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내용이 길고 지루하니 바쁘신분들은 지금 탈출하기 바랍니다.
// 미리 안내 했으니 완독하고 스테어 욕하면 나쁜사람 입니다.
// 경고 했니더.. :P
머릿말
<남자의 멋>을 보고 아직도 악필인 스테어가 새삼 생각나서…
외할아버지는 향교의 교관 이셨습니다.
위로 부터 6남매는 외할아버지가 직접
이하 3남매는 형제로 부터 맹자왈 공자왈하며 붓글씨를 배웠지요.
뺀질이 막내 스테어는 글씨엔 영 소질이 없었습니다.
신식교육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는데 밖에서 놀지도 못하고 붙잡혀 맹자왈 공자왈 하면 반항심이 생겨 환장왈이 되게 마련 입니다.
그래서 인지 타고난 것인지 필기는 늘 제게 콤플렉스로 작용했고 국민 학교 이후 필기 노트 자체가 없이 살았습니다.
내가 쓰고도 스스로 잘 읽지도 못하는 일기만이 유일한 필기 였지요. -_-;;
훗날 컴퓨터의 등장은 악필은 못난이 취급하던 꼰대 교수들에게 학점 받는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컴퓨터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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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않으나,추억은 남아 절대 떠나가지 않는다.
— 생트 뵈브--
스테어가 전공한 전자계산기학과는 요즘은 자동제어 또는 공장 자동화과로 명칭을 바꿨다.
직관적으로 인지 가능하게 명칭 잘 바꿨다.
(스테어는 입학할 때 뭐하는 학과인줄도 모르고 그냥 입학했다는.... -_-;;)
변경된 학과명칭에서 직관적으로 알겠지만 그냥 간단히 설명하면,
산업분야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하도록 기계를 만드는 일이다.
스테어가 입학할 당시 이 학과는 졸업생이 없는 막 개설된 따끈따끈한 학과였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경험없는 처음은 험난하고 힘들다.
스테어의 학과 공부도 그러 했다.
학과가 처음 생겼으니 전공교수가 있을 턱이 없다.
학교의 교수는 대체로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던 공돌이거나
해외 유학으로 관련 학과를 공부 했으나 지도 경험은 없는 분들로 구성되어 졌다.
그때는 자동제어에 관해 공부할 만한 변변한 책이 없었다.
교재로는 반도체 제조회사에서 제공하는 반도체 데이터북을 복사 해서 사용하거나
막 임용된 공돌이 교수님의 회사 연구일지를 복사 한것이 교재 였다.
변변한 교재가 없는 상황에서의 학업은 뜬구름 잡기와 그다지 다를바가 없다.
전공과목...
전공과목을 설명하려면 머리 쥐난다.
그냥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부품'이라고만 알자.
//* 이 정도만 알아도 사는데 아무 문제 없으니 질문하기 없기다. :P
언듯보면 뉴욕 맨하튼 으로 보이지만 몰딩 전 반도체 직접 회로이다..
이 과목은 데이터북이 많이 사용된다.
핸드폰에 부품이 몇개일까?
아마 수백개 정도?
재미난 것은 손톱보다 작은 부품이지만, 데이터북(사용설명서)은 부품하나에 소설책 한권의 분량이다.
아무리 간단한 회로도여도 소설책 분량의 데이터 북이 수십권 필요하다.
뭐~ 들여다볼 책이 많아도 스테어는 괜찮다.
깨알만한 글씨로 씌여진 나관중 삼국지 전편을 스테어는 일주면 다 읽었으니까.
그런데 이 데이터북은 소화해내는데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다.
책을 열면 샬롸 샬롸다. 데이터북은 한글로 된게 없다.
말그대로 까만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 -_-;;
교재(?)를 책상 수북히 쌓아두면 뭐하나?
그냥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우리에겐 한국말로 설명하는 교수님 말씀이 보배가 된다.
주옥같은 말씀을 담을려면 신출귀몰하는 필기 능력이 필요하다.
사해 한가운데서 발견된 오래된 양피지 고문서보다 스테어가 작성한 문서를 해독하는게 더 어렵다.
스테어는 세기의 악필로 자필문서를 남기지 않는다.
삼대가 공덕을 쌓아 스테어의 필적을 겨우 찾아본 본 사람들은 기겁을 한다.
글자체를 연구하는 학파중 어떤 학파는 스테어가
학창시절 교수의 말을 빠르게 받아 적느라 악필이 되었다고 추측하는 학파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스테어는 선천적 악필로 글을 잘쓰기 위해서 천천히 쓴다.
