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 정당' 논란을 빚고 해산된 구(舊)
통합진보당이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통진당 전 의원들이 28일 잇따라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을 펼치며 영향력 확대 및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통진당의 국회 재진출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중원에 내년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박근혜 정권의 폭정에 맞서 민중의 삶을 지키겠다"고 했다.
김미희 전 의원은 특히 "저에게 박근혜 정권의 정치탄압은 끝이 없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건재하다"며 "무상급식,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 무상의료,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공공의료 실현 등 민중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진보적인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해 왔고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전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의 지역구인 의정부을(乙)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의정부에 젊은 바람을 일으켜 내일이 기대되는
의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상규 전 의원과 홍성규 전 대변인도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심판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5명의
국회의원(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중 대부분이 결정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보란듯이 부활의 날개를 펼친 것이다.
▲ 2015년 12월 28일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김미희
전 의원 페이스북
통진당
세력은 그동안 각 지역에서 조직 체계를 복원하는 한편, 각계 추종 단체들을 중심으로 세 결집 활동을 전개하며 총선에 대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통진당 세력 500여 명은 지난 9월 이석기 전 의원이 수감돼 있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 정문 앞에서 '이석기 석방 집회'를 열고 세 집결을 과시했다. 조직 체계를 재정비하며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통진당 주요 인사들이 총선이나 대선에 나와도 이를 제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 같은 사태를 예상해 통진당 전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개정안을 지난 2013년 9월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이 법안의 통과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김진태 의원은 통진당의 재창당 및 출마 움직임에 대해 "제가 이런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법안을
내놓았지만 아직 통과가 안 된 상태"라며 "통진당의 재창당이나 총선 출마 등의 사태를 막을 수 있도록 이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그 많은 국가적 비용을 들여가며
통진당을 해산한지 이제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그런 일이 있다는 사실을, 통진당이 그렇게 호락호락 없어질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