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계
너 사바트 날을 거룩히 지킴을 기억하라
사바트는 언제 제정되었나뇨? 답. 세상 창조 때이니 그때 천주 제7일을 강복하사 그날에 모든 당신의 일을 쉬셨던 연고니라. 문. 이 계명이 언제 재개(再開)되었나뇨? 답. 구법(舊法) 시대에 천주 시나이 산에서 모이스에게 계명을 주셨을 때이니라.
문. 이로써 우리는 어떤 명을 받나뇨?
답. 사바트 날에 천주께 합당한 공경과 숭배를 바치고 그날을 거룩히 지킴이니라.
문. 이로써 우리에게 무엇이 금지되나뇨?
답. 모든 육체노동 및 속세의 용무이니라.
문. 어찌하여 유대인의 사바트가 일요일(주일)로 변경되었뇨?
답. 주일에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고 또한 성신께서 (주일에) 강림하신 연고니라.
문. 누구에 의하여 그것이 변경되었뇨?
답. 종도 시대에 교회에 의함이니라.
교리
제1계는 우리에게 다름 아닌 천주께만 우리의 흠숭을 바칠 것을, 제2계는 모든 이름 위에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공경할 것을 요구함 같이 제3계는 우리에게 천주께 합당한 거룩한 일을 바칠 것을 요구한다. 이 목적을 위하여 천주는 주간(週間)의 하루를 성별(聖別 : 축성)하셨으니, 세상의 태초(太初)에 이 일이 행하여졌다. 우리가 매일 천주를 섬기고 당신께 경의를 표하여야 함은 사실이나 그러나 천주는 특별히 이날에 우리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모든 속세의 방해에서 해방되어 천주를 섬길 수 있도록 전적으로 당신께 봉헌하기를 바라셨다.
그런데 사바트날은 세상의 태초에 제정되었으니, 천주의 종들이 이를 지켰음을 믿을 근거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점 천주 섬김에 흥미를 잃고 나태해지자, 저는 모이스의 법으로 이를 재개(再開)하사 위반자를 사형에 처할 정도로 가장 엄한 계명이 되게 하셨다. 기억하라는 말씀은 천주께서 성문법을 주실 때 이것이 새로운 계명이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바트라는 단어는 쉼을 뜻하며 제7일에 창조의 일을 쉬신 천주를 기억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천주 제7일을 강복하사 그날을 성화(聖化)하시니라.” 그리하여 당신 백성에게 이날은 창조에 대하여 감사하는 기념일이 되었다. 그런데 신법(新法)에서 종도들은 사바트를 개정하여 그것을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옮겼다. 이날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으며, 성신께서 우리의 성화(聖化)를 위하여 강림하신 날이므로, 종도들은 이때 완료된 우리에 대한 구속사업을 기념하려고 모든 그리스도인에 의하여 거룩히 지켜지도록 “Dies Dominica(주의 날)” (묵시 1:10) 로 칭하고자 하였다. 모이스 법률의 의례적(儀禮的)인 부분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그쳤으며, 유대인의 사바트는 주중일(周中一)이기도 하고, 지키는 그들의 방식에 있어서도 의례적(儀禮的)이고 비유적이어서 그것은 그쳤고, 일요일인 우리의 사바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는 그들이 지키던 날을 지키지도 아니하며 모이스 법률이 명했던 방식대로 지키지도 아니하니, 다만 교회가 명하는 대로만 지킨다.
그러나 비록 우리의 사바트날이 유대인들의 그것과 다름에도, 우리에게는 그날을 교(종교)에 관한 일로 온전히 천주 섬김에만 사용하여 성화(聖化)해야 하는 중대한 의무가 있으니, 할 수 있으면 천주께 대한 공적 예배에 참석함으로써, 기구함으로써, 천주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고신극기로 우리의 영혼을 성총지위에 둠으로써, 거룩하신 성체를 영하거나 적어도 영할 준비를 함으로써 그날을 신덕(信德), 망덕(望德), 애덕(愛德)의 행위 등의 교(종교)에 관한 일과 영신적인 거룩한 일로 채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이날에 이런 일과 맞지 않는 모든 일 즉 모든 육체노동, 고된 일 및 기술적인 작업, 보통 고용되어 행하여지는 모든 근로(勤勞) 즉 모든 상행위(商行爲), 장보기, 소매업(小賣業), 법원에서의 공개 소송 등을 삼갈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식사준비하기, 환자 돌보기, 홍수시에 물막기, 화재진압하기와 같이 우리 자신이나 이웃의 생명 보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은 금지되지 아니한다.
훈계
오 그리스도인의 영혼아 그러므로 만물의 주인이자 창조주인 분께서 우리에게 어느 때에 어느 장소에서 당신을 섬길지 요구하실 가장 높은 권한을 지니시듯, 네 천주이자 창조주께서 직접 주중 하루를 당신을 섬기는 날로 지정하여 성별(聖別)하기로 정하셨음과 이날이 사바트날(일요일)임을 기억하라. 그분은 주중 6일은 네 육신 사무에 쓰라고 주셨고 단지 하루만 당신 자신을 위하여 비축하셨다. “너 여섯 날들에는 일하고 모든 네 업무를 보되, 제7일은 주 네 천주의 사바트이니라.” 적어도 이 한 날은 거룩하게 지키어 그것(사바트)이 천주의 뜻을 이행하기 위하여 공부(연구)하고 노력하는 날로 삼으라. 이렇게 함이 네 창조와 구속의 목적에 응함이니, 너 이 하루를 잘 봉헌하면 분명히 주중 다른 날도 잘 봉헌하리라. 그러므로 사바트날에 네 육신은 일에서 물러나 쉬고 네 영혼은 천주 안에 쉬며 천주 찬미와 섬김에 온전히 바칠지니, 이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사바트이며, 종도(성 바오로)께서 “천주의 백성들의 ‘안식일 지키기’(Sabbatizing)” (헤브 4:9) 이라 칭하신 우리가 내세에 기대하는 영원한 안식(安息)의 표상(상징)이다. 성무(聖務)참예 및 미사참예를 그치지 말아, 천주 대전에 사(赦)하여질 사유가 아니라면 그 무엇도 이를 막지 못하게 하며, 네 그 참예함에 참된 신심이 수반되게 하라. 네 마음과 정신이 천주로부터 떨어져 있다면, 몸으로만 천주를 섬김이 네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냐? 네 사랑을 움직여 네 영혼을 천주께 들어올리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수난을 표하는 십자가 및 제대(祭臺)와 네 눈 앞에 놓인 희생제사가 대체 무엇이리오? 이날에 자주 네 죄를 고백할지니, 적어도 그것(네 죄)을 뉘우치고 통회하며 자비를 청하라. 영성체 예비를 하라. 이 날에 네게 주어지는 모든 가르침(도리)을 마음에 잘 간직하여 그것을 천주로부터 오는 것으로 여겨 이를 그 의도에 따라 실천하라. 네 능력과 방식에 맞게 타인에게 애긍시사 하라. 오전에 천주를 섬기는 것으로 족한 것이 아니니, 그날의 나머지도 천주를 섬기라. 이날 천주를 상해오지 않도록 주의할지니, 이렇게 함은 더 큰 스캔들을 일으키는 것이며, 이날을 천주를 위하여 성화(聖化)하기는커녕 이를 마귀의 첨례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 내세에 영원한 영광의 사바트(안식)를 누리려거든 네 영혼을 거룩한 사바트에 맞게 순결하고 흠없고 거룩하게 지키며 이날을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