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소상공인, 영세상인들의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주는 것이 법률을 바꾸는 일보다 더 큰 도움이 된다며 생활공감형 정책을 만들어 내는 세심한 배려를 주문했다." "또 힘든 상황을 이겨 내려는 노점상에게도 돈을 대출해서 희망을 줘야 한다며 정말 악착스럽게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대출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말은 담보가 없인 대출 받기 힘든 자영업자들을 까다롭지 않은 조건으로 대출해주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이다. 그리고 실제 많지 않은 지원금이지만 소상공인 대출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엔 자영업자가 매우 많다. 해 떨어진 저녁, 거리에 나가 보면 무수히 많은 간판이 빛을 머금고 상호를 드러내고 있다. 그 광경은 눈길을 잡아 끌 정도로 강렬하고 우리의 숨은 본능을 자극할 정도로 유혹적인 데가 있다. 그리고 그 간판은 한 블럭에 집중되며 빛의 성채를 이루고 골목 구석구석 간헐적으로 이어지며 빛을 흩뿌리기도 한다. 종류도 엄청나다. 군 단위 도시에 가서 거리에 나가 보면 과연 여기에 삐집고 들어갈 만한 업종이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없는 간판이 없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가. 그 도시와 거리의 번영의 정도를 말하는가. 간판의 수가.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약자와 낙오자에 대한 배려 없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 중 몇 퍼센트가 수지에 맞는 장사를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자연적으로 구조 조정이 될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숫자인데 왜 자영업자의 수는 줄기보단 늘까. 저 두 구조가 끊임없이 자영업자를 양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물고기가 알을 낳듯.
없는 자들 간의 각축전이 가장 심한 데가 자영업이다. 빚을 내거나 자산의 대부분을 헐어 쓴 경우가 많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다. 그 말은 같은 공급자인 이상 잘 지낼 수 없단 말이다. 저 놈이 있음으로 내가 돈을 벌지 못하는데 웃는단들 그게 과연 진정이 웃음이 될 수 있겠는가. 저 놈만 없으면 내가 돈을 벌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거의 그런 구도이다. 그래서 어떤 업종이 떴다가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가버리면 제 살 깎아먹는 경쟁을 한다. 그런데 그런 자영업을 이명박 대통령은 부양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사회구조에 대한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이.
물론 최선일 줄 모른다. 급한 불을 꺼야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사람들이 폐업하면 경제는 더 침체되지 않겠는가. 이해는 되는데 그게 곧 폐업 예정자의 증가와 폐업 규모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은 왜 모르는가. 대출금을 다 날려먹기 전에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자신이라도 하는가. 경제가 살아난다고 한들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영업은 양산되고 각축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가. 하긴 그런 걸 바랄 수 없는 대통령임은 너무나 잘 안다. 그러나 저건 뭔가. 말은 자영업자를 위한다지만 내용은 돈 빌려줄 테니 더 치열하게 싸워보란 거다. 그것도 물어보고 싶다. 간판세는 또 뭔가. 자영업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자영업자가 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간판세는 또 뭐란 말인가.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자영업자인데, 일전에 주변 상인들하고 잡담하던 중 정부가 각종 부자세 깎아 주고 재정 유지하려면 간판, 개, 고양이, 전기, 가스, 건강보험 등 잡다한 우리 일상생활 관련 비용이 스리슬쩍 증가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씁쓸히 웃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영세상인들 중에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많은데 악착같이 살아보려 해도 현재 상태에서는 대출을 받지도 못하고, 융통성을 발휘해서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는 노력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의 자영업 시스템이 악순환의 나선에 있다는 것을 정부도 모르지는 않을테지요..
