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차
최 병 창
공평해야 할 서로의 무게가
공평하지 않은 쪽으로 크게 선회한다
거스르는 시간이 더욱 멀게 느껴질 만큼
무게를 견뎌내던 본능 스스로는
얽혀있는 매듭을 풀 수가 없어
경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발칙한 울타리는
아무런 증명도 해낼 수가 없다
자지러진 낱말이
다듬지 못한
오해와 착각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무수한 침묵들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스스럼없이 드러나는 무수한 파장들
게으른 듯한 무게가
집착을 짓누르듯
빼앗긴 절반을 먹이사슬처럼 집어삼킨다
공평과 불공평사이에는
어떤 다리를 건너야만
가까운 시간을 만날 수 있는 것인지
더 이상 구차해서는 안될 것 같다
아무렇게나 괜찮을 수 없다면
눈물은 참는 것보다
더욱 슬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공평이란 놈은
공평이란 놈 쪽에서
허연 이빨을 드러내고
멀미 같은 성대를 더욱 크게 부풀린다
입과 눈을 닫은 최후에는
어떤 선택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언제나 자신만만한 집착이라는
깜박거린 잣대 하나
똑같지 않은
양손을 거만하게 내 젖듯
낯선 문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잦아드는 시간이 더욱 멀게 느껴질 만큼.
< 2009. 05. >
마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