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시흥사랑 학생 글짓기 및 그리기 대회가 시흥신문사 주최로 있었습니다.
글짓기 부문을 소래문학회가 맡아 심사 했습니다.
수상자 명단은 시흥신문에 발표되어 따로 올리지 않습니다.
참가대상은 관내 유치원, 초·중등 학생으로 운문과 산문을 통합하여 심사하였으며
초등부 대상과 금상, 중등부 대상과 금상 작품만 올립니다.
행사를 도와주신 여러 회원 님과 심사위원님 모두 고맙습니다.
중등부 대상 <산문>
[자전거 여행]
연성중학교 2학년 4반 장은실
자전거를 타고 논길을 내달린다. 학교 아래에 위치한 샛길을 시작으로 쭈욱 펼쳐진 논길은 갓 심기어진 모들 덕에 푸릇푸릇하게 살아있다. 10여 분 간을 일직선으로 달리는데, 곳곳마다 가지 낮은 나무들이 머리 위를 위태롭게 지난다. 그렇게 달리다가 다시 샛길로 접어들면 저수지를 향한 길이 펼쳐진다. 때늦은 모심기에 바쁜 아저씨들의 구슬땀이 아름답게 빛나면 어디선가 모를 막연한 개구리 소리가 들려온다.
『생태공원』이라고 쓰인 팻말이 삼거리 중앙에 꽂혀있다. 삼거리라 하기도 뭐한 조그만 비포장 도로이다. ‘기이익’하고 우는 하얀 새들이 끝없이 너를 논 위를 가로지르면 조각난 구름은 그들을 감춘다.
‘자전거 길이 생길 것이니 식물을 심지 마시오’
길옆으로 풀들을 잔뜩 뽑아놓고 써 놓은 글이다. 그러나 뽑힌 풀들은 누운 채로 다시 뿌리를 내렸다.
곧 강이 나온다. 콸콸콸 소리를 내며 시원스럽게 흐르는 강에는 아마추어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운 채 입맛을 다시고 있다. 강 위로 뻗은 다리를 건너 이번에는 산을 휘두른 길을 따라 달린다. 아카시아 나무에서 은은한 향이 바람과 함께 스미듯 다가온다. 곧 작은 마을이다. 저마다 소를 키우느라 바쁜 주민들의 얼굴에는 힘찬 무언가가 서려 있다.
“바쁘시죠?”
말을 건네면,
“그러엄! 사램은 바쁘게 살아야지”
듬성한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으신다.
난데없이 저수지가 나타난다.
물왕저수지, 소래산, 그 것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이 저수지를 모르는 사람은 다반사일 것이다. 저수지 앞에 작은 음식점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고, 낚시꾼들의 낚싯줄이 허공에서 빛난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치미는 이 더운날, 저수지 앞에서 난 심호흡을 한다. 작은 솔바람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에 눈을 감는다. 길길마다 핀 들꽃이나, 애기똥풀, 코스모스, 보랏빛 제비꽃 등. 이 부근은 그야말로 대자연의 서식지다. 아주 작은 부분도 놓칠 수 없기에 아름다운 곳, 심지어 구석자리 돌멩이 틈에서 피어난 잡초에서 피어오르는 저마다의 향기들이 내게 많은 것을 전해주기에 뜻 깊은 곳. 그래서 이곳을 사랑하는지도……
아카시아 나무의 잎을 따다가 저수지에 띄우며 잠시 발을 담갔다. 안개 낀 듯 흐리멍텅한 구름들이 산언저리로 떠가고 있다. 슬슬 노을빛이 그들을 삼키리라. 그 때면 풍경은 절정에 다다른다. 그대로 액자 속에 담아두고픈 순간이다.
작년 이맘때쯤 인천에서 시흥으로 어색한 첫발을 내딛었을 때보다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맑은 공기가 있는 곳이라고 들었고 그런 줄 알았을 뿐.
난 다시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시흥과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다. 친구들과 함께 꼭 다시 찾으리라 다짐하면서
“내 비밀기지 보여줄게!”
그러면 친구들은 기꺼이 내 뒤를 따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