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있는 주목나무를 감상해보자.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천년 사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소백산에는 한반도 온대 중부의 대표적인 식생을 갖는 지역으로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들풀과 소나무, 신갈나무, 철쭉, 느릅나무 등 목본식물 1,000여 종 이상이 서식하는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자생식물 군락지로는 해발 1,000m 부근의 신갈나무, 비로봉 정상 바로 밑의 주목, 정상 부근에 넓게 퍼져있는 철쭉나무, 어의곡 들머리부터 골고루 자라고 있는 두충나무 등이 있다. 정상 비로봉에서 가장 가까운 어의곡 계곡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비로봉 정상 주목 보호지역에 있는 주목 군락지.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주목을 담았다.
주목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1억5천만 년 전인 공룡이 득실대고 은행나무가 등장한 바로 중생대 쥐라기로 보고 있다. 주목(Taxus cuspidata·朱木)을 풀이하면 붉은 나무라는 개념이다. 주목은 나무줄기의 중앙부분인 심재가 붉어 붙은 이름이기도 하지만, 나무껍질을 삶은 물에 백반을 섞어 염색하면 붉은 빛으로 염색된다고 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래 살며, 그 오랜 세월만큼 다양한 모양을 띤다.
주목이 생산하는 붉은 열매를 보아도, 오랫동안 진한 녹색의 나뭇잎을 보아도 정열적인 인상을 준다. 마치 매우 자극적이고 강인한 여성 같기도 하다. 주목의 만국공통인 Taxus란 속명은 의학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탁신(Taxin)이란 용어에서 그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탁신은 그리스어로 독성이 있다는 뜻이다. 주목 열매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는 독성이 있다. 독이란 곧 약을 의미하며, 약은 곧 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주목의 붉은 열매.
오늘날 주목이 우리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인류의 고질적인 질병인 암을 치유할 수 있는 항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 이미 임상실험에 성공해서 그 추출물이 각광을 받고 있는 단계에 있다.
주목의 수꽃
주목은 매우 강한 내음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응달에서도 죽지 않고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살아 견딘다. 반면 그 생장속도는 무척 느리다. 강원도의 금강송이 매년 지름 약 1cm 웃도는 정도로 자라는 반면, 주목은 고작 0.1cm 자라는 것이 보통이다. 생명력이 매우 강한 나무 중의 하나다. 모진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변함없이 살아간다. 바람이 많이 부는 높은 지역에서는 곧게 자라는 것이 부담스러워 누워서 자라는 주목도 있다. 이를 누운주목(눈주목), 또는 앉은주목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주목은 서있는 주목(선주목)인 셈이다.
또한 주목은 관목의 형태나 교목의 형태로도 자랄 수 있는 성질을 지닌 침엽수 중 특별한 수종이다. 대부분 침엽수들은 나무의 원기둥을 잘랐을 때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맹아갱신이 되지 않지만, 주목만큼은 맹아갱신이 되어 다시 자랄 수 있다.
인근엔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며, 한국이 자생지로 알려져 있는 구상나무 군락지도 있다.
수분 후의 산수국, 가꽃(헛꽃)이 뒤로 넘어진다.
수분 전의 산수국,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이정방향으로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