//* 쓴다기 보다는 그린다는 표현이 맞겠군... :)
우짰든, 스테어를 비롯한 학생들은 전공 지식을 쌓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필기를 해야만 했다.
교재도 없는 신설학과의 학생에게 필기는 매우 중요 했지만, 사실 이 필기 마저도 쉽지 않았다.
어떤 교수는 칠판에 필기 하면서 온몸으로 자신이 쓴 내용을 가린다.
학생에겐 꾸깃 꾸깃 접혀진 양복 웃도리 뒷모습만 보일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작은 체구의 교수님 이었지만, 당시 교수님의 등짝은 흡사 하마와 같았다.
우리는 책상에 앉아 체조하듯 허리를 좌우로 굽혀가며 보물 찾기 하듯 글자를 찾아 옮겨 적었다.
유학파 였던 어떤교수는 학생들이 열심히 필기하는 모습을 보면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씀하신다.
"뭘~ 그렇게 열심히 적어? 이런거 적을 필요 없어 책보면 다나와!"
참으로 식빵같이 담백하고 당연한 말씀이시다. (이런 식빵가튼... :P)
교수님도 창조한게 아니고 배운거라면 분명히 책에 있을거다.
문제는 그 책은 학생에겐 없고 교수만 소장하고 있는게 사소한 문제라면 문제다.
그 내용이 어떤책에 있었는지는 영구 미제로 남는다. -_-;;
설명양과 필기양이 같았던 버벅이 교수님은 얄궂으신 분이다.
이 분은 한손엔 분필을 다른 한손엔 지우개를 들고 강의 하신다.
열심히 칠판에 쓴다음 학생들이 받아 적으려고 준비하면 작은 틈도 안주고 잽싸개 지우개로 말끔히 지워 버린다.
그리고 한마디 던지고 강의실을 빠져 나간다.
"다 받아 적었지? 이번 시험은 오늘 칠판에 써준거에 다있어~!"
말이나 말면 밉상은 아닐텐데... -_-;
또 유학파 선생님
이 선생님은 물건너에서 선진 교수법도 이수했다며 자부심이 대단 하시다.
트렌드에 맞고 학생들 이해하기 좋으라고 선택한 필기방법은 소위 마인드 맵이다.
처음 강의 주제를 칠판 한가운데 적고 구름모양의 원으로 두른다.
그리고 한동안 상하좌우 균형에 맞게 선을 찍찍 그어가며 부수적인 주제를 그려준다.
학생들이 신나게 따라그리고 나면...
"이런~ 한개 빼먹었네.. 이게 아니구 여기는~ "
하며 한공간을 싹지우고 새로운 내용으로 가득 채운다.
열심히 받아적던 학생들은 난감하다.
수업이 끝나면 마인드맵의 필기노트엔 한여름 쏘나기 내릴 하늘처럼 짓은 먹구름만 뭉개뭉개 떠다닌다.
첨단기술을 배우는 학과 답게 강의에도 첨단 장비가 활용되곤 했다.
프로젝터...
요즘엔 빔프로젝터로 컴퓨터에 직접 연결하면 대형 스트린에 투사 되지만...
스테어 학창시절엔 OHP필름이란 비닐에 인쇄하여 해당인쇄물은 프로젝터에 올려놓고 투사했다.
어떤 교수님은 우리를 위해 OHP 프로젝터를 사용하셨다.
프로적터 위에 OHP로 인쇄한 전자 회로를 올린다.
처음에는 까만색으로 된 전자부품 배치도가 칠판에 보여진다.
다음에는 빨간색의 데이터 버스를 배치한다.
이 때까지는 회로 가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제어선들이 겹쳐지는데 하필 노란색이다.
OHP에서 노란색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숨은 그림 찾기하듯 노란선을 열심히 찾아 헤메던 기순이가 교수님께 투덜댄다..
"교수님 제어선이 잘 안보여요."
교수님왈 " 그럴리가 마음착한 사람눈엔 잘보여"
그렇다 강의실에 있던 우리는 모두 나쁜놈이었던 거다.
세상편한 필기...
모든 교수님이 학생들의 필기를 보기 어렵게 한것아니다.
어떤교수님은 학생들이 잘 볼수 있도록 칠판에 직접 필기하는게 아니라
OHP로 준비해 오셨다.
학생들은 보기좋고 받아적기도 좋다.
다만 화면엔 강의 제목만 서너자 표시되고 내용은 말로 때운다는 점이다.
