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실 이야기에 야시장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어둠이 내린 길을 스렁스렁 거닐며 먹거리·볼거리를 한꺼번에 즐기기에 야시장만 한 데가 없으니 말이다. 전국의 수많은 야시장 중 일정 기간에만 문을 열어 더 특별한 곳들을 모아봤다.
◆서울 ‘1890 남산골 야시장’=매주 토요일 오후 4~10시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천우각 광장에선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펼쳐진다. 1890년대 조선말 개화기 장터의 모습을 재현한 야시장이 열리기 때문. 옛 전통과 현대 문물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이곳 야시장을 돌아다니다보면 마치 한양의 저잣거리를 거니는 듯한 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뿐만 아니라 전통놀이·전통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또는 친구와 찾기 좋다. 올해 1890 남산골 야시장은 11월3일까지 열린다.
◆충남 부여 ‘백마강 달밤 야시장’=부여에 둥근 달이 떠오르면 화려한 장터가 문을 연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11시 부여시장 광장에서 열리는 백마강 달밤 야시장이다. 이곳엔 먹거리 천국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입을 행복하게 해주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장어구이·분식·스테이크 등 40여가지의 먹거리에다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생맥주도 준비돼 있다. 드넓은 부여시장 광장에는 간이테이블이 있어 구입한 음식을 먹으며 여름밤의 풍류를 즐기기 좋다. 야시장에선 아기자기한 수제 공예품을 구매하거나 버스킹 공연도 볼 수 있다. 부여 5일장날(5·10·15·20·25·30일)과 비올 때를 제외하고 10월27일까지 운영한다.
◆충남 공주 ‘밤마실 야시장’=매주 금·토요일 오후 6~11시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열린다. 11월24일까지 운영하는 이곳엔 지역 특색을 살린 먹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알밤막걸리·군밤·알밤스테이크 등 특산물인 밤으로 만든 음식이 많다. 포장마차나 푸드트럭에서 구입한 먹거리는 간이테이블에 앉아서 맛볼 수 있다. 야시장에선 무대 공연과 버스킹 공연도 펼쳐진다. 산성시장과 가까운 곳에 제민천 산책길과 야간 개장하는 공산성이 있어 밤마실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제주 ‘수목원길 야시장’=관광객들 사이에서 ‘핫’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연말까지 제주시 한라수목원 근처 수목원길에서 열리는 이 야시장은 매일 오후 6~10시 문을 연다. 제주의 명물인 흑돼지 요리와 해산물 꼬치류, 수박주스 등을 파는 푸드트럭은 물론이고 제주의 감성이 담긴 공예품과 소품·옷 등을 판매하는 매대도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