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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에 국내 첫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을 착공했다. 9,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로, 2028년부터 연간 3만기의 연료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로, 이번 착공은 한국의 수소경제 도약과 울산의 산업전환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정부는 ‘국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보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15GW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전략의 실현은 수소연료전지의 생산·공급 인프라 구축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울산 투자는 바로 그 핵심 인프라를 국내에서 완성하는 첫 단계로, 대한민국이 수소기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울산은 이미 수소산업의 중심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전국 수소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전 주기를 아우르는 완결형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공장 신설이 더해지면, 울산은 단순한 산업도시를 넘어 ‘국가 수소경제 수도’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된다.
이번 착공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울산시의 적극적 행정지원과 규제 간소화 노력 덕분이다. 인·허가 절차의 신속한 추진과 북구청·관계기관의 협력이 민간 투자 결정을 앞당겼다. 이러한 친기업 행정과 민관 협력의 구조는 앞으로 다른 첨단 산업 프로젝트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투자가 단순한 산업 확장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자동차를 넘어 발전, 건물, 철도, 선박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이를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 지원, 안정적 수소공급망 구축, 표준화 및 안전관리체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울산시는 이미 국토교통부의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수소 배관망 구축, 수소트랙터 실증사업,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현대자동차의 신공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울산은 ‘수소생산도시+수소산업도시+수소기술도시’라는 세 축을 모두 완성하게 된다.
수소는 단순한 미래 에너지원이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이다. 현대자동차의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착공은 그 전환의 신호탄이다. 정부, 기업,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해 울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세계화를 이끌어야 한다. 울산의 도전이 곧 한국형 청정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