 그 말뿐?
그렇게 또 기대가 깨지고 그러면 심장도 같이 녹아 나고...
회의를 마치고 아이들과 대충 인사한 뒤 일어서려는데 정미진 학생회장이
술을 마시러 가자고 했다.
"..어디로 갈까?"
"...나이트 가지 뭐."
왕재수 민소연이 얄밉게 껴들자 약간의 불안과 불쾌함이 스며들었다.
"...근데 오늘 애들 사복도 안 갖고 왔는데 나이트는 무리다."
변계영 부회장이 꼼꼼한 성격대로 바로 지적하자 미진이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유쾌한 얼굴을 들었다.
"그럼 우리 집 갈까?"
"난 싫어..니네 집은 너무 무서워서 안돼."
기람이가 뻘쭘한 얼굴로 머리를 긁는데 소연이가 나선다.
"...지혁이네 아버지 출장 가셨다는데 거기로 갈까? 리아도 비번이라니까 부르고."
옹?
나는 애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거론하는 이름을 듣고 약간 흥분이 됨을 느꼈다.
지혁...? 가수 지혁? 옴마나..이 거 이 거 오늘 머리도 안 감고 왔는데..
.....음.....?
나 뭐냐...
그저 지만이만 꾸준히 좋아하기도 바쁜데 가수 얘기에 홀라당 솔깃하고..
으....
그렇게 스스로를 한심해하고 있는데 소연이가 전화를 걸더니 지혁과 통화하는 듯했다.
아이들을 따라 서초가든스위트라는 아파트에 도착한 나는..우와..그저 입만 벌렸다.
세상에..들어가는 문부터 삼엄하더니 아파트 로비가 장난 아니다..
정글 처럼 길게 뻗은 나무들이 가득 심어져 있고 게다가나 동사무소 직원들 같은
사람들이 일층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었다.
설핏 뚫려있는 지하를 내려다보니 각종 편의시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듯했다.
사실은 운동기구 밖에 못 봤지만 아무튼 내 눈에 그저 별세계다..
심하게 조용하다시피한 엘리베이터에 아이들이 오르자 금세 떠들썩해졌고 그러면 나는
다시 주위을 둘러보았다.
그런데...지만이가 약간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평상시 보지 못했던..아니 나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던 발그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구지....
시무룩해짐을 느꼈다..
그.런.데
움마.. 이게 뭐야...
현관이 뭐 이래..
고풍스럽기도 하여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아름답고 고풍스런 문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도 열대식물이 빼곡..
문이 열려 들어가니 뜬금없이 계단이 보였다.
그리고..올라가서 얼레벌레 살펴보니 우와...
...뭐가 이렇게 넓어..
그렇게..그저 멍하게 둘러만 보는데 누군가 어깨를 세게 친다.
돌아보니 민소연이...
"촌닭-"
이라고 작게 속삭이고 슥 지나쳤다.
아씨...~!
저게 촌닭의 무서움을 모르네?!
야- 자고로 닭은 시골닭이여...!
라고 말하고 싶다.
"지혁이는?"
미진이가 현관 바로 맞은 편 방에 가방을 내리고 왕재수에게 묻자 왕재수 어깨만
으쓱댄다.
"뭐야...선우도 없는거야? 우.. 이 것들이 손님 접대 한 번 제대로 해주네.."
그렇게 말한 미진이가 식당 문 쪽으로 향하더니 옆에 있는 장식장 문을 열었다.
"야- 뭐해."
계영이가 뚱하게 묻자 미진이 헤- 웃는다.
"오늘은 와일드 터어키(Wild Turkey)에 도전해보자꾸나 얘들아..."
"야 미쳤어? 그 거 도수가 40도도 넘어!"
계영이가 소리 질렀지만 미진인 아랑곳 않고 술병을 꺼내 들었다.
"...후후...너네는 얼음 타 드시던지..난 스트레이트 한 번 해봐야쥐?"
"야! 쇼크사 하고 싶어?"
그러자 피식 웃은 미진이가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내 사전에 술 먹고 죽는다는 없다. 술 먹고 죽자는 있어도."
"뭐래..벌써 취했냐?"
그 모습에 멍하게 있던 나는 누군가 팔을 잡자 고개를 들어보았다.
지만이었다.
"재경아- 가방 줘."
"응? ..응.."
멍청하게 계속 혼자서 멍하니 서있었던거다.
꼴불견..
