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끝물 고추 수확 그리고...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스무날
이른 아침 기온 영상 6도,
이틀간 내리던 서리는 멈췄고
대신 찬이슬이 내려 촉촉한 느낌이다.
한낮에는 햇살 좋은 날씨가 되려는지
짙은 안개가 사방을 뒤덮고 있는 산골...
봄부터 지금껏 정성을 쏟아왔던
고추농사도 거의 마무리가 되고 있다.
아깝고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끝물 고추를 따는 것으로 수확을 끝냈다.
욕심을 내려놓는 농부의 마음이랄까...
아직은 고추의 상태가 엄청 좋다.
끝물 고추는 장아찌를 담그기도 하고
좋은 것들만 골라 따서 전부 나눔을 한다.
때마침 출사 왔던 사진작가 털보후배도
고추를 따가며 농사 체험 기분이었단다.
우리의 고추농사는 자급자족이 목표,
그 목표를 충분히 초과 달성하여 기분좋다.
이제 잔뜩 따놓은 끝물 고추는 나눔이다.
비록 끝물 고추라고 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
좋은 것이라 몇 분께 나눔을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고추농사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니
5개월 가까이 노심초사하며 짓던 농사라서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목표달성의 보람과 함께 나눔의 기쁨까지
누리게 되는 것이라 하늘과 땅에 감사하다.
이제 남은 일은 마지막 붉은고추를 말리고
방앗간에 가서 고춧가루를 빻아오면 되고
다섯 줄 가까이 묶어놓은 고추끈을 풀어서
잔뜩 박아놓은 지지대를 모두 뽑아낸 다음
고추대를 모두 뽑아 퇴비장으로 보내야한다.
그래도 뒷일은 상당히 많고 힘도 꽤 든다.
농사는 짓는 것,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소위 말하는 밭설거지를 잘해야 하는 것이다.
멀칭비닐, 부직포를 걷어내는 일도 만만찮다.
어찌되었거나 마음 뿌듯하고 속이 후련하다.
이렇게 또 한 해의 농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아내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어 좋고
촌부의 함박웃음으로 농사를 마쳐 기분좋다.
이런 마음, 이런 느낌이 농부의 보람이리라!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하면서 보낸 추석연휴,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가 촌부의 생일이었다.
연일 잘 먹고 잘 놀아 어제는 둘째네와 함께
집에서 식사를 하며 조용히 보내려고 했었다.
점심에 우동을 끓여 둘째네와 함께 먹었다.
처제가 형부 생일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면서
저녁에 불고기전골을 끓여 함께 먹자고 했다.
그런데 일이 커지고 말았다. 청바지클럽 회원
아우들이 어찌 알았는지 케익과 와인을 들고
올라와 또다시 거한 생일파티를 하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런저런 생일선물이 왔다.
페이스북에서 소통하고 있는 가수 송주하님이
모바일로 6년근 홍삼 앰플을 보내주셨으며,
오래전 소리샘을 운영하던 때부터 인연이 된
딸같은 김충실孃이 모바일로 과일을 보내왔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좋은 인연들이 있어 촌부는
정말 복많은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인연이라서 소중하게 마음에 품었다.
첫댓글
스스로 행복을
엮으시는 촌부님의 나날에 박수를 드립니다
오늘도 행복만 하세요
근정님!
과찬이십니다.
찬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팔방미인 뽀식님
생파를 세번이나 하시고 포스가 대단하세요.
장장 5개월의 고추농사도 성공리에 끝내시고 행복의 열쇠를 꼭 쥐고 계시네요.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답글 늦어 송구합니다.
이 나이에 생파를 여러번 했습니다.
복받은 촌부이죠?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