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5시30분에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 20분도 안남았다
산성님을 만나 파워젤 2개를 건네받고 출발지점으로 들어서니 런클분들을 비롯
100회 마라톤 동호회까지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있다
지난 폭우로 코스변경과 갖은 시련(?)을 격고 열리게 된 대회라 그런지
정말 참가인원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도 작동안되는 사회자의 힘찬 구령에 따라 풀, 하프 , 10킬로 동시에 출발을 하였다
잠시 동네어귀를 빠져나가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안개속에 나즈막한 산골로
진입하면서 당장 눈에 들어오는 밭들을 보며 나는 안도감에 편안해졌다
지난 태백을 가면서 보아온 폭우로 쓰러지고 썩어버린 농작물이 아닌 이곳은 그리 비패해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시작되는 오르막길..
굽이굽이 돌아가도,
간신히 한고비 넘겼다고 생각하면 다시금 이어지는 오르막길..
10킬로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양평코스는 정말 양반이었다^^*)
초반부라 힘도 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달렸다
하프반환지점을 돌고 다시금 10킬로 내리막길을 달리는데
아니..이건 아니었다
내가 한시간 동안 달린길이 속도를 내고 내려가기조차도 힘든 가파른 오르막만 있었다는것을
내려가면서 더 절실히 알았다
동시에 이길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내리막길이 그리 반갑지도 않았고, 또한 다음 셋트를 위해 힘을 비축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정말 다시 올라오고 싶지 않지만 이곳에 와서 포기한다면 다음 혹서기 마라톤의 완주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
하프반환점을 도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것은 지윤이와 다윤이의 환한 응원...
손을 흔들어주고 응답하고 힘을 내어 피니쉬 매트를 밟고 다시 출발하였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난 10킬로 대회를 달리면 된다 그것도 천천히.."
천천히 10킬로를 달리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2.5킬로마다 있는 급수대와 거리 표지판만을 생각하며 4번만 지나면 결승점이라고 주문을 걸고
가지고 간 MP3를 귀에 꽂았다
그럭저럭 5킬로는 걷지 않고 잘 달린거 같다
앞을 바라보면 긴 오르막을 한명도 빠짐없이 걷고 있는(정말 모두 걷고있었다)
남자들을 볼수있었고 난 달리고 있었지만 어찌 그들을 앞지르지도 못하는 보폭으로
오르막을 느끼지 않으려고 땅만을 바라보고 달렸다
두번째 하프를 달리기 시작할때부터 내리쬐는 햇볕과 높은 습도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등뒤에 매달은 MP3도 땀때문에 젖어서 중간에 전혀 작동이 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계속 걷지만 말고 완주하면 오늘은 500% 성공한 대회다" 하며
나자신을 다독이며 올라갔지만 근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정말 한계를 느낄 정도의
긴언덕앞에 난 멈춰 걷고 말았다
뒤에 따라온 남자 달림이 분이 다가오더니 여적 잘 달리더니 처음으로 걷네요 하며 힘내라고 한다
걷고 달리기를 반복해서 가까스로 다시 하프 반환점에 오니 자원봉사자들이 기다렸다고 반가와하면서
수박화채를 주고 안마까지 해준다
이젠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고 이곳까지 온 내가 한없이 대견했다
정말 그때까진 앞으로 있을 내리막은 그져 편안히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내려가는 처음 3킬로 정도는 그런데로 기분좋게 달렸다
첫번재 하프 반환하면서 만난 몇몇 지인들의 얼굴이 안보인다
아마도 피니쉬라인을 밟으면서 마음이 약해진 주자들이 이번대회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5킬로 지점이 가까와 올수록 다리근육이 뭉치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것을 느꼈다
물을 많이 먹어도 금방 갈증이 나고 내리막조차 짜증스러웠다
오르막만 생각하느라 마라톤 벽을 무시한것이다
당연히 평지에서도 이정도 거리를 달렸음 피곤하다는것을 느낄텐데
온통 오르막 달리기에 소진했기에 마지막 5킬로 내리막길도 나에겐 앞선 오르막 달리기만큼
힘이 들었다(나중에 보니 대부분의 주자들도 내리막이었지만 힘들어 한것 같다.)
2.5킬로 급수대에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여성주자 한명이 나를 추월해 간다
힘이 많이 남아 보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 다시 하프를 달리는 여성주자들은 내앞에도 몇명없었고
뒤에도 100회언니들 몇명밖에 눈에 안띄었다
다시금 피니쉬라인을 향해 마을로 들어서면서 내 마음속은 오늘 나는 승리자라는 생각과 함께
2주뒤의 혹서기마라톤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힘들고 지친 여정이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잠시 웃음을 보이고
결승점을 통과하니 아니나 다를까 지윤이가 가장 먼저 아는척을 하며 종이컵의 물을 한잔 건넨다
한숨에 마셔버리고 고맙다고 하고 나는 아이들에게 MP3를 맞기고 물을 뿌려주는 소방차에서
시원한 물세레를 받았다
정말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분
그 어떤 마라톤을 달리고 나서도 이렇게 기분좋은 적은 없었던거 같다
나는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인다
기나긴 장마가 끝난뒤 기다렸다는듯이 모습을 드러낸 뜨거운 태양조차도
나의 마음속에 잠재되어있는 삶과 인생에 대한 강한 열정은 녹이지 못하였으리라
힘든 마라톤 완주후 조용히 밀려오는 온몸의 근육통과 미열을 은근히 즐기는
나는 누가 뭐하해도 대한민국의 멋진 여성 마라토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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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마라톤 후기
칼린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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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01 16:29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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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짜~~! 멋진 여성 마라토너네. 그 더운날 그렇게 힘든 코스를 완주한 칼린 정말 대단하다. 힘~~~
습도도 높고 더운날 너무 수고 많았슴다....힘든만큼 완주의 기쁨은 더 컷으리라....완주를 축하하고 혹서기에서도 멋진모습 보여주길....칼린 힘~~!!!!!!!
산성님 칼린님 모두 앞서 가는줄 알았는데...... 고생 하셨습니다. 얼른 회복 하세여......칼린님 힘입니다.
정말수고했내~~~~~미진힘
아우~~진한 감동입니다 연약한 칼린님 힘!!!!!!!!!!!!!!!!!!!!!!!!!!!!!!!!!!
세분이 고생많이했네,체력이 많이 좋아져겠네| 그것이 궁굼하네?
삼복더위에 언덕에 내리막에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포기않고 완주한 칼린님 의지력이 대단합니다.난 중간에 포기했을텐데....수고하셔고 빨리 영양보충해 회복 하시기 바랍니다.
끝없는 언덕길 ! 녀자의 몸으로...ㅎㅎ 난 못해! 암튼 축하드립니다. 칼린 힘 !!!!!!!!!!!!!!!!
대단혀~ 이제 칼린님한테도 지겠다. 완주를 걱정해야하는데ㅜㅜ.
상상 플러스..칼린누나 팟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