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돼 첫 관문을 통과했다. 조사 대상을 신청한 뒤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최소한 3년은 공쳐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이번 선정으로 2호선 건설은 어느 정도 빛이 보이는 셈이다. 하지만 다음 단계인 예타 조사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헛일이다.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이 한 예다. 예타 조사에서 연거푸 낙방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절반 국비 사업 형태’로 겨우 통과됐다. 2호선 건설 사업이 예타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만 할 일이 아닌 이유다.
울산시는 세밀한 계획 없이 거의 막무가내로 조성된 도시다. 이틀이 멀다고 산업 공단에 공장들이 들어서는데 도시 계획 수립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 내 도시 간 연결성이나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은 항상 도시 계획에서 후 순위로 밀려난 게 사실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근로자들의 주거 대책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동구 주민들은 아직도 "시내 간다"고 한다. 북구 주민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 연결성이다. 모두 사전 계획 없이 도시가 곳곳에서 우후죽순 성장한 결과다.
2029년 개통될 예정인 울산 도시 철도 1호선은 도시를 동서로 연결한다. 울산 대중교통도 동서를 어느 정도 연결하고 있다. 대부분 노선이 남구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시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중·남구와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현재 약 1천 대의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노선에 따라 운행되고 있어 도시 중심부와 외곽을 연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북구와 동구를 중구·남구와 신속하게 연결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장애 요소가 상존하는 게 사실이다.
울산 도시 철도 2호선 건설은 울산 도시구조를 혁신하고 주민들의 인식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우선 1호선과 더불어 남북으로 십자형 도시 철도망이 구축돼 도시를 하나로 통합하는데 주효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1호선 건설에 약 3천800억원이 들어간다. 2호선에는 4천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같은 지역 양쪽 사업에 8천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행정과 정치의 단합된 힘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