이런 전쟁같은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이 퇴장하면 학생들은 강의실 한곳에 모여 퍼즐맞추기 게임을 한다
각자 필기한 내용을 발표하며 교수의 방해로 못다한 필기를 채우는 퍼즐맞추기 게임을 하는 거다.
필기의 달인
한손에 분필과 다른 한손은 지우개로 무장하신 버벅이 교수님이 필기한 내용을 잽싸게 지우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받아 적었지?" 라고 말씀하실 때면 강의실은 잠시 소란에 휩싸인다.
제대로 받아적지 못한 학생들이 앞뒤 좌우에게 미처 못적은 내용을 묻기 위해서 이다.
그러나 세상엔 엑스트라 파워를 가진 엑스맨도 있다.
두상이 느껴지는 착붙는 단발머리 작은 체형의 야무지게 예쁜 윤하는 섀도캣같은 능력의 소유자였던게 틀림없다.
학생들이 필기 하느라 허리를 옆으로 숙이고 앞뒤 도움을 받는 와중에
창가에 고고하게 앉아 여유롭게 필기를 마치고 독수리 오형제의 1호 켄부터 3호 준까지 그리고 4호 병을 그린다.
동창이 모이면 우리는 윤하를 필기의 여신으로 추앙했다
한편 필기를 포기한 스테어는 시험때만 되면 윤하에게 노트를 부탁했고 윤하는 친절하게 자비로 자신의 노트를 복사해서 스테어 에게 전해 줬다 :)
첫댓글
80년대 초중반, 컴퓨터 혁명의 초기 였었던 듯,,
사무실은 온통 컴퓨터로 다 바뀌었고,,범용 컴퓨터로 연결되어 있어
회사의 모든 현황을 자기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고 처리도 하고,,(어느순간 여 타자수는 없어지고..)
현장의 초거대 기계들도 컴으로 제어하고,,
그 시기에 관련학을 공부하셨으니 대한민국 최고의 엔지니어로 우뚝 설 수 있었을 겁니다. ^^
뭔 소리인지
5구 진공관. 트렌지스터 . It
...
@구름에달가듯 ㅋㅋㅋ
전 컴퓨터 설계쪽 공부했습니다
범용 컴은 기계제어 어려우니 기계제어이 적합한 컴퓨터 설계 했었지요.
직장을 그만둘땐 소프트웨어로..
학과운과 직장운이 좋아서 imf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
@구름에달가듯 본문에 없는 5구 진공관 말씀하시는 것 보니 스피커 매니아 이신가 봅니더.
어쩐지 댁에 굉장한 음향시설이 되어 있을 것 같은..
@스테어
5구 진공관. 트렌지스터 -> 달구지 ㅋㅋ
.
대최
뭔 소리인지 ㅋ
@구름에달가듯 바뻐 점만 찍고 갑니다. 다시 올게요~
이소리에요. ㅎㅎ
@룰루라라 천천히 오세요. :)
@룰루라라 우~~~c
징 허게 바쁘넼ㅋ
반쯤 읽었다ㆍ
나머지는 내일 ㅋㅋ
봄바람에 여심이 울렁거려도
가객님의 짝이 없는 이유가 이런 겁니다.
남자가 끊기가 있어야지. :p
@스테어 ㅋㅋㅋㅋㅋ
짝 있어요 ᆢㅎㅎ
@가객 문어발은 바람도 안타나 보내요.
@스테어 끼리 끼리ᆢㅋ
@가객 행복하시겠어요
벚꽃이 가버리면 여심도 시들테니 서둘러 나가보려보요 ㅋ
ㅋㅋ 아고 잼나요~~
엄청 글재 있으신 스테어님~~^^ㅋㅋ
윤하는 왜 스테어에게 자비로 복사해서 갖다 바쳤을까요?
그것이 궁금하다요~~^^ㅋㅋ
아마 ‘남자의 멋’ 때문 아닐까유~. ???
^_______^ )
얼마전 약76세쯤 선배님 왈...
전철 문 개폐시스템 자동화 당신이 하셨다고...
아직도 일하신다고....
ㅋ 멋지시다고 찬양한 기억이...
스테어님두 정신만 말짱하면 80까지도 가능할 듯요?? ㅎㅎ
동료와 후배들이 훨씬더 잘할테니
전그냥 일 욕심 끊고 한량처럼 살려고 합니다. ^^
결론은
윤하가 스테어를 좋아했었다 ᆢ
이거네요 ㅋㅋ
제가 붓글씨는 못써도
한 기타 했거든요.
연주되는 기타 하나면 하트 뿅뿅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스테어
긴머리에 나팔 바지 입구
통기타 치면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