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청 주민복지과 직원들이 보문면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을 찾아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자 살면 외로운데, 여럿이 함께 생활하니 심심하지도 않고 재미있어.”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서 홀로 쓸쓸히 지내던 전○○ 할머니(67·태장1리)는 최근 시가 기존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마련한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에 입주하면서 잃었던 생활의 활력을 찾았다. 슬하에 2남 2녀의 자녀가 있지만 모두 도시에서 살고 있어 그동안 전 할머니는 혼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얼마 전 다리를 다쳐 거동조차 하기 힘든 상태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웃과 함께 살면서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게 돼 고맙다”며 기쁜 마음으로 공동거주의 집 입주 소감을 밝혔다.
경북 영주시와 예천군 등이 농촌 노인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농촌 홀몸어르신들의 보금자리로 자리잡고 있다. 젊은층의 이농현상으로 홀로 남게 된 농촌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뿐 아니라 생활비 절감 등으로 빈곤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분산 거주에 따른 농촌 취약계층의 복지서비스 질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확대 운영하며 지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12곳의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을 운영해온 예천군은 4월3일 문을 연 지보면 도화1리를 시작으로 감천면 2개소(미석3리·진평2리), 예천읍 1개소(고평1리) 등 올해 4개소를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 군이 식자재 구입비 등으로 한곳당 매달 30만원씩을 지원하던 운영비는 도비를 확보해 35만원으로 늘렸다. 월 20만원씩 6개월분을 지원하던 냉·난방비도 확대 지급할 방침이다.
지역의 기관단체들도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예천군보건소와 군노인복지관·예천권병원 등 12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예천군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공동거주의 집 입주민을 대상으로 청소 등 봉사활동을 강화하며 활발한 위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경식 군 주민복지과장은 “예천군의 경우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32.8%에 달해 경로당 활성화 사업으로 농촌 홀몸어르신들이 서로 의지하며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공동거주의 집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마다 2곳씩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이를 도입한 영주시는 지난 9일 순흥면 태장1리와 봉현면 노좌3리에서 첫 입주식을 가졌다. 우태락 시 주민생활과장은 “올해 모두 4개소의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 문을 열고 새마을회·노인지원 연계 서비스센터·보건소 등과 함께 반찬 배달, 안부전화, 방문 진료 등 맞춤식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천·영주=김용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