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쩌다가 남포동에서 만났다
몬쌩기고 키도 작은 애가 해가지고 다니는건
너무 화려하고 요란벅쩍하니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예를 들면 방금 머리감고 안 말린듯한 촉촉한
물빠마에 빨간 반팔 앙골라 티셔츠에 카만 미니 가죽치마에 긴 부츠를 신고 다녔다
얼핏보면 일본 ㄴ 같았다
아님 조방앞 s아파트에 많이 살던 일본넘 현지처
나는 개털 돌대가리 학생이었고 그녀는 돈이 많으니까 만나면 그녀가 돈을 다썼다
그나이에 서면 대아호텔 나이트에서 내가 우째 양주를 마시겠노?
그렇다고 그녀집이 잘사는건 아니었다
지입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아부지는 소도시 공무원이었고 엄마는 쌀집을 했는데 엄마가 노름꾼이어서 화닥떼기라는 큰노름하다가 다 날리고 새벽에 야반도주해서 부산에 왔다고 하더라
그녀는 중딩때 공부를 귀신같이 잘했는데 대학은
가기싫고 집 바로 위에 있는 후진여상을 쳐서 수석합격했다고 한다
입학전까지 동네 그물공장엘 다녔는데
돈맛도 보고 언니뻘하고 아줌마들하고 놀다보니 너무 재미가 있어서 입학을 안하고 1년동안 공장을 다녔댄다
그후 지겨워서 그다음해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해에도 같은 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했다고 한다
거짓말 같은 스토리지만 진짜 성격이 거짓말 지어내고 할 애 같지 않아서 믿었다
니는 진짜 성격 화통하다야~ 하니까
일본으로 시집간 저거 언니는 더 화통하다고 했다
예를 한가지들자면
늘 밤마다 엄마 아부지가 돈 때문에 니탓이야 내탓이야 하면서 싸웠는데 한날은 너무 격렬하게 싸우니까
저거 언니가 부엌칼을 안방문열고 던져주면서
정말 지긋지긋하다 오래 끌지말고 하나 죽여버리고
빨리 끝내라 하고 방문을 닫았더니 잠잠해지더란거다
나는 진짜 어이없고 우서워죽었다
보통 자식들은 싸우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을까봐
겁내지 않나?
그녀가 펑펑 쓰는 돈은 수시로 일본에 가면
부자에게 시집간 언니가 주는 돈이었다
나는 그녀 덕에 일본돈 만엔짜리도 구경했고
몇장 얻어 쓰기도 했다
이또우 이로부미가 돈에 그려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새벽에 모텔에서 눈뜨면 쪼구리고 앉아서 담배피우던 모습
해장국먹고 피곤해서 헤어지자고 하면
지금가면 동네사람들에게 외박한거 표시나니까
커피숍에 앉아있다가 12시 넘어서 헤어지자고 했던
그녀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는데
어느 카페 어떤 여인의 여동생이 일본으로 시집갔다가 사별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산다는 글을 읽으니
불현듯 그녀가 떠올라서 이글을 썼다
어떤 카페의 그녀는 드럽게 공부 못했고 여동생은 진짜 공부 잘했는데 크면서 엄마의 편애를 등에 업고 언니 알기를 개떡 같이 알았는데
사별하고 돌아와서도 자기 남편과 술퍼마시고 같은 편이 되어 그렇게나 자기 허파를 뒤빈다고 썼다
어째보면 두여자의 짱구가 같은 골통 같기도 하다
이세상에는 공부 잘하는 골통들도 맗다
이만총총
첫댓글 오! 모텔에서 새벽에 그녀가 쪼그리고 앉아 담배피웠다는
얘기에 꽃힙니다. 당연히 같이 계셨겠지요.
후편을 기다립니다 ^^!
역시 이야기속에서 제일 달달한 앙꼬를
집어내셨군요 ㅋㅋ
몸부림님과 나이 차이가 조금 있어서
사건이 겹치는 일은 없겠지만 저는 서면에 있던
대한극장 지하 다방과 그 옆에 에뜨랑제라는 고고장에 주로 출입 했었어요.
그때는 고고장에서 만난 여학생들 집에 안 들여 보내고, 밤새 춤 추다가 새벽에 나와서
해장국 먹고 헤어지는게 전부 였지 모텔에서 쭈그리고 앉아, 담배 피는 그림은 상상도 못 해 봤어요.
70년대 초에는 여관이나 여인숙 이었는데, 몸부림님은 모텔을 출입 하셨으니, 확실히 신세대가 분명 합니다..
그때는 물론 모텔이란 말은 안썼지요
서면 복개천에 줄지어있던 여관입니다
주로 여인숙에서 잤는데 여관이면 디게 고급이었지요 글쓰는 시점에서 표현했기에 오류가 났습니다 제가 대한극장 에뜨랑제 그 위쪽 고딩을 다녀서 잘 압니다^^
여차하면
동거할매한테
일러바쳐야지!
몸조심하소~마! ㅎㅎ
일러바치세요
쫓겨나면 이태원 한남동 부근에 사신다
들었는데 지긋지긋한 동거를 하십시다
3일만 저랑 같이 살면 제발 나가달라고 애원하실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