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예방엔 엄마젖이 약"
심한 두드러기가 돋아나 지난해 3월 엄마 품에 안겨 S병원을 찾은 안모(당시 4개월)군은 우유
알레르기로 판정됐다.
어머니는 "생후 3개월께 모유에서 분유로 바꾼 후 두드러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사는 "모유를 먹이거나 항원성이 낮은 분유를 먹일 것"을 권했다. 첫 돌이 지난 후 다시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는데 아무 이상도 없었다.
아주대병원 소아과 이수영 교수는 "식품 알레르기는 우리의 몸이 음식물(항원)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3세 미만 어린이의 8%,성인의 2%가 식품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생아와 영아환자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장(腸)점막이 덜 발달했고 면역 기능이 미숙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쉽게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류머티즘내과 박해심 교수는 "어린이의
식품 알레르기는 계란.등푸른 생선.우유.견과류.해산물(특히 새우.게.조개 등).메밀 등에 의해 주로 온다"며 "성인은
흔히 해산물.식품첨가물(방부제.인공색소.산화방지제 등)로 인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돼지고기.닭고기를 삼가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지식이다.
◇아토피성 피부염 일으켜=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안강모 교수는 "식품 알레르기가 생기면 아토피성 피부염.두드러기.맥관부종(두드러기와 비슷하나 가려움증이 적다)등 피부증상과
구토.설사.복통 등 소화기증상이 나타난다"면서 "기침.콧물.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
'태열'로도 불리는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의 40%는
식품 알레르기가 원인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식품은 한정돼 있다. 영아에서는 우유.달걀.대두.땅콩 등이 원인 식품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나이가 들면 추가적으로 밀가루.생선.어패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 원인식품을 식단에서 제거하는 것이 최선책=원인
물질을 확인(유발 검사나 혈청 검사)하는 게 치료의 첫 단계다. 원인식품은 적어도 2~3년간 식단에서 완전 배제하는 게 원칙이다.
알레르기 예방에도 모유가 좋다. 가족 중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경우(모든 알레르기는
유전되는 경향이 크다)엔 더욱 그렇다. 모유를 먹이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물이 아이의 몸에 덜 흡수되기 때문이다.
또 모유엔 면역체계를 튼튼히 해주는 면역 글로불린 A가 들어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홍천수 교수는 "식품 알레르기가 나타났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엔 젖을 먹이고 있는 산모의 식단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계란.땅콩 등)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아토피 아이의 경우 이유식이나 고형식도 생후 4~6개월이 지난 뒤부터 먹이는 것이
좋다.
이유식은 알레르기를 덜 일으키는 음식부터 시작해 차츰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으로
식단을 바꿔나가야 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대개 잘 낫는다. 1세 이하에서 잘 생기는 계란.우유.콩 알레르기는
3세가 되면 85% 가량 해결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만 원인 식품을 먹이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땅콩.메밀 알레르기나 유전적 알레르기 체질의 경우엔 자라서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 알레르기를 주로 일으키는 식품
- 성인:
번데기.해산물(새우 등).식품첨가물(방부제.인공 색소.산화방지제 등).등푸른 생선(고등어)
- 어린이: 계란(흰자).등푸른
생선.우유.견과류.해산물(특히 새우.게.조개).메밀.대두.밀가루
자료=아주대병원
◇ 식품 알레르기의 주된 증상
- 피부 가려움증.두드러기.맥관부종 등 피부 증상
- 구토.설사.복통 등 위장관 증상
- 비염.기관지천식 등 호흡기 증상
- 편두통.신경과민.피로감.야뇨증
- 쇼크(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
자료=세브란스병원
◇ 식품 알레르기의 진단
- 음식물 유발시험(가장 신뢰성이 높음)
- 가족 병력 조사
- 혈청검사
- 피부반응검사
자료=삼성서울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