다만 이 인간들은 다음에도 정권을 잡기를 원하므로 그러한 나선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뼈를 깎는 국가경제 체질개선의 노력은 단기적으로 비효율적인 대안으로만 폄하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먹고 노력한다면, 즉 국민들에게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주고 본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피나는 개혁의 노력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면,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도 반대의 선택(지금 현재 하고 있는 짓들)을 했을 때보다 다음 정권을 잡을 확률이 더 낮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있는 사람들도 이명박을 지지했지만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주머니와 마음이 황폐해진 수많은 서민들도 이명박을 지지했음을 본인도 모르진 않을텐데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로 미루어 이명박이한테 뭘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고 더 서민 사회 망가뜨리지 못하게 제재하면서 다음을 노려봐야겠죠. 서글픕니다.ㅠ.ㅠ
서민들이면 민노당을 찍어야 하는데 그러면 표가 분산되서 한나라당이 무조건 집권해서 GG 쳐야 하니 답답 합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직업도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업종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하겠으나 작금의 국내 자영업의 상황은 경제와 사회가 불안정하여 국민의 많은 수가 안정된 전문직이나 직장에 뿌리를 두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고를 해결하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자영업자가 특히 영세자영업자가 많은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구조이므로 조속히 정부에서는 국가 경제를 안정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영업자들은 어차피 월급쟁이들 지갑 보고 장사 하는건데 월급쟁이들이 죄다 모가지 되는 판국에 돈을 빌려 준다고 되겠습니까 IMF 전에 조그마한 술장사 하던 형님을 알고 있는데 그분 이야기가 그때는 돈을 세는게 귀찮아서 그냥 이불 밑에다가 깔아 놓고 세보지도 않았다고 하더군요 왜그럴까요? 단순히 경제가 호황이였다는게 아니라 그때는 대다수가 전부 월급쟁이였고 장사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적었습니다 지금은 장사 하는 분들이 월급쟁이들 보다 훨씬 많은 지경에 이르렀죠 이런 상황인데 국가에서 돈줘봐야 상황은 전혀 호전 되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준다는 게 도움 같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시엔 그 사람을 수렁으로 빠뜨리는 시발이 됩니다. 현재의 경재 여건과 자영업자의 숫자를 봤을 때 결과가 좋기는 너무 힙듭니다. 또 그 사람이 대출금으로 성공을 했다는 게 무슨 말이겠습니까. 안 그래도 부족한 수요를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는 겁니다. 결국 나눠먹었다는 거죠. 수요의 증가없이. 언 발에 오줌 누는 정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감 합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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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자영업은 정리될 수밖에 없다는데 생각을 같이 하며 그로 인한 후유증 또한 상당히 크리라 봅니다. 자영업이 정리될 수 없는 구조에서 자영업이 준다는 건 서민 사회의 돈이 그만큼 고갈되었다는 거니까요. 그 고갈은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모든 기업체에게 영향을 미치겠죠. 그쯤 되면 양극화도 이제 극점을 향해 치닿아 가고 있을 테고 우리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사자 무리를 사슴 농장에 풀어둔 결과를 보게 되겠죠.
이제는 부력의 차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가서 구석구석 전파되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입니다. 5.16 당시도 균형성장이냐 아니냐 놓고 논란이 거세었지만, 항상 승자쪽은 편의성을 지지하는 쪽이었습니다. 아무도 장기적인 노력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고로 인력 재훈련이나 해외송출, 장기적 일자리 창출(여기에는 대기업에 대한 방어선을 치는 일이 급선무, 왜냐 하면 중소기업형, 개인영업형 등 사업과 산업을 개발 육성과 관련이 있기에) 등 맞춤형 대응이 필요해 보이고(이에 대하여는 정부의 능력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측됨), 장기적으로 범국민 사회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군사정권후 지금까지 우리의 노력을 총평
가하는 작업을 하여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새로운 사회건설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과거현재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동태에 우리가 몸 담고 살면서 개인적 노력을 하는 것 뿐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까 역사가 말해줄 것이라고 .
우리 동네에는 최근에 새끼 대형마트(대형 할인점에서 하는)가 개업을 했습니다. 무혈입성을 한 거 같더군요. 반대시위 이런 것도 없었으니. 자영업도 하나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겠군요. 생생한 얘기 잘 읽었습니다.
비아냥 거리는건 아니고 작년 촛불 시위 할때 자영업자 분들 밥먹고 할짓 없냐며 난리 치시던 사람들 생각 나는군요 원래 정치란게 밥은 안먹여 주는것 같아도 밥숟가락 놓게 하는건 한순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