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알 줍기
며칠 전이었습니다. 남한산성에 갔더니만 임선생님께서 어떤 새 친구가 꿩알을 발견했는데 배견拜見할 의향이 있는가 물었습니다.
‘하모요!’
다음 날 꿩알을 발견한 새 친구와 같이 꿩 둥지를 보러갔습니다. 둥지 발견 사유는 이렇습니다. 둥지 바로 근처(둥지와의 거리는 50cm 정도)에서 한참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포란하던 꿩이 놀라서 날아갔다합니다. 이야기하던 장소와 둥지와의 거리는 불과 50cm 정도. 그럼에도 근처에 둥지가 있는 줄은 감쪽같이 몰랐다합니다.
‘꿩이 다시 와서 포란을 할까요? 둥지를 포기했을까 걱정스러워서 오늘 확인하고싶어요.’
‘제 생각에는 60% 이상은 둥지를 포기했을 것같습니다. 과거에 들꿩 둥지를 보면서 그런 경험이 있었거든요.’
제 경험에 의한다면 포란시는 인간에게 발견되어 놀래서 날아갔다면 둥지를 포기했다고 보는게 맞고, 특히 들새는 포기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단 놀라지 않고 조용한 상태에서 관찰했다면 그리하여 놀라서 날아가는 일이 없었다면 포기하지 않습니다.
새끼가 부화를 했을 때는 포기는 하지 않습니다만 가까이 접근하면 새끼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더군요. 따라서 새끼를 촬영하고싶을 때는 거리를 주어야하고 그도저도 안되면 리모콘 촬영을 하던지 방법을 강구해야합니다. 또 어떤 식으로 촬영을 하던 늦어도 30분 이내에는 자리를 뜬다고 생각해야되겠더군요. 즉 멋있는 사진을 찍을려고 하는 것보다 증거 사진만 찍는다고 생각을 하는게 낫겠더군요.
현장에 가보니 역시 알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탐스런 알을 열네개나 낳고 둥지를 포기한 것입니다. 일부러 놀래킨 것은 아니었므로 운명이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할 수없이 알을 수거하여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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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에 탐스럽게 알을 낳았다. 알은 보호 무늬가 보이지않았고, 약간 녹회색이었다. 둥지는 땅 바닥에 옾폭하게 자리를 파고 깃털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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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노란 알은 달걀(제일 큰 것), 흰색알(중간 사이즈)는 흰뺨검둥오리알(흰뺨검둥오리알은 다미네 동네에서 다미 어머니가 발견한 것임). 꿩 알을 수거하여 집에 들고왔다. 조심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으로 뿌뜻한 마음 금할 길없다. 아내에게는 절대 손대지말라고 단단히 일렀다.근데 어느 날 보니 아내가 꿩알을 삶아버린 것이 아닌가! “그렇게도 손대지말라 했는데, 내 허락도 없이 꿩알을 왜 삶아? 이 여편네가 평생에 도움이 안되는구랴~~피같은 꿩알을...흑흑흑...ㅠㅠ“ ”그건 꿩알이 아니고 감자예요. 이 화상이 새 보러다니더니만 모든게 알로 보이나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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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를 측정하여 보았다. 꿩알은 메추리알 정도의 크기였다. 꿩이 덩치에 비해서 알 크기는 작다고 생각되었다. 국립중앙과학관의 데이터로는 꿩알의 크기는 ‘긴지름 42.1mm×짧은 지름 33.8mm’인데 측정 결과 모두 이 정도의 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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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도 측정하여 보았다. 위의 저울 무게에서 받침대 무게 1.69그램을 빼면 알 무게가 나온다. 저울은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측정되어 네자리 숫자가 나옴에 유의할 것.
우리나라 꿩(고려꿩)은 포란 기간에 대한 자료는 찾지 못했다. 일본 쪽에 서식하는 꿩(키지)는 23일로 나와있다. 꿩을 이소성으로 부화하면 바로 둥지를 떠난다. 아래 사진은 작년에 밭에 발견된 꿩새끼(꺼병이)들. 경기도 파주 다미네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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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고. 냄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 오리가 알을 포기한 경우를 두곳에서 봤습니다. 이렇게 포기한 알도 인공적으로 부화가 가능할까요?
안녕하십니까. 알이 식은 것에 대한 부화는 내일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알을 인공부화시키면 부화가 될 겁니다. 알이 비를 맞거나 하면 부화율이 떨어지거나 부화가 안될 수도 있지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