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김용택
온 동네가 비어갈 때
조합청사 새로 짓고
기계영농 권장될 때
조합빚만 늘어간다.
복지농촌 경제교육
비료값이 올라가고
영농교육 받을 때는
수매값이 동결된다.
문전옥답 새마을 길
서울길이 빨라지고
한 밭뙈기 두 밭 되고
한 동네가 두 동네라
자가용만 왔다갔다
미국 일본 빨리 온다.
풍년 소리 드높을 때
수입 쌀이 늘어가고
돼짓금이 똥금 돼도
사료값은 그대로요
수입 고긴 늘어간다.
지게 져서 농사 지면
트럭 타고 가져가고
구정물로 축산 하면
재벌들이 목장 하며
병든 소를 들여와서
외양간이 비어갈 때
관료들은 살이 찌고
농민들만 골탕먹네.
운동장이 빽빽할 때
일손들이 모자라고
국세잔치 벌일 때는
주름사이 늘어가고
병든 세상 더 병들며
노동현장 농민현실
외면되고 오도된다.
굽은 등이 휘어질 때
빌딩들이 높이 솟고
재벌들이 살이 찔 때
뼛골들이 비어가고
다국기업 차관경제
수출 작고 수입 많고
민족자본 종속되고
매판자본 살이 찌며
임금이 동결돼도
지엔피는 성장이니
이게 무슨 소리당가
저임금에 저곡가
백성들만 배곯는데
이게 무슨 소리당가
한탕주의 물신주의
관리 부패 일삼으니
누가 믿어 누가 믿어
재벌들이 짊어진 빚
백성들이 물어대니
외국빚에 숨막힌다.
농사 질 땅 골프 치고
기름진 땅 재벌 토지
먹고 놀기 관광단지
금수강산 망가지고
저그 놀면 문화창달
우리 놀면 퇴폐풍조
먹고 놀아 개판 치며
질서질서 외쳐대니
민족문화 민족정신
민족정기 개판 된다.
권장되는 볍씨 종자
화학비료 땅이 죽고
병해 냉해 농약공해
농약하다 사람죽네.
금준미주 농민혈
옥반가효 농민혈
촉루락시 농민혈
가성고처 농민혈
피와 눈물 살이 터져
여기저기 미어지면
여기 막다 저기 막다
어먼 데를 틀어 막다
여기저기 터지며는
윽박질러 입을 막고
불 때면서 굴뚝 막고
텔레비로 눈귀 막다
터진 자리 또 터지면
언 발에다 오줌 싸고
닭 잡아먹고 오리발에
눈 가리고 아웅하며
죄도 없는 국민들만
국민총화 경제건설
물가안정 나무라며
근검절약 나무라며
구시대만 나무라네.
눈은 떠서 호화찬란
입은 살아 중진선진
좋은 말은 가둬두고
사이비가 판을 치며
좋아졌네 잘산다네
어구헌 날 야구 축구
활딱 벗고 잡질하며
놀아라 먹어라 입어라
잘산 곳만 사진 찍어
키 큰 소리 뻥뻥 치며
힘의 논리 강조될 때
대리전쟁 위태롭고
민주자유 탄압받고
언론자유 억압되고
민족정신 극소수라
이리저리 몰아댈 때
삼자회담 사자회담
오자회담 육자회담
자유우방 집단안보
형맹안보 말로만 몇자회담
우리 민족 우리 통일
저그덜이 뭣이간디
지가 뭐여 지가 뭐여
감을 놓고 배를 놀 때
휴전선이 고착되며
민족 존립 위태롭네.
국회 질문 작게 하고
정부답변 크게 하고
학생 소리 안해 주고
즈인 소리 크게 하고
하라는 짓 해야할 짓
어먼 데로 눈 돌리며
흐르는 물 막아대며
엉뚱한 짓 열을 내며
지방자치 감춰두고
지방시대 외쳐대니
기업신문 기업언론
선거 때만 찾아오는
국회의원 못 믿겠네
여의도를 못 믿겠네.
농촌 인구 줄어들 때
서울이 병이 들고
빈 집 빈 논 빈 길 빈 맘
한숨 소리 땅 꺼지며
늙고 병든 몸으로는
이 빚고개 못 넘겠네.
조선천지 민중들아
대한천지 민중들아
우리 한 표 도로 찾아
민중 민주 민족으로
못 살아도 제발 좋다
땅을 찾고 쌀금 찾고
인심 찾고 양심 찾고
몸값 밥값 통일 찾아
대명천지 밝은 세상
다리 펴고 허리 펴고
북쪽도 우리 땅
병든 살을 도려내어
썩고 곪은 피 짜내어
사람답게 살아보자
사람답게 살아보세.
분단 팔고 민중 팔고
양심 팔고 선진 팔고
팔고 팔고 팔고 팔고
문화 팔고 사람 파는
우리 조선 사람들아
미국 일본 중공 소련
정치경제 문화침투
민종정신 민족문화
민족존립 위태롭다
금방 살고 죽을 거냐
피로 지킨 우리 조선
밥값 내놔 밥값 내놔
밥값 해라 밥값 해라
농민새가 소쩍소쩍
근심 걱정 태산 같다
똘똘 뭉쳐 민족새가
밤을 새워 통일새가
밤을 새워 민주새가
이대로는 큰일 난다
밤을 새워 우는구나.