지만이에게 가방을 건네주고 그 뒤를 따라서 방에 들어가니 넓다란 방엔
녹음 장비가 가득했다.
"..여기가...지혁 방이야?"
"어? 어..아니 그냥 작업실. 옆에 붙은 방이 침실이야."
"웅...방이 많은가봐?"
"많기는..5개야."
"...이렇게 넓은데 5개 밖에 없어?"
"치..방 싸뒀다 국 끓여 먹을 일 있냐.. 그리고 세식군데 방이 많아 뭐하게."
"..응.."
움메 기죽어..
그런데 그런 기색을 눈치 챘는지 옆에 있는 의자를 가져다 앉은 지만이가
다른 의자를 끌어와 앉으라고 눈짓을 했다.
천천히 앉아서 치마를 여미니 지만이가 빤히 바라본다.
"..왜.."
"재경아."
"......"
"난 니가 오해 안했음 한다."
뜨끔-
"...난- 니가 소중해..."
"......"
"친구는 애인이 되기 위한 중간 단계가 아니잖아."
"......"
"...친구는 애인보다 하나 낮은거니? 그 거 아니잖아. 그리고 우린
처음부터 친구였고."
"......."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니 뭐라 하겠는가..
그럼에도 이런 상황에서조차 선생 노릇하려는 지만이가 못견디게 짜증난다.
"...알았지? 너 똑똑한 애잖아.."
이 것도 싫다.
그 건 결국 나보단 아니지만..하는 전제가 깔린 봐주기 멘트일 뿐이다.
그래도...할 수 있는 말은...
"..응...미안. 내가 어떻게 됐었나 보다. 그냥..."
"알아. 원래 가까이 있는 사람이 좋아지고 그러는 거야..근데-
한 발 떨어져 보면 거 아무 것도 아니다?"
점점...화가 날라 그런다.
....니가 뭔데 내 감정을 아는 척해.
널 좋아한다고 너보다 한 계단 아래 있는 건 아냐.
니가 뭐라고 내 감정을 재단하려 들어.
............
얘가 뭐긴..
내가 좋아하는 윤지만이지..
힘이 빠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새 눈물이 고였다.
아주 약간 고개를 숙인 나는 얼른 일어섰다.
"..어디 가..?"
"화장실.."
"어..그럼 맞은 편에 욕실 있으니까 가 봐. 혹시라도 사람 있으면 식당
옆에도 있으니까 참지 말고 거기로 가고."
"응..."
이런 점이 가장 싫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정을 주니?
왜 챙겨주며 익숙해지게 하는데....
싫다. 정말 싫어..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을 흘려보았다.
이런 경험 어디 가서 다시 하겠어..
이건 슬퍼서 우는게 아냐.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감정의 지령 센터인 뇌간에서의 신호에 의에
눈물샘에서 눈물을 흘리라는 명령이 전달되면 물과 염소와 나트륨, 단백질,
칼슘, 칼륨등이 삐져나오는 거에 불과해.
그럼.
그렇고 말고.
앗싸.
오늘 살아있는 생물공부 아주 제대로 해주네.
것도 남의 집 화장실 안에서.
젠장.
젠장.
제엔~~~~자아아앙!!!!!!
아이들이 술 먹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 대자 - 것도 주인도 없는 남의 집에서-
그 퇴폐적임(?)에 적응이 안된 난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 분위기는 놀랍도록 밝고 명랑했다.
한 쪽에선 넷이서 고스톱을 치고 한 쪽에선 낮은 조명 아래서 춤을 춰대는데도
코믹하다면 이 것도 재능이라면 재능 아닐까?
그러나 그 어느 것에도 낄 수도, 낄 마음도 없던 나는 점점 인내의 바닥을 느끼고
있었다.
아...
집에 가고 싶다..
지친다 지쳐...
...다들 노느라 정신 없으니까 나 하나 빠져도 별 문제 없겠지..
슬쩍 일어선 나는 아까의 방으로 들어가서 가방을 집어들고 조용히 나가려했다.
그런데...
문고리를 잡는 순간..
문이 확! 열리더니 누군가 들어오는거다..
"....하하...정미진- 요 번엔 문어춤이냐? 제대로 좀 해 봐~"
"시끄러! 이 게 내 한계야.."
그렇게 말하며 들어오는 사람은...지혁이었다..
딸꾹~!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시작 ]
<아우어 스토리 인생극장> Open your eyes 1
개나 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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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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