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산맥 트레킹을 다녀온 후로
여름 휴가 등 여러가지 주변 정리를
어느정도 끝내고 오랜만에
정다운산악회가 궁금해진 마음은
어느산이든 따라 갈 참이다.
경남 함양의 칼날봉이나 월매산이나
이름조차 들어본적 없는
초면의 산이라 함 붙어 볼 생각으로
단단한 각오로 폭염을 헤치고 나선다.
오늘의 산행은
남령재-칼날봉-월봉산-헬기장-난데이계곡-
대로마을까지 11.5㎞ 코스다.
함양군 서상면과 거창군 북상면 경계인
남령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남령재에 내렸더니 시원한 바람이
거침없이 부는 게 꼭 가을날씨 같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달아 오른다.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얼마 오르지 않아
전망바위에 섰는데
남덕유산 삿갓봉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선이 일부 구름에 가렸지만
또렷하게 인지 할 수 있고
서쪽으로 육십령에서 할미봉도
뚜럿하게 보이는 최고의 조망권에
가을같은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어주니
육산의 등로가 성큼성큼 지나간다.
은밀한 대화??
무심코 능선을 내려오다
기상이 하늘을 찌를듯한 태세로
우뚝 선 암봉이 숲 사이로 보이는데
이 암봉이 수리덤(칼날봉)이란다.
전혀 예상밖의 조우라서
중압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칼날봉을 비켜 우회로 지나가기에
아~ 너무 위험해서 그냥 가나보다 하고
정다운도 이럴때가 있구나 하는 착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면 공략이 아닌 뒤로 빠져서
칼날봉이 방심하는 틈을 타서
배후로 공략하는 신의 수를 몰랐다.
ㅋㅋ
일단 따라 붙었다가 살펴보니
산꾼들이 쩔쩔 매는것 보고
긴장감이 확 밀려 들면서 많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체면이냐 포기냐...
산꾼들 정상에서 난리가 났다.
이 쯤에서 사진이나 찍고 포기하자!
그랬던 인곡이 어쩐 일인지 몰라도
오기가 발동걸려 천천히 움직이는데
위험천만이긴 하지만 용기만 있으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칼날봉이었다.
십년감수해서 올라간 칼날봉 정상(1,167m)
지금 떨고 있니?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의 월봉산 방향
월봉산 가는 능선 곳곳에 암릉이
버티고 있어 우리의 산꾼들
흥이 제대로 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6:1 맞선!
좋긴 좋은데 나라도 많이 부끄럽겠다.
어느 낭자를 선택했소?
언제나 속전속결 정다운 전속 카메라맨
창원산악인 박진현님!
통천문 암릉을 밑에서 보고
올라가지는 않았다.
1년전만해도 거침없이 올라가서
사진을 다 찍었을텐데 ㅠㅠ
중간 전망대 바위에서 뒤돌아본
칼날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의 아름다운 조화
환상처럼 펼쳐지는 조망과 암릉,
그리고 육산의 숲길을 교대로 넘나들면서
긴장 가득한 스릴과 편안함이 교차하는
산행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순수 한국산의
장점만을 골고루 섞어 놓은 듯하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중한 산세는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산행이다.
오름이야 내림이야
아니면 진퇴양란?
이 봉우리가 월봉산인가 했는데
1,234m봉이고 월봉산은 이 봉 뒤에 있다.
월봉산까지 가서 점심을 먹는다고 하다가
산우들의 배고프다는 원성에 못 이겨
이 산 숲속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산에는 야생화가 얼마 보이지 않았다.
원추리도 다 지고 여기 두송이와
다른 이쁜이들 며몇...
숲에 가려져 그냥 놓칠뻔한
여러바위들이 포개진 암봉
이렇게 좁은 공간을
날다람쥐처럼 타고 오르는 이슬님!
설마했다가 기절한 뻔 ㅋㅋ
밑에서 바라보는 인곡선생 체면이 영...
그들이 노는 세상은 별천지 같다는 생각
육산과 암릉을 주고받으며 도착한
월봉산 정상(1,279m)
암봉에서 사진찍고 놀면서 왔는데도
남령재에서 약 3시간 소요.
월봉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거창 월성리
헬기장에서 노상마을로 가지 않고
대로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산우들을 내려보내고 뒤에 오는 산대장에게
대로마을도 내려간다고 회장님 무전을 날리는데
응답이 없자 회장님 한 말씀!
"냉동수육을 한짐 지고 오더니
먹고 퍼졌는가 무전을 안받는다."
ㅋㅋㅋ
사람 키만한 초목이 우거져
길이 보이지 않고 경사가 심하지만
난데이 계곡의 폭포를 보기 위해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
헬기장에서 1시간20분만에 찾아온
구시폭포
폭포 중앙에 가로세로 1m 정도,
깊이1.5정도 되는 선녀탕이 있는데
한 두명이 목욕하기 딱 좋은 탕이
구시폭포의 압권
설마 구시라는 뜻은 아니겠지?
50m 정도 떨어져 있는 따박골 폭포
아주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에서
물놀이하고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다시 내려가다 만난 이 곳에서
수영하고 놀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
정다운도 인곡과 같은 생각으로
좀 유연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ㅋㅋ
준엄한 암봉의 하늘을 찌를 듯한 기상과
산 이름보다 훨씬 멋지고 기품이 있는 산.
암봉과 암벽, 그리고 육산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월봉산은
최고급의 조망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뿐만 아니라
난데이 계곡의 폭포도
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다만 접근하는 등로가 정비되지 않아
좀 아쉽긴 하지만
암튼 칼날봉과 월봉산의
신선한 매력에 푹 빠진 환상적인 날이었다.
2019. 8. 14 월봉산에서 인곡
카페 게시글
정기산행 사진방
함양 수리덤(칼날봉)/월봉산 산행
仁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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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8
19.08.15 15:5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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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은밀한대화도 멋지고
6대1맞선도좋고
많이 웃었습니다~~^^
자주만나요 인곡님~~^^
좋은산 안내해줘서 정말 감사해요.
가급적 자주 만나서 많이 웃어봅시다.ㅋ
글솜씨가 보통이 아님니다
혹시 문인인지요
사진도 잘 보았읍니다 덩말 감사합니다
과찬입니다.
자칭 여행작가라고 할까요.ㅎㅎ
6대1 맞선 본 당사자가 누군지요? 가리라 꼭 님? 왕부러버라~~ㅎㅎ
인곡형님! 수고 많았습니다
ㅋㅋ 산악인이라고... 정다운 전속카메라맨.
얼굴 함 보고 같이 달려봅시다.
더울때는 산행이나 달리는 게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